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성이 야수성을 이긴다
장진성 생활정치발전소 이사
기사입력: 2018/06/03 [02:32]  최종편집: ⓒ 자주시보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다’라는 말, 직장인들은 한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웹툰과 드라마로 많이 알려진 ‘미생’이라는 작품에 나와서 더욱 회자되는 말이다.

우리 시대 직장인들은 하루하루 회사(사업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각자의 전투를 벌이고, 회사 밖에서는 최소한 안전장치도 없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나타내는 자조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푸념으로 취급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인 말이다.


아버지와 16개월된 아기의 고독사, 학업 성적이나 사회적 관계를 비관한 청소년 자살, 생활고로 고통받는 청년들, 이런 뉴스는  끊임없이 뉴스에 등장한다.
그럴 때마다 실업수당, 청년수당, 지자체의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중앙정부의 복지정책안 등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만, 누구도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거라고 자신하지 못한다.

 

흔히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하지만, 이미 생존이 삶의 목적으로 바뀐 것은 아닐까 싶다. 오늘도 각박한 현실에서 포식자에게 먹히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 사회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허용되는 사회다. 인간성보다는 야수성이 어둡게 드리워진 느낌이다.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먹고 사는 게 바뻐서 다른 곳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곤 한다.
최소한의 식의주를 넘어 취업, 주택, 의료 등 우리나라에서 인간성을 유지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이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인간성의 본질을 사랑과 단결이라고 하면, 반대로 야수성의 본질은 패권과 침략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도 인간성을 기대할 수 없다.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철저히 짓밟히고 빼앗기는 게 당연시되는 약육강식의 사회다.
이미 국제사회는 상호존중과 공존, 공리, 공영은 커녕 정치,군사, 경제 등 분야에서 강대국들의 패권과 침략이 일상화되었다.

 

누가 1930~40년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침략과 약탈을 자행했는가?
미국의 무장해제 요구에 핵개발프로그램을 포기한 리비아는 왜 미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과연 누가 시리아 반군을 육성하여 수년간 내전을  일으켜 국민들의 삶을 파괴하였는가?
이렇듯 국제사회에서도 인간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고, 이미 야수성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70년 넘게 미국의 정치군사적 침략과 경제제재를 막아낸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력을 완성하고 이를 증명하자, 국제 사회는 달라지고 있다.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이 앞장서서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복원하고, 미국은 대국의 체면에 맞지 않게, 자국의 안전과 이를 담보할 수 있는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한에 조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북한의 핵무력이 강대국들의 야수성을 꺾고 동북아 평화와 국제사회 정상화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와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얼마 전 북한은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하고 풍계리 핵시험장을 폭파하고 패쇄하는 등 관계 정상화의 실질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은 6월 12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는 책임을 북한에 떠밀고 있다.

이제 미국에게 ‘마음씨 좋은 엉클톰’의 인간성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미국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 후 북한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세계 악의 축, 독재정권, 인권의 불모지로 치부됐던 북한에게서 인간성을 느낄 수 있었다.

 

▲ 4.27 판문점선언에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4월 27일, 우리는 실로 오랜만에 인간미 넘치고 따스한 광경을 접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우리 국민들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회담 성과에 압도적인 지지와 환호를 보냈다.

여론조사 결과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과있다는 답변이 94.1%였다. 78.4%의 국민들은 판문점 선언이 국회에서 비준해야 한다고 여겼다. 게다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말에 77.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종일관 연장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언행과 자연스럽게 회담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쉽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번영, 자주통일로 갈 수 있다는 민족적 희망을 갖게 되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은 단 하루였지만, 회담장과 만찬장 곳곳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훈훈한 분위기를 보면서 잔칫집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회담의 결과로 나온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을 내용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민족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지름길은 우리 민족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운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 나온 것처럼 민족자주 관점에서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주변국들과 공동번영을 추구해야 한다.
이미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지대는 전세계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지역이다. 세계 투자전문회사들은 북한에 대한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 경제의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5.24 대북제재조치를 해제해야 한다. 교류와 협력의 대상을 ‘적’이라고 규정해놓고, 남북경협이 잘 되길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판문점 선언 1조 1항에 명시된 것처럼, 이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제는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가는 길에 어떤 난관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새로운 평화통일 번영의 시대에 우리 모두가 주인공으로 나서야 한다.
그럴 때 우리 사회에 어둡게 드리워진 야수성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성은 야수성을 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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