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89] 김정은 위원장 셀카 화제로 되었는데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16 [09: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왼쪽)이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촬영해 트위터에 올린 사진.     © 자주시보,중국시민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날 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관광을 하면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함께 찍은 셀카가 중국에서는 큰 화제로 되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여러 날 지나도록 거들면서 이러저런 감탄이나 평가를 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스마트 폰이 보급되고 셀카가 유행되어 평양에서도 셀카 찍는 사람들이 외국인들에게 촬영되는 일이 흔해빠진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외국방문에서 셀카를 즐긴 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여겼던 필자는 그게 그처럼 놀라운 일이냐고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워낙 전속 촬영가제도는 많은 나라들에 있으니 이는 촬영기술문제만이 아니라 사진기에 치명적인 무기나 폭발물을 넣을 수 있다는 위험성과도 직결된다. 미국 전 대통령 오바마의 경우 전문 촬영 팀이 1주일에 평균 2만 장 찍어서 극소수만 발표한다는 걸 언젠가 필자가 글에서 거들었는데, 누군가와 친근하게 자연스럽게 찍은 듯이 보이는 친민 스타일 사진일수록 엄선된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북한)에서도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찍을 사람들은 전문 촬영가들로 제한되어있다는데,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영상이라고 부르면서 정중히 모시기에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엄격하게 대하는 게 이해가 된다. 

 

김정은 위원장 셀카 덕분에 오래 전에 들었던 사진 찍기 이야기를 떠올렸다.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했던 한 중국 투사의 유가족들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과 함께 식사하는데, 일행 중 어린 아이가 사진기를 들고 뛰어다니면서 셔터를 마구 눌렀다.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올 리 없었다. 조선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았으나, 투사 유가족 어른들은 불안해 아이를 제지했다. 그러자 김일성 주석이 웃으면서 애가 노는 걸 막지 말라고 말했다. 이런 처사는 아이의 기를 꺾지 말아야 한다는 김일성 주석의 지론과 맞아떨어지므로, 필자는 그 이야기의 진실성을 100% 믿게 되었다. 사후에는 아마도 유가족이 사진기의 필름을 뽑아버렸을 테지만, 김일성 주석 본인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찍느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실제로 필자는 중국 방문 중의 김일성 주석을 정면이 아닌 다른 각도로 근거리에서 찍은 사진들을 본 적도 있다. “수령 영상”과 격이 맞지 않는 사진들이고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는데, 중국에서 자료로 보관되는 걸 조선 측이 이래라 저래라 할 리도 없는 일이다. 

 

김정은 셀카보다 중국에서 훨씬 주목을 끈 건 회담 전에 김정은 모방자가 싱가포르로 들어갔다가 추방된 사건이었다. 언론들은 “신통히 비슷하다”는 뜻으로 “쿠쓰(酷似)”라는 표현을 썼는데, 네티즌들은 아주 비슷하지는 않다는 반향을 보였다. 홍콩에 거주하는 그 모방자는 김정은 시대가 시작된 몇 해 째 여러 차례 김정은 모방쇼를 했으니, 특히 평창 올림픽 기간에는 북 응원단 앞으로도 지나가 화제를 만들었고 트럼프 모방자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정은 모방자가 지금까지는 풍자하는 의미로 모방쇼를 펼쳤고 바로 그 때문에 김정은- 트럼프 정상회담의 성공에 굉장히 신경 쓴 싱가포르 당국에게 회담장소 접근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었는데, 만약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어느 장소에선가 그를 만나준다면 어떻게 될까? 진짜 김정은과 가짜 김정은의 만남과 사진이야말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명인 모방자가 진짜 명인을 만나는 기회는 아주 드물고 함께 사진을 찍을 확률은 더구나 낮다. 연예계나 체육게 명인이 아니라 정치계 명인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헌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방자를 평양에 초청해 만나주고 사진도 찍는다면, 얼마나 비슷하게 생겼느냐는 쟁론 정도가 아니라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않겠는가. 조선방문을 통해 그 모방자가 김정은 팬으로 변신하지 않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사실상 김일성 주석 때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반대했던 국내외 인사들이 본인을 만난 다음 열렬지지자로 변한 사례들은 이루다 헤아리기 어렵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또한 전날의 적수들을 끌어당기는 신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모방자 하나쯤 변화한 인물 명단에 늘어난대서 놀라울 건 전혀 없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놓고 누가 승자냐, 누가 패자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여러 나라에 상당히 많던데, 제로섬 게임이라면 승자와 패자가 분명해지겠다만, 더하기의 경우에는 승부론 판단할 수 없다. 공식적인 만남 당사자는 조선과 미국의 정상이지만, 간접적인 참여자로 적어도 싱가포르, 한국, 중국이 있으니 판은 1+1보다 훨씬 크고 결과 또한  1+1>2로 되겠으니 모두 승자일 수도 있지 않은가. 

지금만큼 생각 바꾸기가 절박한 시대는 드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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