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17] 남측 군 헬기 사고, 북의 보도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7/20 [11:00]  최종편집: ⓒ 자주시보

 

18일 정문일침 515편 “마린온 사고관련 희망사항들과 예언”(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0833&section=sc51&section2=)에서 필자는 이렇게 썼다. 

 

“그리고 예언 하나: 

조선(북한)이 지난해 한국군의 훈련과 결부하여 수리온의 허점을 비웃었던 것과 달리, 이번 사고는 객관적 사실 전달에 그치리라는 것.” 

 

20일 아침 현재까지 북의 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은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고, 무소속 아리랑협회가 운영하는 “메아리” 사이트만 19일 사진 1장을 곁들어 소식을 전했다. 

 

“남조선해병대에서 직승기 추락

17일 오후 남조선의 경상북도 포항시 오천읍에 주둔하고있는 해병대 1사단에서 비행훈련을 하던 직승기 1대가 추락하였다.

이 사고로 추락한 직승기에 불이 나 소방대가 긴급투입되여 진화작업을 벌렸다고 한다.

현재 남조선경찰과 군당국은 조종사 등 탑승자의 신원과 생사여부를 파악하느라고 분주탕을 피우고있다고 한다.”

 

기사 끝에 기자 이름을 적는 관례와는 달리 “opel@****.”라고 적었는데, 어느 네티즌이 제공했음을 표시하는 것 같다. 

기사에서 분주스럽게 소동을 벌인다는 “분주탕”을 내놓고는 사실 전달이니 필자의 예언이 크게 빗나가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이삼일 동안 새로운 기사들을 접하면서 필자는 의문이 생겨난다. 

장례를 서두르는 군 당국에 유족들이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관련자도 처벌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례 절차를 협의해서는 안 된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는데, 그보다 앞서 사고 직후 청와대가 “수리온 성능이 세계 최고여서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니 결국에는 정비 불량이나 조종사 잘못이란 소리가 아닌가. 그러면 조종사 유족들이 반발할 만도 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추락 사고원인을 신속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는데 청와대가 앞질러 헬기를 자랑했으니 사고원인규명을 방해하는 셈이 아닌가? 청와대의 “최고수준” 발언은 수리온의 수출이 막힐까봐 걱정해서라는 분석이 근사하게 들리는데,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뒤의 발언치고는 적합하지 않고 문제풀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항공기사고는 크던 작던 원인규명이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을 들여 여러 가지 가능성을 분석하고 정확한 원인을 추려내는 게 맞다. 서두르다가는 두고두고 말썽을 일으킨다.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더라면 객관적 법칙에 맞고 후유증도 남기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중국은 헬기(중국어로는 즈썽페이지直升飞机직승비행기 혹은 즈썽지直升机직승기) 생산역사가 반세기를 훌쩍 넘긴다. 고정날개 비행기들을 양산하여 친선국가들에 제공하면서도 헬기는 오랫동안 외국에 내보내지 않았다. 1960년대 후반 미군이 헬기를 대량 사용한 베트남 전쟁시기 베트남의 호치민(호지민) 주석이 중국에 헬기지원을 요청하니, 저우언라이(주은래) 총리는 우리의 국산 직승기 성능이 썩 좋지 않아 문제들이 많으니 줄 수 없다고 사절했다. 

수십 년 뒤인 2008년 원촨(汶川문천) 대지진 구조에서 국산헬기의 능력이 부족해 중형헬기는 러시아제를 사용했는데, 그 소식이 문자와 화면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중국인들이 큰 자극을 받았고 대형 국산헬기연구와 생산이 박차를 가해 근년에는 적재량이 크게 늘어나고 안전성도 여러 모로 검증되었다. 

중국에서는 군용기나 민용기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기체결함, 정비 불량, 조종실수, 지휘 착오, 악천후 등 원인들이 많다. 예전에 공군 내부에서 만들어져 “대외비”였으나 뒷날 공군 주요기종이 바뀌어 가치가 사라지면서 외부에 흘러나온 책자들을 보면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가 어째서 일어났느냐를 상세히 밝히고 유사사고방지를 요구했다. 사고원인 조사에 1~2년 걸리면 짧은 셈이었다. 

 

적폐청산이 근년에 한국에서 인기어로 되었는데, 졸속수사, 졸속조사도 적폐의 일종이다. 수리온- 마린온 문제는 다그치지 말고 확실하게 규명하여 뒷날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거들어지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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