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497] 트위터나 웨이보에 “김정은” 계정이 나올까?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6/27 [13:13]  최종편집: ⓒ 자주시보

 

1980년대에 중국에는 “고작 8전으로 너를 1년 들볶는다(只花八分钱,折腾你一年))"이라는 말이 있었다. 인민폐 1위안이 100전인데 당시 제일 많이 쓰인 우표가 보통편지 발송에 쓰이는 8전짜리였다. 누군가 눈에 거슬리면 헐뜯는 편지를 써서 8전 짜리 우표를 붙여 상급기관이나 감독기관에 보내기만 하면, 조사가 시작되니까 미운 사람이 1년쯤은 들볶여서 고생하게 되었다. 당년에 정확한 고발도 있었지만 괜한 질투나 사소한 모순으로 인한 모함도 적지 않았으므로 그런 말이 나와 재담에도 들어갔다. 

예전에는 누굴 걸고들려면 우표와 편지봉투, 편지지라도 사야 했으니 아무리 적더라도 원가가 들어갔다. 그런데 현시대에는 전혀 원가를 들이지 않고도 미운 사람들을 골탕 먹일 수 있다. 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방식이다. 물론 특정인, 특정사실을 찍다가는 명예훼손에 걸릴 위험이 있으니, 일부러 약간 애매모호하면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채도록 말을 만드는 기술도 필요할 때가 많다. 자유한국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홍준표 씨가 미운 털이 박혔던 인물들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트윗을 날리니, 정계와 언론, 네티즌들이 어느 인물이 어느 유형에 속하느냐고 추측한 게 전형적인 사례랄까. 홍 전 대표로서는 불만을 털어놓고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남들에게 돌리면서도 소송에 걸릴 꼬투리를 남겨두지 않았으니, 과연 이제 변호사로서 활동하겠다는 전직 검사답다. 

 

한물 간 정치인이라도 몇 물 간 연예인이라도 일단 인기를 끌만한 트윗을 날리기만 하면 팔로어들은 물론 언론들도 달려들어 뛰워 주는 게 현대의 진풍경이다. 

트위터를 가장 활발히 활용하는 사람 명단을 만든다면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단연 첫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7월 13일에 예정된 그의 영국방문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트럼프 베이비(Trump Baby)라는 풍선을 만들어 띄우려는 계획을 6월 24일에 발표했다. 

 

▲ 트럼프 베이비 날리기 효과     © 자주시보,중국시민

 

▲ 트럼프 베이비 풍선     © 자주시보,중국시민

 

6미터 높이의 트럼프 베이비 풍선은 노랑머리로 트럼프를 특정한 외에 한 손에 휴대폰을 들게 하여 트럼프의 트윗 정치를 암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는 정치의 룰을 깬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트윗 애착과 활용도 룰 깨기의 일환이다. 

워낙 미국은 3권 분립을 강조하면서 자랑거리로 삼았는데, 그 평형을 제일 먼저 깬 사람이 루즈벨트 대통령이라고 평가를 받는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그가 “화롯가의 담화”를 라디오로 방송하면서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창조해냈기에, 그때로부터 미국의 국회 의장과 최고법원 원장이 언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대중에게 덜 알려지게 되었으며 결국에는 3권의 일환이던 대통령이 두드러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 후 1960년 대선에서 케네디와 닉슨의 변론이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생중계되었는데, 라디오를 들은 사람들은 대개 닉슨이 이겼다고 판단했으나, 사상 첫 텔레비전 변론을 본 사람들은 케네디의 완승이라고 판단하였고, 결과 케네디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 유명한 사건이 라디오 시대의 몰락과 텔레비전 시대의 개막을 알린다는 게 공론이고, 그때로부터 사진빨이 잘 나오는 정객들이나 유명인들이 대권이나 의원직을 노리는 게 추세로 되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당당히 끼이는 루즈벨트 대통령은 소아마비로 걷지 못했는데, 만약 1960년대나 그 이후에 정계에 들어갔더라면 대통령은 고사하고 의원도 되기 어려울 테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텔레비전은 사실 많은 유능한 인물들의 정계 진출을 원천봉쇄해버린 것이다.

