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식의 북녘생활]나의 군생활2
최영식
기사입력: 2018/08/08 [13:1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제가 중대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동기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훈련은 영화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고 훈련이 끝나면 몸은 땅속으로 잦아드는 것 같았습니다.

신입병사이니 전체분대가 관심가지고 돌봐주었지만 내몸이 힘든건 누구도 도울 수 없었지요.

 

특히 훈련 중 방독면 쓰고 2킬로를 주어진 시간 안에 구보로 돌파하고 나면 숨이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그 시간 안에는 누구도 저의 무기나 장구류들을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실전 시에는 나를 돕는게 아니고 죽으라는거나 마찬가가지라는 것이 분대장, 구대원들의 생각이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가 철봉, 평행봉 6종은 군인이라면 꼭해야할 기본동작이었기에 그걸 익히느라 진땀 흘렸습니다. 참고로 철봉, 평행봉을 못하면 북에서 군대생활 못해본 사람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훈련하던 어느 날 식당으로 밥을 먹기 위해 이동하던 중 다른 중대와 겹치게 되었습니다. 북녘 군대에서는 신입병사는 전사의 군사칭호로부터 시작되고 대열에서는 분대의 제일 뒷자리에 서게 됩니다그렇게 식당 앞에서 대열 맞추어 기다리는 동안 옆의 중대를 곁눈질해보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분명히 아버지뻘 되는 사람이 빨간 전사견장을 달고 저처럼 뒤에 꼿꼿이 서있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이상하여 바라보니 그분도 저의 시선을 느꼈는지 저를 돌아보더니 웃음을 지었습니다.

당황했지만 함께 웃음을 지어준 후 바로 1년 선배에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저기 이상한 전사가 있다고ᆢ 그러니 선배가 웃으면서 전사생활 내려온 군관이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그 당시는 뭔 말인지 이해를 못했지만 그 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북녘 인민군의 오랜 전통에 따라 련대장, 정치위원 이상 지휘관들의 전사생활 체험을 한해에 한 달 이상씩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였습니다그분들은 최소 20년 만에 다시 전사생활을 하는 것입니다북녘은 통신부대, 군의소 같은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대지휘관은 병사시절을 거치지 않은 사회대학 졸업생들도 있지만 전투부대지휘관은 100% 전사부터 시작하여 군관학교를 졸업한 알짜배기 군인들입니다전사생활 중인 그때 그분은 다른 려단의 정치위원이라고 했습니다.

  

▲ 김정일 위원장이 군부대를 방문하면 지휘관들에게 늘 강조한다는 말  '병사들을 사랑하라'   ©자주시보

 

그 시절을 포함하여 지금껏 지나온 시간을 뒤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선각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책을 통해서도 배우고 깨달은 것이 많지만 직접 체험하며 깨달은, 깨달음의 깊이가 훨씬 깊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그 정치위원의 웃음이 어제 일처럼 떠오르고 배고파하는 저에게 자신의 몫을 반씩이나 덜어주던 분대장과 구대원들이 눈앞에 선합니다

 

그런 분들이 오늘도 북녘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런 분들의 자식들이 지켜가고 있는 북녘입니다.

 

처음 남쪽에 왔을 때 주변에는 북녘에 대하여 너무도 모르는 사람들 뿐이라 참으로 서글프고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안에 붕괴한다고 방송언론은 하루 종일 떠들어대고 사람들도 그런 것으로 대부분 믿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많은 남북교류와 최근의 판문점정상회담으로 북녘에 대해 관심 갖고 올바로 아는 것이 통일로 가는 기본적인 자세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북녘사람들의 머리에는 뿔이 있다는 황당한 거짓도 진실로 믿었던 그 시대를 생각한다면 오늘의 현실은 분명히 진보하였습니다. 저는 분명하고 확실하게 이야기합니다. 북녘에서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남녘의 동포들이 머리에 뿔났다거나 경멸하고 쳐부수어야 할 대상으로 교육 받은 일이 없었습니다.

학교 교육도, 집이나 동네어르신들의 말씀도 언젠가 하나가 되어야 할 동족이며 형제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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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우리동포 18/08/08 [15:26]
좋은 글 감명깊게 잘 읽었습니다.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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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18/08/08 [15:42]
남녘 주민들 단 한번도 쳐부셔야 할 적으로 교육받지 않았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수정 삭제
1313 18/08/08 [18:02]
좋은글 감사합니다. 북한의 진실을 잘아는 남쪽 사람들도 소수지만 있습니다. 감사한 북한 동포들~~ 수정 삭제
우리들의것 18/08/09 [01:17]
친일독재떨거지들이 아무리 철벽을 쌓아도 한순간이면 무너집니다.
좌우라는 이념도 동족이라는 이름앞에서 녹아버리고 우리들만의 것을 새로 만들면됩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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