[정문일침375] 어느 날 미국이 김정은 찬사를 쏟아낸다면?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12/09 [01: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한국 언론들을 몇 해 접하노라면 외국 정치인들의 이미지 변화가 무척 재미있다. 대체로 어떤 사건을 계기로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딸이 한국인과 약혼했다는 설에 축하와 찬양 댓글들이 숱해 달릴 지경으로 한국에서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2014년 3월 크리미아 합병 후 나쁜 독재자로 찍히어 부정적인 보도들이 난무하게 되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강경한 반부패투쟁과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의 친분(?) 등으로 한국에서 찬양을 많이 받다가 2016년 초 조선(북한) 위성(미사일) 발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전화를 빨리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도열기가 식더니 여름의 사드 한국배치반대 후부터는 폄하가 없는 시진핑 기사가 없을 지경이 되었다. 일부 보수언론은 중국이 종교계의 지나친 상업화를 막는 조치마저 시진핑 사상통제에 끌어붙여 악의적으로 보도했다. 결과 종교장사를 막는 걸 한국이 배워야 한다는 등 댓글들을 부르기는 했다만. 

 

2017년에 국제적으로 이미지변화가 가장 심한 정치인들을 꼽는다면, 미얀마의 수찌가 단연 첫자리를 차지하겠다. 20여 년 “민주여신”으로 떠받들리던 사람이 권력을 잡은 뒤에도 찬사가 이어지더니, 로힝아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형편없는 아낙네로 전락해버렸다. 12월 초의 중국방문마저 한국에서는 불량목적이 의심스럽다는 식으로 보도되었다. 영국은 전날 그녀에게 수여했던 영예칭호들을 연거푸 없애는데, 한국에는 공식적으로 없앨 영예칭호는 없으나, 이름 뒤에 꼭꼭 붙이던 “여사”칭호는 기사들에서 슬그머니 사라져간다. 

수찌가 우리를 속였는가,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봤느냐는 어느 외국인의 반성이 한국에서도 보도되었던데, 현대 국제정치사를 훑어보면 서방이 천사 사촌으로 묘사했던 사람들이 별 볼일 없음이 드러난 경우들이 많은가 하면, 서방이 악당으로 묘사했던 사람들이 뒷날 괜찮거나 지어 훌륭한 인물임을 입증한 사례들도 수두룩하다. 

 

조지아(그루지아)에서 살았던 사카슈빌리는 미국에 유학했었고 7개 언어를 정통한 엘리트로 소문났다가 2003년의 이른바 “장미혁명”(서방의 책동으로 여러 나라를 휩쓴 “색깔혁명”의 일환)으로 권력을 잡고 친서방, 친나토 일변도 정책을 펼치면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2008년 베이징올릭픽 기간에 러시아와 전쟁을 벌려 참패한 뒤 이미지가 깎이더니, 대통령 보좌에서 내려온 다음에는 현란한 뜀뛰기를 해댔다. 우크라이나에 가서 국적을 얻고 주지사로 일하다가 자기를 받아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격하여 정쟁을 불러일으켰으며 12월 초순에는 체포에 항거한답시고 8층집꼭대기에 올라가 뛰어내리겠다는 퍼포먼스를 벌린 끝에 잡히고 말았다. 인간쓰레기임이 밝혀지니 기사들도 퍽 줄어들었다. 

 

반대로 남아프리카의 만델라가 27년 감금생활을 마치고 1990년에 자유를 되찾을 때 미국은 “테러리스트”의 출옥을 경계했고 한국인들도 미국인들의 말을 따라외웠다. 허나 만델라가 정권을 잡은 뒤에는 이미지가 변하더니 추도식에서는 세계 많은 정객들이 모여 위인을 기렸다. 좌파인 필자의 견해로 보면 만델라의 처사에 부족점들이 적잖지만, 아무튼 정치인들과 역사가, 언론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 터이다. 

 

▲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개건된 평양 화장품 공장을 리설주 여사와 함께 현지지도 했다.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2017년 5월 1일 블룸버그 통신과 대담에서 '김정은을 만나게 되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하여 온 세상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던 트럼프 미 대통령     ©  설명글: 자주시보

 

보다시피 찬사가 쏟아지면 욕설도 멀지 않다. 거꾸로 누군가를 많이 욕하면 굉장한 찬미로 바뀌기도 쉽다. 어느 한 시점에서 미국이 김정은 찬사를 쏟아낸다면? 트럼프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잠깐 맛보여주기를 했으니 전폭적인 찬미가 나와도 이상할 것 없다. 그때 가서 한국정객들과 언론들이 어떻게 할까? 

미리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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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적 17/12/09 [04:46]
하하하 하하하하 !!!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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