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62] 역설의 극치, 빨간 옷 입은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5/15 [09:35]  최종편집: ⓒ 자주시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트윗 역전을 만들어냈다. 미국 상무부에 중국 전자회사 ZTE(중국어로 중싱퉁쉰中兴通讯)를 봐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7년 교역 금지 결정으로 곤경에 처했던 ZTE가 일단 숨을 돌리게 됐다. 중국 언론들은 환영을 표시했으나 네티즌들의 반향은 복잡했다. 더는 미국을 속이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등 우둔한 짓을 하지 말라는 충고(?)가 있나 하면 이제 미국이 또 무슨 구실로 제재를 가할지 모르니까 칩을 비롯하여 자체생산을 실현해야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근 30일 지속된 ZTE사태로 중국에서는 자주적 연구와 생산이냐 아니면 사들이기냐는 쟁론이 벌어졌고 다수 사람들은 자주적인 연구, 생산만이 남들의 목조르기를 당하지 않는다고 인정한다. 전날 사오기가 편하니까 자체개발에 게을렀던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교역금지 조치 덕분에 정신을 차렸으니 이제 몇 해 지나면 칩 등 전자부품의 세계적 판도가 변하리라 짐작된다. 

ZTE제재에 앞장섰던 미국 상무부가 트럼프의 결정 때문에 패닉 상태가 됐다는 보도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중국의 “개혁개방”이래 귀에 못이 박힐 지경으로 신물나게 들은 게 인치(人治)가 아니라 법치(法治)를 해야 된다는 말이었다. 인치- 사람이 다스리기의 전형적인 폐단으로 “링다오이즈(領導意志, 영도자의 뜻)”에 따라 결정이 오락가락하는 현상이 꼽혔다. 법치의 본보기는 물론 서방의 체제였으니 삼권분립이 어떻소, 미국 제도가 완벽하오, 제동장치가 지도자의 일탈을 막는다오 등등 신화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의 변덕으로 미국의 법치가 인치에 당했음이 드러났다. 미국이 여러 해 조사를 해서 법적 절차를 밟아서 내렸다는 결정이 영도자의 뜻에 의해 내버려졌다. “세계 최고의 법치국가”가 한낱 상인출신의 대통령 손에 놀아나는 형국이다. 역설이 아닐 수 없다. 

 

하긴 근년에 역설이 참으로 많다. 

자유주의경제를 세계적으로 보급해온 미국이 무역보호를 부르짖는 반면, 공산당이 집권하는 중국이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건 중국 술상에서 안주거리로 등장한다. 

중국이 공산당 대회와 전국 인민대표대회, 전국 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진일보 개방을 선언하고 실시하는데, 미국은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백방으로 막는다. 

서방의 “계약정신”을 중국에 전파한 미국이 이란핵협의 등 국제협정에서 맘대로 탈퇴하는 반면에 중국이 약속과 협의는 지켜야 된다고 강조한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 소량의 핵무기를 개발한 조선(북한)이 비핵화를 선포하고 핵실험장 폐기를 예고했는데, 세계 최대 핵무기고를 보유한 미국은 핵무기를 증강한단다. 

 

...... 

 

허나 뭐니 뭐니 해도 역설의 극치는 한국에서 생겨난다. “적화통일”을 누구보다 경계한다는 자유한국당이 빨간 옷을 입고 설치면서 대표가 어느 고장에 “빨갱이”가 많다고 말한 등등 보다 더 절묘한 사례가 이 세상 그 어디에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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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000 18/05/15 [10:43]
내가옳으니 내생각과 다르면 물리친다는 거친 생각으로 정치하는 세력과, 사람들의 생각,행동은 다양하니 이걸 다 끌어안고 조정,융합해 나라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仁德으로 정치하려는 세력과...누가 맞는건지..?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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