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총리 엉덩이와 정치인의 머리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5/11 [08:52]  최종편집: ⓒ 자주시보

 

5월 10일 말레이시아 전 총리 마하티르가 재집권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보고 세 번 놀랐고 한 번 웃었다. 

저 사람이 살아있었느냐고 처음 놀랐고 92세(세는 나이로는 93세) 고령으로 대권을 잡았다기에 두 번 놀랐고 분명 20여 년 총리직을 맡았었는데도 이번에 말레이시아에서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정당교체가 이뤄졌다기에 세 번 놀랐다. 말레이시아의 정치에 대해 너무 몰랐던 탓이다. 

사실 말레이시아를 인기 관광목적지 정도로 알고 있던 필자로서는 전날 가끔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통해 그런 인물이 있음을 아는 정도였다가 한국 책 덕분에 상당한 호감을 갖게 되었다. 

 

1980년대던가 90년대던가 현대건설이 말레이시아에서 수주한 공사를 마치고 준공식을 준비하면서 고관이 앉을 자리에 한국식으로 다른 의자들보다 더 크고 좋은 의자를 배치했더니 말레이시아 관리가 총리의 엉덩이는 남보다 크답디까 하면서 똑같은 의자를 배치하게 했단다. 하여 현대건설 책임자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준공식에서도 총리의 소탈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노라고 뒷날 자서전에 썼다. 그 책이 바로 이명박 자서전 《신화는 없다》이다. 

21세기 초에 필자가 뒤늦게 그 책을 볼 때에는 마하티르가 아직도 말레이시아를 통치하고 있었고 이명박은 서울시장으로서 유력한 대권후보로 꼽히고 있었다. 훨씬 앞서 이명박이 말레이시아에서 뛰면서 건설사업을 하던 시절에는 총리를 보았어도 대통령 꿈을 꾼 것 같지는 않다. 어찌 보면 이명박으로서는 대통령이 됐을 때 마하티르가 이미 물러난 게 커다란 유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20여 년 전에 까마득하게 차이가 나서 우러러보던 사람과 비슷한 지위를 갖고 다시 만났더라면 그거야말로 《대통령의 시간》에서 대서특필할 쾌거가 아니겠는가! 

순전히 《신화는 없다》를 통해 이명박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면서 필자는 굵직굵직한 일들을 해냈다는 그를 자연히 우러러보았고, 총리의 엉덩이를 운운하면서 탈권위 찬가를 불렀던 2007년 말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초기까지만 해도 평민들을 위한 일들을 하기를 기대했다. 허나 2008년 5월 중국 스촨성 원촨 대지진 직후 중국을 방문하면서 기어이 현장에 가겠노라고 우긴 걸 보고 크게 실망했다. 지진 뒤의 외국정상 현장방문은 구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방해나 하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지진 현장에서 한승수 당시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를 늘이라는 쇼를 벌인 뒤 한국의 구조물자나 활동이 더 늘어났다는 기사는 오래 지나도록 나오지 않으면서 믿지 못할 인간임을 판단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고도 촛불시위에 대한 이명박의 대응으로 하여 호감은 깡그리 사라져버렸다. 1970년대의 기득권자로서 반독재 시위현장에서 널리 불렸던 《아침이슬》을 운운하니 거짓말 냄새가 진하게 풍겼고,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쌓아 시위대를 막았으니 탈권위와는 정반대였으니까. 

2008년에 전날 감동을 받았고 기대를 걸었던 자신을 질책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정치인들이나 정치지망생의 말이나 글은 일단 의심하고 대해야 된다는 교훈을 찾았다. 이름을 붙인 자서전이나 저서(?)들을 그 본인이 썼는지 워낙 확인불가한 데다가, 《신화는 없다》는 같은 시기 같은 사건들을 놓고 정주영 회장 측과 상당히 다른 주장들을 하지 않는가. 

 

마하티르의 정계 일선 복귀를 놓고 중국에서는 대개 객관적인 보도와 잔잔한 반응들이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흥미로운 양분화 반향이 나온다. 보수언론, 보수인사들은 “말레이시아의 박정희”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잘 됐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한편 박정희 향수를 자극하고, 반대편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의 민도가 낮다고 비웃는다. 

앞에 쓰다시피 필자는 말레이시아의 정치에 대해 너무 모르기에 마하티르의 복귀가 좋다 나쁘다 판단할 자격이 없다. 단 수감된 범죄혐의자 이명박이 그 소식을 접하면서 어떤 심정일지 궁금하다. 지난 4· 27 판문점 정상회담 직후 수감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련보도를 보았겠느냐는 기사가 나왔으나 확인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잠깐 추측에 그쳤다.

마하티르 및 말레이시아와는 질긴 인연을 맺은 이명박으로서는 마하티르의 대권 재장악에 감개무량하지 않을까? 권력자의 엉덩이가 남보다 크지 않다는 교훈을 새겨두기만 했더라도 “사자방”비리에 잔머리를 굴리지 않았을 테고 감방에도 가지 않았을 텐데...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홍보로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집권에서는 참패한 이명박이 이후에 재기할 확률은 0이다. 과거형으로 된 정객의 말로를 보고 듣는 현역 정치인들 그리고 정치지망생들이 엉덩이와 머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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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자 18/05/11 [10:31]
어쩌면 "대한미국"의 국민들에게는 약간 관심이 먼 글을 올리는 듯 그러면서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명필들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주저하지 마시고 자본주의 사상에 찌들어 썩어빠진 자들에게 경각심을 촉구하는 정론직필을 과감하게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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