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02] “북한 소식”에 “이례적”이 빠질 날이 언제 올까?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7/02 [20:2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여러 나라 기사들을 여러 해 접하다나면 틀이 보인다. 

예컨대 총격사건이 빈번한 미국에서는 대형사건이 터진 뒤 하루 이틀 지나면 평범한 영웅들이 소개되곤 한다. 탄우 속에서 아내를 지킨 남편, 학생들을 살린 교사 등등이 부풀려지면서 총격전의 충격을 덜어준다. 

총기소유가 허용되지 않은 덕에 한국에서는 총격사건도 평민영웅도 나오기 어려운데, 다른 면에서 틀이 존재한다.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하루쯤 지나 시민정신이 빛났다는 식의 기사들이 나오는 것이다. 하다못해 화재 뒤 부상자를 실어가는 앰뷸런스에 차들이 길을 내줬다는 정도도 시민정신의 발현으로 그려진다. 기자와 언론사들의 의도했던지 무의식적인지를 막론하고 그런 보도는 사건사고의 악성영향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발적 사고들에 특정기사들이 따라 나오는 틀보다 더 자주 드러나는 게 한국제 “북한 기사”의 틀이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전문가”따위가 약국에 감초처럼 끼이는 것도 틀의 일종이지만, 북에서 발표한 소식들을 전하면서 “이례적”, “파격적” 따위 판단을 붙이는 것도 오랫동안 굳어진 틀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말들은 조선(북한)의 비정상국가 이미지를 강화시키는데 일조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신도군과 신의주 화장품공장 시찰에 이어, 신의주화학섬유공장과 신의주방직공장을 시찰한 소식을 조선 언론들이 발표한 다음에도 한국 언론들은 “이례적” 타령을 불렀다. 일을 잘 하지 못한 공장들을 질책한 보도가 이례적이란다. 

헌데 김정은 시대가 갓 시작된 2012년 5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만경대유희장을 시찰하면서 잘못된 부분들을 엄하게 지적하고 유희장구내의 보도블록 사이에 돋아난 잡풀(잡초)들을 손수 한 포기, 한 포기 뽑았다는 건 글과 사진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고, 그해 10월에는 개건 보수된 만경대유희장을 다시 시찰하고 만족을 표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어느덧 6년 전에도 나왔던 질책보도가 왜 이례적인지 필자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연도를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한다만, 어느 핸가 김정은 최고영도자가 메기공장을 찾아서 불미스러운 현상들을 엄하기 비판한 사실도 공개적으로 보도되었고 한국에서도 즉시 전했다. 

일을 잘 하면 칭찬, 표창하고 일을 잘 못하면 질책, 비판하는 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공장시찰에서 비판을 했고, 조선 언론들이 그대로 전했대서 “이례적”을 운운하는 거야말로 세계 다른 나라 언론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식 “이례적” 행태가 아닐까? 

 

정문일침 501편(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0503&section=sc51&section2=)에서 인용한 《김일성 저작집》의 내용들로도 조금 맛볼 수 있다시피, 김일성 주석시대부터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일을 잘 못한 지역과 기업의 간부들을 나무라는 건 일종 전통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김새, 손놀림, 몸가짐이 김일성 주석을 닮은 점은 눈을 가진 사람들마다 보고 확인한 바이고 한때는 심지어 성형수술설까지 나돌았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에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건 한국에서 김일성 노작들을 접한 사람들이 적어서언지 아니면 접한 사람들이 무슨 법에 걸릴 까봐 감히 말을 못해서인지 유사성이 지적된 걸 필자는 보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에서 김일성 스타일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들에서 김일성 처사방식을 발견한다. 

 

한국 언론들이 굳이 신의주화학섬유공장과 신의주방직공장 시찰에서 이례적인 걸 찾으려고 했더라면 없는 건 아니다. 현지지도 뒤에 표준절차로 등장하는 기념사진이 없었으니까. 워낙 늦어서 김정일 시대부터 조선의 최고영도자는 계획을 완성하지 못한 기업들에 가서는 기념사진을 찍지 않는 전통이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단섬과 신의주화장품공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과 뒤의 두 공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지 않은 것이야말로 얼마나 대조적인가. 그 점을 지적하고 왜 찍지 않았느냐를 설명했더라면 독자들도 좀 더 배웠다고 좋아할 텐데, 그저 “이례적”이나 읊조리니 한국언론들의 “북한 기사”는 영양가가 너무 부족하다. 

남북교류가 활성화되어 한국 언론들이 “이례적”을 운운하지 않을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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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천편일률 18/07/02 [21:52]
공산당 지침하에 천편일률적으로 역할을 맡아서 보도하는 중국도 그다지 내세울 것은 없는 것 같다. 고비마다 깡패역할을 자임하는 환구시보, 중립을 지향하는 인민일보. 고비마다 한반도 전문가라고 하며 나와서 씨부렁거리는 중국판 한반도 전문가들의 발언들은 어처구니를 넘어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수정 삭제
도둑 18/07/02 [22:34]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 편의점 업체가 70 여개 되는데, 한국메이커인 것처럼 위장하고 장사를 하고 있다. 도둑질도 모자라서 이제는 자신의 국가 정체성도 숨기고 장사한다. 병법은 속임수다, 로 전개되는 손자병법의 폐해는 너무나도 커서 중국인 모두의 가슴속 깊이 자리잡아 버렸다. 중국에서 나오는 언론을 도대체 무슨 수로 믿는가 ? 팩트도 이익에 맞춰 다 비비꼬아 놓는다. 한국의 언론을 탓하기 전에 중국 언론부터 냉철하게 돌아보심이 어떠신가. 나는 중국에 가서 신문을 읽는 중국인을 본 적이 한번도 없다. 비행기에서 나눠주는 지방신문을 비행기에서 읽는 것을 제외하고. 북한때문에 좌,우로 나뉜 한국의 신문은 북한을 보는 시각도 당연 나뉠터. 중고차를 타고 김정은이 지방순시를 하는 모습이 나온 것은 나한테도 분명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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