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진천규 통일 대담] 오만함 버리고 북의 잠재 가치 제대로 봐야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8/02/03 [03: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진천규 기자는 2000년 6.15공동선언 당시 양 정상이 손을 맞잡은 사진을 촬영한 당사자이다.     ©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 2월 3일 저녁 7시 수원화성박물관  영상교육실에서 평화이음 황선 남북교류협력위원장과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가 진행하는 전국 순회 통일 대담이 진행되었다.     ©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23일 저녁 7시 수원화성박물관 영상교육실에서 황선 평화이음 남북교류협력위원장과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가 진행하는 전국 순회 통일 대담이 진행되었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 청중들이 자리를 채워갈 때 무대 화면에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해 북을 촬영한 모습을 소개하는 진천규 기자의 모습이 흘러나왔다.

 

진 기자는 북-미 간의 군사적 긴장이 팽팽하던 지난 해 말, 20일 간 인천에서 심양, 단둥을 거쳐 신의주로 평양으로 방북 취재를 다녀온 바 있다.

 

▲ 진천규 기자는 부산에서 북-미 간의 군사적 긴장이 팽팽하던 지난 해 말, 20일 간 인천에서 심양, 단둥을 거쳐 신의주로 평양으로 방북 취재를 다녀온 바 있다.     ©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경계인 자격으로 북 취재 허락 받아

 

화면에 6.15정상회담 당시 양 정상이 손을 들어올리고 있는 사진이 뜨자, 이 사진을 촬영한 당사자인 진 기자는 “2000614일 당시 대표 기자단으로 현장에 있다가 양 정상이 구두로 합의를 이루고 문안을 작성하고 사인을 앞둔 순간을 맞았다. 이 역사적인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야 하지 않느냐고 제안했더니 즉석에서 양 정상이 손을 들어올리며 화답했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라며 촬영 배경을 소상히 전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진 기자는 이전에 고위급 취재단으로 북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예민한 정세에 민간급 취재를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더라면서 대한민국 국적자는 통일부에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나는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고만으로 북을 출입할 수 있었다. 온전히 미국인이었어도, 온전히 한국인이었어도 못 갔을 테지만 경계인으로서의 한시적 특권으로 다녀온 것이라며 북에서 보고 들은 대로 전하겠다. 판단은 듣는 사람의 몫이라며 북의 현실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진천규 기자는 택시가 많아진 것이 가장 두드러진 북의 변화된 모습이라고 했다.     ©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 평양은 회색 도시 아닌 활기찬 경제 도시

 

여러 사진을 넘기며 북의 상황을 소개하던 중 택시가 많아진 것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였다면서 택시 기사들끼리의 대화를 들었는데 너 요새 재미 좋나?”라는 말이 충격이었다. ‘돈벌이가 어떻나. 경기가 어떻나는 뜻 아니었겠나. 장마당도 늘었다고 들었고 식당 간의 매출 경쟁도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생각보다 훨씬 자율적인 경제 체계를 갖추어가고 있는 북의 변화를 소개했다.

 

또한 사회주의라고 하면 보통 회색빛 도시를 떠올리는데 이곳 평양은 김정은 체제 이후 도시에 색깔이 입혀졌다. 평양의 밤거리를 몇 군데 둘러보았는데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나 때문에 일부러 불을 켜놓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흔히 조작이나 합성이라고 의심했던 북의 변화가 실제 일어나는 현실임을 꼬집었다.

 

♦ 특성 고려해 가족 수 많으면 넓은 집으로 배당

 

여명거리 살림집 사진을 보여주면서는 북의 가정집을 규모 별로 세 곳을 둘러보았는데 집의 규모는 사회적 지위의 고하보다는 가족의 수가 중요한 것 같았다.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소장이라도 부부만 살면 방이 두 칸인 집을 배정하고, 노동자 계급이라도 노인을 모시고 살면 노인들이 오가기 쉬운 낮은 층에 방이 네 칸인 집을 배정하는 것 같았다. 우리들은 보통 북의 특권층이 여명거리의 넓은 집에 산다고 생각하는데 북에서 말하는 특권층은 항일독립투사의 가족과 자손들, 영예군인들의 가족과 자손들이라고 하더라. 우리가 생각하는 특권층의 개념과는 다른 것 같았다고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 오만함 버리고 북의 잠재 가치 제대로 봐야

 

개성공단 근로자 월급이 50달러로 시작해 닫히기 직전 85달러였다. 하루 일당이 아니라 월급이 이 정도였다. 1억원 치 양복을 만든다고 했을 때 원단 등 원자재를 제외한 월급, 임대료 등의 경상비로 든 돈이 겨우 500만원 정도라고 하더라하면서 북과의 경제협력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이득인지 설명했다.

 

▲ 황선 평화이음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이 “전국적으로 여명거리와 같은 발전 양상을 이루기 위해 원산-금강산 지구, 원산-갈마지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쪽 지역이 개발이 된다면 현재 남북에 걸쳐 있는 강원도가 발전하게 될 것인데 이 개발을 위한 외자유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들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황 위원장이 전국적으로 여명거리와 같은 발전 양상을 이루기 위해 원산-금강산 지구, 원산-갈마지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쪽 지역이 개발이 된다면 현재 남북에 걸쳐 있는 강원도가 발전하게 될 것인데 이 개발을 위한 외자유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들었다고 현황을 소개하자 진 기자는 북 경제 권위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가 한 말이 우리 북의 자원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내다팔지 않았다. 중국에 많이 팔렸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 북의 자원은 북만의 자원이 아닌 우리 한민족 모두의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북 땅에 묻혀 있는 자원의 양을 황소 한 마리라고 친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파먹은 것은 왼쪽 뒷다리의 무릎팍까지도 올라오지 않았다고 표현하더라며 남북이 함께 꾸려가야 할 민족 경제의 중대성을 전망했다.

 

더불어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정상화와 속도를 맞춰 계획도를 내오고 있고 외자유치와 관련한 법 유치를 정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 관련자의 말에 따르면 북미 간 타결이 되면 외자가 물밀 듯 들어올 텐데 미국, 일본, 중국 자본이 줄을 서 있다. 그때가 되면 남쪽 자본은 들어올 틈이 없을 것이다. 지금 남쪽 기업가들은 돈 벌고 잘 되면 자기가 잘해서 됐고 안 되면 무조건 북 탓을 하는데 북은 남쪽 자본을 가장 버거워 한다고 하더라. 이미 투자의 귀재 짐 소로스가 전 재산을 털어서 북에 투자하겠다고 한 바 있는 곳이 북이라며 북의 잠재적 가치를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가 직접 촬영한 2017년 마식령 스키장 입구 모습. <사진-주권방송>     

 

♦ 합성이라던 마식령 스키장에서 이제는 합동 훈련을

 

평양과 마식령을 오가는 셔틀버스 사진을 보며 통일이 되면 스키 마니아들이 저렴하게 이곳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평양관광을 마식령 스키장 여행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남북 스키 선수들이 공동훈련을 하고 돌아온 지금의 마식령 스키장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인터넷에 오른 마식령 스키장의 사진을 보고 많은 이들이 합성을 의심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우리는 그곳에서 만나 부대끼며 웃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꽁꽁 얼어있는 얼음장 밑으로 남북은 알게 모르게 부지런히 봄을 마중해왔던 것이 아닌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좋은 점을 먼저 보려고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평화의 훈풍이 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대담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함께 통일을 염원하면서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 자주시보, 박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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