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11.3…학생자주운동이 빛난다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기사입력: 2018/11/02 [16:42]  최종편집: ⓒ 자주시보

 

학생 선도’ 민족자주운동한반도 넘어 동북아로세계로

 

“조선독립만세!” “식민지노예교육철폐”를 드높이며 일제탄압을 아랑곳 않고 오롯이 삶을 건 학생들이, 우리네 선배들이 그곳에 있었다. 오는 11월 3일로 89주년을 맞는 ‘전민족의 총집결투쟁’ 광주학생독립운동의 가치를 살피며 오늘날 민족자주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나선 당시 학생들 Ⓒ 인터넷

광주학생독립운동은 학생들이 조선의 자주독립을 선도한 자랑스러운 역사다. 73년 분단의 질곡에도 한국과 북한이 동일하게 그 취지를 기념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까지 그 역사적 의의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던 광주학생독립운동은 남북이 손을 맞잡은 올해에야 정부주관행사로 격상돼 빛을 보게 됐다.

일제는 경술국치 이래 무단통치와 문화통치로 우리민족의 얼을 빼앗으려 시도했다. 3.1운동 이후 1922년 제정된 2차교육령은 교육으로 조선민족의 정신을 ‘점령’하려 한 악랄한 조치였다. 이 탄압의 과정에서 항일저항을 꽃피운 지역이 호남이었다. 일제는 비옥한 호남지방을 일제의 수탈기지로 삼았고 영산포를 통해 곡물을 갈취했다. 일본인사회와 조선인사회의 격차는 확연했고 일상적 차별도 두드러졌다.

그렇기에 1929년 10월 30일 광주여고보 3학년 박기옥 등을 희롱하고 멸시한 일본학생들에 맞선 조선학생들의 투쟁은 필연이었다. 식민지조선의 학생들은 일상을 겪으며 일제의 강압적 철권통치를 직접 인식했고 저항정신을 키워나갔다. 당시 중등학교 이상의 학생 수는 10만 명 미만, 이 가운데 5만 4000여명의 학생이 동참했으니 엄청난 규모를 짐작케 한다. 

한반도 남부에서 시작해 삽시간에 북부로 뻗어나간 이 저항은 1929년 연말과 1930년 연초를 수놓았다. 평가하자면 식민지 교육, 일제 식민통치 등에서 해방되기 위한 총체적 민족해방운동이었다. 노동·농민·청년운동뿐만 아니라 좌우이념을 따지지 않고 신간회, 조선공산당 등이 함께 목소리 낸 2천만 조선민족의 자주독립의거였다.

광주학생독립운동 당시 연행되는 여학생 Ⓒ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특히 오늘날 북한인 ‘한반도 북부’의 참가열이 돋보인다. 정종재 광주동부교육지원청 장학사가 10월 23일 발표한 연구논문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북한지역 전개양상과 인식’에 따르면 오늘날 북한 지역의 참가학교는 133개교로 전체 320개교의 절반(42%)에 가깝다. 현재로선 연구 부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인근 간도와 연해주의 민족학교를 고려하면 한반도 북부와 인근지역의 참가율은 더더욱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식민지조선민중의 자주독립열망은 1929년 11월 3일을 기점으로 동북아시아(조선·만주·연해주·중국·일본), 북미 등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해외노동자·유학생을 비롯한 조선민중들은 일제의 탄압을 물리치고 먼 거리에서도 편지를 주고받으며 연대했고 민족자주를 고취했다. 학생운동의 이 같은 폭발적 확산은 전례 없는 세계사적 대사건으로 호평 받는다. 

이처럼 광주학생독립운동은 한반도·해외를 아우르는 전민족투쟁 그 자체였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은 10월 22일부터 11월 9일까지를 학생독립운동 기념주간으로 설정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구호는 “학생독립운동 평화를 넘어 통일로”다. 

마침 오늘날 북한에서는 11월 3일을 ‘광주학생사건기념일’로 지정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이고 있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이래 그 어느 때보다 남북의 가까워진 올해, 11.3정신을 발판삼아 민족자주의 시대로 도약하는 2019년을 간절히 소망하게 한다.

 

우리민족이 우리민족답게’ 아직 오지 않은 자주독립 

그렇다면 2019년은 민족자주시대의 원년으로 기념될 것인가. 

“진정한 역사의 발전이란 인간이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게도 짓밟히지 않으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대.”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소설로 다룬 문순태 작가의 <사랑하지 않는 죄> 239쪽에서. 

작가의 말에 귀 기울이며 오늘을 돌아보자. 우리민족은 과연 진정한 역사의 발전을 이뤄냈는가. 그 무엇에게도 짓밟히지 않게,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애석하게도 대답은 “아니다”이다.

