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리더십 분석]④이목을 집중시키는 미디어형 리더십
NK투데이 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18/01/08 [17:5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수십 년을 이어온 북한과 미국의 대립이 마지막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반도 정세 변화의 중심에 있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분석을 연재한다.

 

 

④이목을 집중시키는 미디어형 리더십

 

현대는 미디어 시대다.

 

뭐든 미디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여론에 민감한 정치 영역은 더욱 두드러진다.

 

미디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는 정치인의 필수 능력이 되었다.

 

이런 차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미디어 활용 능력을 돌아보자.

 

지난해 12월 25일 미국 NBC 방송은 네티즌 검색이 폭주한 '올해 최고의 단어'를 월별로 선정해 소개했다.

 

주로 유명 미국인이 사용해 이슈가 된 단어들이 꼽혔는데 특이하게도 9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사용한 단어가 꼽혔다.

 

바로 김정은 위원장이 성명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지칭하며 사용한 '늙다리'(dotard)였다.

 

이 표현이 순식간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잘 어울리면서도 흔히 쓰지 않는 독특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단어 하나로 순식간에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이후 세계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의 입에서 새로운 '특종'이 나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게 되었다.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고 하여 다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8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 [출처: 인터넷]

 

자신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핵미사일을 미국 본토로 날려 보낼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하여 "나도 역시 핵버튼이 있는데 더 크고 강력하다"고 트윗을 날리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중대한 실책이 숨어 있는데 바로 '나도 역시'라는 표현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배치 사실을 인정해버렸다는 점이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진지한 발표에 대해 학령 전 아동처럼 유치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전 세계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돋보이게 만들고 말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정신 이상 여부를 추궁당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쩌면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언행을 분석한 끝에 이런 반응까지 예상하고 신년사에서 위의 발언을 했을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미디어를 다루는 모습을 몇 가지 더 살펴보자.

 

지난해 4월 초 한미연합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미국의 핵항공모함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한반도를 향하면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핵항공모함의 기동이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바람에 전쟁이 임박했다는 '4월 위기설'이 언론을 장식했다.

 

이때 갑자기 북한에서 '빅 이벤트'를 한다고 발표하여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당연히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평양 시내 대규모 재개발 거리인 려명거리 준공식을 진행하였고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

 

전 세계 수많은 기자들이 태양절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그리고 전쟁전야의 북한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평양에 집결한 상황을 이용해 '미국의 전쟁 위협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우리는 경제 개발에 매진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하겠다며 정세를 긴장시켰다.

 

그러자 다음날 김정은 위원장은 과일 풍년이 든 황해남도 과일군 과수종합농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우리 인민들이 과일군에 펼쳐진 과일 대풍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를 생각하니 쌓였던 피로가 말끔히 가셔진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폭탄'에도 불구하고 과수원을 방문했다며 이것이 일종의 메시지라고 해석하였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은 해외 미디어 생리를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디어를 의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지점이 또 있다.

 

바로 리설주 부인의 등장이다.

 

2012년 9월 18일 SBS는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창전거리 고층아파트 단지를 찾은 소식을 전하며 "리설주는 입주민 가정을 방문하며 손수 빚었다는 만두를 가져가는가 하면, 부엌에서 직접 술잔까지 씻는 '파격'적인 행동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보도하였다.

 

리설주 부인은 세련된 모습과 당당한 표정, 행동을 보여줘 국내 언론에서 ‘신세대 퍼스트레이디’라고 부르기도 했다.

 

리설주 부인에 대한 연이은 언론의 관심에 일각에서는 긴장한 모습도 보였다.

 

반북 매체인 코나스넷은 9월 13일자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 칼럼을 통해 "'리설주 마케팅'은 서울에도 점차 먹혀들어 가고 있다. 방송과 신문들이 연이어 멋쟁이 리설주에 관한 스토리를 쏟아내고 젊은이들 사이에선 그에 대한 호기심이 퍼져 가고 있다”라며 우려하였다.

 

김정은 위원장과 종종 동행하는 리설주 부인. [출처: 인터넷]

 

한편 김정은 위원장의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북한 미디어에도 영향을 주었다.

 

무엇보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을 대표하는 조선중앙TV 화면이 확 바뀌었다.

 

단조롭던 뉴스 오프닝 영상이 컴퓨터그래픽(CG)이 잔뜩 들어간 화려한 영상으로 바뀌었고, 뉴스 배경 화면도 훨씬 세련돼졌다.

 

뉴스 진행도 혼자 낭독하던 방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2~3명이 출연하는 대담 형식이 도입되었다.

 

북한 TV가 젊은 영상 세대, 미디어 세대의 취향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이 북한 사회와 북한의 대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경환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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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 18/01/08 [18:09]
왜냐고? 진리는 그것만이 이 반도를 살리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우익도 잘 안다는 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벼랑끝에 매달려 꿀먹는 재미를 느끼는 게 가난뱅이 역사의 조선인 정신이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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