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51] 북의 대집단체조에 무슨 “수련자”?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09/20 [11: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릉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함께 관람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열흘 전 [정문일침 548] “열병식과 정상회담, 필자가 주목하는 건”(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41686&section=sc51&section2=)에서 한국 언론들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평양회담이 진행되고 평양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뒤에도 그 표현이 계속 쓰이니 기막히다. 

중국 언론들은 “한차오(韩朝한조,혹은 차오한朝韩조한)펑후이(峰会정상회담), ”핑랑펑후이(平壤峰会평양정상회담)“이라고 보도했는데, 수자를 넣은 경우에는 “제3차 원진후이(文金会문과 김의 회담 혹은 만남)”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확실히 3번 째 만나니까 아주 정확한 표현이다

필자가 은근히 놀란 건 중국 매체들의 보도속도가 지난 봄과 여름보다도 더 빨라진 것이다. 웨이보를 비롯한 인터넷 환경에서도 네티즌들이 굉장히 빠르고도 많은 반향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공식매체의 문자보도보다 네티즌들의 평론이 더 먼저 나온 경우도 적잖았다. 기자들이 육하원칙에 따라 글을 쓰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네티즌들이 사진보도를 보고 감상을 발표하는 건 쉽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오픈카에 나란히 서서 평양거리를 지나는 사진에는 두 사람이 정말 절묘한 짝(绝配)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548편에서 “북에서는 아직 예고보도를 하지 않았는데, 한다면 아마도 “제5차 북남수뇌상봉”이라고 표현할 것이다.”고 추측했는데, 살짝 빗나갔다. 북의 매체들이 “제5차 북남수뇌회담”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하긴 “력사적인 북남수뇌상봉”이라고 “상봉”이라는 단어도 썼으니까 필자에겐 약간 위안도 된다. 

평양정상회담은 수많은 기사들을 양산했다. 괜찮은 내용이 많았으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글들도 있었다. 보수언론들의 의도적인 비하야 고질이 도졌다고 봐야겠다만, 중립을 표방하는 언론들도 문재인 대통령의 90도 경례에 대한 과도한 해석과 전망 분석 따위를 조금 우습다. 

필자가 떠름했다가 제대로 웃은 건 연합뉴스 덕분이었다. 19일 밤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이 공연을 마친 다음 동반 관람한 두 정상이 각기 발언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 전문 시작부분이 이렇게 나왔다. 

 

“평양 시민 여러분, 대집단 체조와 예술공연의 화려한 무대를 펼친 청소년·학생 수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수련자?” 이게 무슨 소리야? 공연에 도사나 무술쟁이가 나오지도 않겠는데…… 오, “출연자”를 빗들었구나. 필자가 현장에 있었거나 동영상을 봤더라면 절대로 헷갈릴 리 없는 말을 남측 기자가 쓰고 언론사가 발표한 기사를 보다나니 떨떨해났었다. 

만약 “수련자”라고 들은 이남 사람들이 많고 또 글이나 말로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만 북의 대집단체조에 “수련자”들이 숱해 나오더라고 생각한다면, 남북 교류에서 이래저래 얼마나 많은 오해가 생길까? “출연자”- “수련자”만이 아니라 다른 단어나 표현들도 북과 남이 빗듣거나 오해하면 얼마나 위험하겠는가. 

지도자들의 발언이나 연설문의 경우는 북과 남이 모두 미리 정확한 서류를 준비해두었다가 공개 직후 상대방 기자들에게 전자서류를 넘겨주는 게 왜곡과 오해를 피하는 가장 합리한 방법이겠다. 즉흥발언이라도 남북 인사들이 다 있는 경우에는 제일 좋기는 상대측 인사의 확인을 한 번이라도 거치는 것이다. 

민간 교류야 그처럼 공식적인 자료들을 주고받기 어렵겠다만,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그 자리에서 되물어 확인하는 게 좋겠다. 서로 묻고 확인해주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여기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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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만 몰라 18/09/20 [21:08]
우리가 원하는것은 평화이고 자주이며 통일이다.
그런데 비핵화만 목적인 미국은 아무것도 우리가 원하는걸 해주지않는다
정치인들은 이것을 풀어나갈 해법이있나?
국민들은 해법을 알고있는데...정치인들만 모르는 우리나라...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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