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76] 김정은 위원장, 호감에 대한 단상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5/29 [08:1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조선(북한)이 수령, 지도자를 나름 방식으로 묘사하면 한국에서 “우상화” 딱지를 붙이는 관습이 오랜 세월 지속되었다. 보수정권 시기에는 물론 이른바 진보정권 시기에도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북한 우상화”에 대한 풍자나 비판이 그치지 않았다. 

 

한편 북 지도자들에 대한 악마화도 문자와 그림, 동영상 등 형식으로 남에서 쭉 이어졌다. 

4· 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솔직하고 호탕하며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남에서 굳혀진 이미지를 확 바뀌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한국 청년층 긍정적 평가가 회담 전후 4. 7%에서 48. 3%로 10배 이상 늘었다는 조사가 있느냐면, 국내 호감도가 80%까지 이른다는 집계까지 나왔다. 우익 보수 인사들은 그게 말이 되느냐면서 반대하지만 김정은 선호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에서 김정은 하면 젊음, 유머, 새로움, 귀여움 등을 연상한다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데, 귀엽다는 느낌의 표현 형식 중 하나가 “김정은 모에화”이고, 모에화란 대상을 소년, 소녀나 동물 등 귀여운 모습으로 묘사하는 걸 말한단다. 

인터넷에서 “김정은 모에화”사례들을 보면서 웃기는 했으나 올바른 표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보수들의 “독재자 미화” 우려와는 다른 각도에서의 의문이다. 일국의 지도자는 복잡하기 마련이라 단순히 귀여운 모습으로 그린다면 그 또한 희화화나 비속화와 성격이 다른 일종 왜곡이 아니겠는가?

 

중국에서 시진핑 시대 초기에 재미나게 그린 만화형상들이 많이 나왔다. 특히 부패타격운동이 인민들의 폭발적인 환영을 받았으니 지위 높은 탐관을 “라오후(老虎호랑이)“라고 불렀기에 시진핑 주석을 호랑이를 때려잡는 인물로 그린 만화들이 생겨나 퍼졌다. 또한 지위 낮고 적게 해먹은 탐관을 ”창잉(苍蝇파리)“라고 불렀으므로 호랑이와 파리를 다 잡아야 한다는 시진핑 주석의 주장에 따라 파리를 잡는 모습도 그려졌다. 

 

▲ 중국에서 생겨난 시진핑 만화, 오른쪽 아래는 시진핑 총서기가 8600만 당원을 이끈다는 그림.     © 자주시보,중국시민

 

후진타오 시대까지는 최고지도자 만화가 없었다고 기억된다. 후진타오 총서기가 민간에서 “후거(胡哥호가)” 즉 “후씨 형님”이라는 친근한 별칭으로 불렸지만, 초상화들은 엄숙한 모습들이 나왔다. 시진핑 총서기에게는 특이하게 “시따따(习大大습대대)”라는 별칭이 붙었으니 “따따”는 시진핑 원적이자 청년시절 몇 해 일했던 산시성(陕西省섬서성) 일대의 사투리로서 “아버지”라는 뜻이다.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话보통말)로 지도자를 “”빠빠(爸爸아버지)”라고 부르면 굉장히 어색하지만 “따따”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투리였기에 “시따따”라고 칭하더라도 시진핑을 아버지라고 부른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그저 친근한 별칭 정도로 간주된다. 

“따따”의 원뜻을 따른다면 시진핑 만화가 엄숙하거나 자상한 어르신 모습이어야 되겠고 그 또한 시진핑 총서기의 실제 나이와도 어울리겠는데, 정반대로 만화들에서는 상당히 젊고 귀여운 모습들로 나타났다. 

4~ 5년 전 필자는 시진핑 만화들을 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으나 그것만으로 시진핑이란 인물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품었다. 한동안 부정부패 타격을 전면 지휘하던 시진핑 주석은 반부패가 일정한 궤도에 오른 후 다른 분야들을 하나하나 다스리면서 호랑이 잡는 영웅만이 아닌 모습들을 드러냈다. 필자의 기억에는 시진핑 주석의 다방면 성과들이 알려지면서 귀여운 모습 만화가 사라졌다. 흑백논리가 분명한 반부패와 달리 군사, 과학, 경제 등 분야에서의 시진핑 형상은 만화로 그리기 어렵고 귀여움과는 더구나 거리가 멀기 때문인 것 같다. 

 

중국의 사례에 비춰보면 김정은 모에화가 한국에서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남북 정상의 격식 없고 일상적인 만남이 예고되고 김정은 위원장의 여러 가지 모습이 남에서 잘 알려지면서 “귀여움”만으로는 개괄할 수 없음이 인식되면 모에화가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겠는가. 혹시 누군가는 한국의 괴이한 법률 때문에 존경한다는 표현을 직접 쓰기 거북하여 모에화를 고집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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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ㄱ 18/05/29 [12:48]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하면 남조선에선 국가보안법에 걸리는지 궁금. 수정 삭제
해피좀비 18/07/01 [00:05]
대동강맥주 맛있대도 국보법에 걸려 추방당하는딩.ㅋㅋㅋㅋ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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