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식의 북녘생활]나의 군생활1
최영식
기사입력: 2018/08/07 [14:1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인민군 정찰병들, 일찍 군대에 가기 때문에 앳된 얼굴들도 있다. 북은 군 생활이 10년이다. 제대 후에 대학에 추천받아 가지고 하고 일터로 가기도 하며 계속 군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디를 가나 제대군인들은 모범적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대환영을 받는다. 

 

저는 탈북자입니다.

탈북자들 중에서 언론에서 나와 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북에 대해 정확히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이 남의 현실입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판문점선언으로 남북의 관계가 개선되고, 통일 분위기가 높아지는 속에서 북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통일로 함께 손잡고 나아가고자 하는 남과 북, 북과 남이 서로에 정확히 알고, 잘 아는 것이 통일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가 북에서 직접 경험한 것만을 진실 되게 써보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먼저 군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1992년에 군에 입대하였는데 신병훈련 3(군종, 병종마다 신병훈련기간이 다름)받고 10월말쯤 중대에 배치 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가면서 나름 기대가 컸습니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꽃다발을 목에 걸어주며 중대가 환영행사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요.

하지만 도착해보니 중대 건물은 직일근무병 몇 명 남겨놓고는 텅 비다시피 했습니다.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북녘군대는 식량은 국가로부터 공급받지만 부식물은 대부분 자체해결 이라 봄이면 농사짓고 가을이면 수확 할 때라 중대가 가을걷이에 나간 것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여 등에다가 한 짐씩 진 군인들이 대열을 맞추어 중대앞마당으로 들어오는데 마침 그곳에서 기다리던 우리들을 보고 신병들이 왔다고 중대장과 사관장(중대내무생활책임자)이 반가운 얼굴로 걸어와서는 일일이 손을 잡아주는 것이었습니다.

두 분 다 흙투성이에 얼굴은 땀으로 얼룩져가지고 그 흙투성이 손으로 반갑다고 손을 잡아주는데 그 당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저도 나이가 들어가며 그때를 생각해보고는 바로 그것이 관병일치의 기본이었고 그런 지휘관들이 있어 북의 청춘들이 그 당시 10년이라는 군대복무를 자랑스럽게 마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해보니 흙투성이 손으로 신병들 손잡기가 멋쩍었는지 손을 툭툭 털고 자신들옷에다가 문지르고 나서 신병들에게 손 내밀던 그 지휘관들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철없던 그 당시에 저는 내가 농사나 짓자고 군대에 나온 건 아닌가하고 실망을 했고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그 후 신입병사생활 1년은 사실 집에 있을 때보다 더 편했습니다.

군 생활10년이라 신입병사는 1년 동안은 거의 아무런 임무도 없었고 바로 위부터 분대장까지 친 막내동생 돌보듯 돌봐주었지요.

물론 중대가 100명도 넘는 청춘들의 집단이라 가끔씩 다툼도 있고 1년차 선후배끼리는 친형제처럼 허물없이 지내다가도 서로 자존심싸움도 하고 그러지요.

 

그렇다고 인민군군인들은 모두가 올바른 사람들인가?

절대로 그렇지가않습니다.

보석도 순도가 100프로 될 수 없고 불순물 몇 프로 들었다고 보석이 보석 아닌 것은 아닙니다.

저도 불순물에 속했던 군인이었고 그 불순물은 그 집단에서 배겨날 수가 없습니다.

북녘은 고난의 행군을 선군정치로 이겨냈습니다.

세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압박과 봉쇄에 가까운 제재를 받는 나라에서 군대가 나라를 지키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회생을 위해 건설도, 농사도, 탄광광산작업도 심지어는 고기잡이까지 앞장서 해나가야 했으니 그 고난과 역경은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집단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애국심에 기반한 도덕성과 헌신성이었겠지요.

 

나이 들어가면서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잘못이 무엇이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겠는지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북녘의 사람들은 참으로 좋은 사람들입니다.

저 혼자 생각이 아니고 아무리 북녘 정권을 싫어하는 사람도 북녘을 방문하고는 북녘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지 이야기합니다. 앞으로 북녘의 실상을 더하지도 덜지도 않고 짧게라도 쓸려고 합니다.

 

물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지금은 여러 가지로 많이 변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북녘사람들의 근본적인 정신과 의식은 절대로 변화지 않을거라 확신합니다.

 

 


광고

트위터 페이스북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우리동포 18/08/07 [14:48]
진심어린 글을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수정 삭제
admin 18/08/07 [15:32]
이용섭 기자

잘 보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생활 그리고 인간의 품성 등과 관련 된 북녘에 대한 진솔한 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
수정 삭제
힘내세요 18/08/07 [16:12]
미일 잡종개가 싸다니며 약올릴 때가 많을겁니다. 개의치 마세요. 수정 삭제
북녁동포 18/08/07 [16:46]
북녁의 동포들이 좋은사람들이라는건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남쪽도 지방으로 가면 사람들이 순박하고 좋거든요 수정 삭제
모순 18/08/07 [17:02]
북녘동포라면 짐작이 아닌 확신의 말을 해야지.
역시 북녁동포는 북녘동포와 다르거든, 위조품이야.
너무 생각하고 댓글 써서 이 모양인가. 수정 삭제
나라사랑 18/08/07 [19:49]
솔직한 분인 것 같아 정말 기대가 됩니다. 구체적인 사건이나 일들을 많이 들려주시면 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수정 삭제
18/08/13 [20:41]
왜 이렇게 눈물이 날까.....글에서 진심이 묻어난다. 수정 삭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