일제는 물러났지만 해방 직후 들어온 미국은 현재까지 한반도에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있다. 얼마 전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는 제주 앞바다에서 핵폐기물로 추정되는 ‘검은 비닐봉투’를 흩뿌렸다. 또한 최근에는 동두천미군기지 소속 미군이 술주정을 부리고 경찰을 폭행해 논란이 일었지만 연행되지 않았다. 한국정부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 

독일, 일본과 비교해 봐도 지극히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과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의 ‘특별한 치외법권’이 보장받고 있어서다. 정치·경제 등 사회 전반으로 미국이 내뿜는 입김이 강력하게 미치는 구조에 단단히 묶여있단 얘기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 민간은행의 뉴욕지점과 삼성 등 평양정상회담 당시 방북대기업에 일일이 연락해 대북제재를 강요했다. 한반도전역의 영문명이 빼곡히 적힌 지도를 들고 한국을 찾은 스티븐 비건 대북협상특별대표는 개성공단 재개불가를 못 박더니 청와대를 찾아 남북관계 진전의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실질적으로 주한미군이 지배하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남북 철도연결을 가로막았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지뢰, 초소, 무기 제거 등 평화조치마다 사사건건 간섭하며 ‘미국의 승인 없이 남북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를 확인시키려 한다. 남북관계 진전에도 미국이 한반도에서 가장 우위에 있음을 각인시키려는 모습들이다. 

제주4.3, 보도연맹 학살. 노근리 학살. 5.18 신군부 학살 승인, 2002년의 ‘효순이 미순이 사건’ 등 미국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 땅에서 벌여온 횡포는 입에 담기에도 끔찍할 만큼 잔혹하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명백한 미국의 내정간섭, 그에 따른 주권침해가 이어지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다소 의견에 차이는 있지만 방향은 같다. 한미 공조는 굳건하다”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판문점선언이 남북합의에서 처음으로 명시한 “자주통일”과도 명백히 배치된다.

광주학생독립운동관 내부 Ⓒ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런 상황에 대해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하여 행”하는 자주(自主), 우리민족의 독립주권이 보장됐다고 확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트럼프 승인’ 망언 규탄하고 자주통일 부르짖는 대학생들 

“한국은 식민지가 아니다! 트럼프는 사과하라!” 

10월 12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에 올라 “트럼프 승인 망언 공개 사과하라”를 외친 대학생들은 경찰버스에 연행되면서 버스 창문 바깥으로 힘차게 외쳤다. 우리겨레의 자주독립이 침해받던 89년 전, 학생들의 힘찬 목소리에 민족이 결집했던 때와는 무척 다른 모습이다. 

경찰이 대학생들에게 건 혐의는 집시(집회시위)법 위반. 마땅히 우리를 보호해야 할 공권력이 미국의 심기를 보호하며 노심초사하는 풍경, 12명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을 거칠게 끌어낸 과정 그 어디에도 ‘자주라 부를 만한 것’은 티끌만큼도 없었다. 

다시 1929년을 돌이켜보자. 피검자 1,462명, 퇴학처분 된 학생 582명, 무기정학 학생 2,330명… 일제 총독부에 잡힌 학생들은 모진 고초를 겪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자주독립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1940년대를 맞았다. 해방 이후 이들 중 상당수는 미군정과, 미국에 ‘자주’를 파는 대가로 친일·친미민족반역자를 끌어들여 권력을 쥔 이승만 정권에 의해 무참히 학살당한다. 

학생들이 ‘빨갱이’라는 낙인에 찍혀 죽어가면서도 놓지 않은 것이 바로 우리민족의 자주정신이었다. 어떠한 고통을 당해 설령 목숨까지 잃을지언정 쟁취해야 했던 가치가 바로 자주독립과 민족해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냉전을 이용하려는 미국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됐고 8.15는 미완의 해방으로 남았다.

 세월은 돌고 돌아 2018년, 자주적이지 않은 공권력이 학생들을 짓밟는 역사가 재현됐다. 남북 정상이 미국의 입김을 배제한 군사합의를 통해 ‘실질적 종전선언’을 이뤄내는 풍경 뒷면에 깃든 어둠을 보며 ‘진정한 자주’를 호소하는 여론이 터져 나온다.  

“우리 대학생들의 자주적인 목소리를 피하려 하고, 외면하려 하고 기회부터 차단하려 한다. 대한민국 외교부, 주한 미국대사관, 주한 일본대사관은 대학생외교관의 자주적인 목소리를 들어라!”

-10월 30일 미 대사관 인근에서 서승연 대학생당 대표의 발언

우리민족의 당당한 자주외교를 목소리 높여 기자회견에 나선 대학생들 Ⓒ 대학생당페이스북

11.3을 며칠 앞둔 이날 서승연 대표를 비롯한 대학생당, 대진연 소속 회원들은 미 대사관 앞에서 불평등한 한미·한일관계를 자주정신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노동자, 일본군 성노예(위안부)에 대한 공식적 사과와 법정을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5.24 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말에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다가오는 3일 서울 한복판에서 대대적으로 열리는 자주독립선언대회와 ‘남북관계 방해 중단 촉구’ 촛불집회에 참여한다. 이날 ‘주한미군 철수’를 구호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민족자주를 당당히 말하는 학생들이 앞장서 각계 진보진영·대중과의 자주연대를 추진한다는 점이 광주학생독립운동과 꼭 닮았다. 

내년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 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을 맞는 각별한 해다. 시기적절하게도 올해는 남북의 자주통일과 냉전해체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시작점이다. 곧 다가오는 11.3은 우리겨레가 자주독립과 민족해방의 봉화를 지핀 역사, 조선민중의 기개를 되살릴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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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합동공연 18/11/02 [18:27]
남도 예술인과 북의 예술단의 합동공연을 허가하라
광화문에서 한판 흐드러지게 놀아보자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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