 

텔레비전 시대가 수십 년 지속된 다음 인터넷 시대니 정보화 시대니 새 명사들이 나왔고 사이트를 이용하여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상례로 되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건 트럼프 대통령이다. 정치적 기반이 약한데다가 기존 언론들을 불신하다나니 경영인 시절부터 써오던 트윗에 한결 매달리면서 중요한 결정들을 트윗으로 대중에게 직접 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전에도 트윗을 애용한 정객들은 많았으나, 미국이라는 나라의 덩치와 트럼프라는 인물의 변덕으로 하여 그의 트윗은 인용차수가 연거푸 세계 최대기록을 갱신하는 판이다. 

중국에는 트위터를 쓰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나 트윗과 성격이 같은 웨이보(微博)는 사용자가 수억 명을 헤아린다. 유명 블로거(흔히 “大V”라고 표현함)들은 펀(粉,트윗의 팔로어에 해당되는데, Fans의 음역인 펀스粉丝의 줄임말이다)들을 수백 만 지어 수천 만 거느리고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팔로어를 늘이는 “시펀(吸粉, 펀 흡수, 펀 끌어들이기)”  기법도 마케팅 수준으로 발전하여 전문 기획, 조종하는 회사들이 나올 지경이다. 물론 워낙 유명한 사람들은 굳이 무슨 수단에 매달릴 필요가 없이 이름만 공개하면 하루 사이에 수만, 수십 만, 수백만이 몰려든다. 

 

웨이보의 영향력이 굉장하기에 상업효과를 노리는 기업과 경영인들은 물론 유력 단체들과 기존 언론사들도 분분히 웨이보 공식 계정을 설치하여 진지를 차지하고 정시로 혹은 수시로 소식을 전하고 견해를 발표한다. 

언젠가 필자는 웨이보의 “러먼(热门, 인기게시물)을 훑어보다가 연합뉴스 중문판의 계정을 보고 잠깐 웃었다. 중국어로 ”한롄써(韩联社)“라고 표기하는 연합뉴스는 중국어 시장(?)의 규모와 영향력을 알기 때문에 미리 자리를 차지한 것 같다. 

연합뉴스같이 큰 언론사는 당연히 전문 중국어 인력들을 모아서 기사번역을 맡길 것이고, 유명 외국인들의 중국어 웨이보 계정들도 본인이 아니라 팀 내의 전문 인력이 담당할 것이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일본의 유명 AV여배우 아오이 소라(苍井空) 계정이 올리는 게시물들에 쓰인 중국어를 그녀 본인이 썼으리라고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연예인들은 어느 나라 사람이던지 사진과 동영상들만 올려도 보는 사람들이 많기에 특별히 복잡한 말들을 할 필요가 없으니 웨이보 계정 관리가 간단하다. 허나 정치나 경제, 군사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은 정확한 표현이 필수이므로 게시물 작성과 발표, 댓글에 대한 회답 등이 상당히 복잡해진다. 

중국에서 웨이보의 영향력이 날을 따라 늘어나면서 외국의 명인들과 무명 인사들도 점점 더 많이 웨이보 진지를 차지한다. 

조선의 언론사는 지금까지 지녀온 특성상 중국어 웨이보나 영어 트위터에 계정을 만들고 소식을 날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 허나 개인적으로는 어떨까? 흥미로운 문제다. 

 

트윗을 제일 선호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른 극으로 늘 김정은 조선(북한) 국무위원장이 꼽혀왔다.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 국제적으로 김정은 이미지가 확 달라졌고, 싱가포르 장관이 찍은 “김정은 셀카”도 싱가포르인의 트윗 발표로 소문났다. 

만약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영어 트위터나 중국어 웨이보에서 활동을 개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팔로어 늘이기= 시펀 속도가 세계기록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빈번한 갱신과 빠른 회답 등 관리를 잘 하면 인기를 꾸준히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 

관리야 물론 본인이 아니라 팀이 해야겠다만, 그런 활용이 세계에서 특히 중국에서 조선과 김정은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리라는 건 분명하다. 

하도 심각한 변화가 많이 일어난 2018년 상반년의 막바지라 이런 글도 가능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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