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화 가꿔가기 57] 범 등에 올라타면 어떤 결과를?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11/04 [10:4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북의 만화영화 '범을 타고 온 소년'     © 자주시보

 

지난 달 10월 23일 정세현 전 통일장관은 영남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한의 통일 전략”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남북미 관계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의 북미 관계가 1990년대 절반가량 허물어졌지만 27∼28년간 유지돼 온 냉전구조의 나머지 절반이 허물어지는 프로세스의 시작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하고 있는 한 계속해서 갈 수 밖에 없다면서 "두 사람은 이미 호랑이 등에 탔기 때문에 내릴 수 없는 형국"이고 "밑에서 심부름을 잘못해서 조금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두 사람이 계속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비유한 모양인데, 주장에는 허점이 존재한다. 누구든지 호랑이의 등에 계속 타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호랑이 또한 호랑이도 영원히 남을 태울 수 없지 않은가. 

 

호랑이- 범의 등에 올라타서 내리기 어렵다는 뜻이 중국어로는 “치후난쌰(骑虎难下기호난하)”로서. 당나라 시인 이백의 “범을 타고 감히 내리지 못한다(骑虎不敢下)”는 시구에서 나왔다. 

이백보다 수 백 년 전에는 동진의 군대가 반란군을 진압하다가 곤경에 처해 철군이 거론될 때 한 대신이 지금 처지는 맹수의 등에 올라탄 격이라 맹수를 때려죽이지 않고서는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하여, 동진 군이 분전하여 싸워 이긴 사례가 있었다. 

우리 민족 민간 전설에는 밤중에 우연하게 범의 등에 올라탔다가 수 백 리를 움직이며 질겁했던 사람이 날이 밝은 다음 끝내 나무를 발견하고 범이 나뭇가지 밑으로 지나갈 때 두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올라가 범에게서 물러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범의 등에 올라탔을 때 때려죽이거나 기회를 보아 벗어나는 두 가지 선택이 있고, 범의 등에서 떨어져서 잡혀 먹이는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몇 가지 결과는 엔간한 사람들이 다 생각해낼 수 있다. 그러나 조선(북한)에서는 전혀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그림영화(애니메이션)가 나온 적 있다.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이 1991년에 제작한 《범을 타고 온 소년》이다. 

 

▲ 북의 만화영화 '범을 타고 온 소년'     © 자주시보

 

2부작으로 된 영화는 1부 10: 46 2부 17: 33으로서 단편에 속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마을의 가난한 소년 차돌이와 지주집 소년 복동이는 같은 날에 태어났는데 어느 날 똑같이 꿈에 범을 본다. 범이 달려들어 15번 울고 머리를 움켜쥐는 꿈이다. 복동이의 부모가 청해온 무당은 15살에 범에게 물려죽을 팔자라고 꿈풀이 하고 큰 치성을 하여 살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동이의 부모는 거금을 들여 산당에 올라가 치성을 드리는 한편, 금집을 짓고 금갑 옷을 마련하여 복동이를 철통같이 지키려 노린다. 

치성 드릴 돈이 없는 차돌의 어머니가 저절로 날아다니며 범을 잡는다는 신기한 참대창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차돌이는 그 참대창을 얻으러 산으로 간다. 한편 복동이의 부모는 아들의 “범살”을 뿌리 뽑으려고 마름을 파견하여 차돌이를 죽이려 한다. 차돌이는 산판을 돌다가 참대창을 얻더라도 힘이 있어야 다룰 수 있음을 깨닫는데 그만 곰을 만나 위험에 처한다. 여기까지가 1부이다. 

 

2부에서 멀찌감치 바라본 마름은 차돌이가 곰에게 죽은 줄 알고 마을로 돌아갔다가 부자의 핀잔을 받고 다시 확실한 살인에 나선다. 차돌이는 사실 죽을 뻔 하다가 한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할아버지는 바닷바람의 악영향을 줄이고 농사를 잘 짓기 위하여 바윗돌을 날라다가 담을 쌓는다. 그 힘에 반한 차돌은 품을 들여 할아버지를 도우면서 힘을 키우고 재간도 배운다. 드디어 나무도 바위도 움직일 수 있게 된 다음 또다시 신기한 참대창을 찾으러 가려 하니, 할아버지는 꼭 참대창이 있어야 되겠느냐고, 너의 지금 그 힘과 재간으로 참대창이 없이도 범을 이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깨우친다. 

차돌은 다시 산으로 들어가고 큰 범과 마주친다. 싸움이 벌어진다. 차돌을 발견하고 죽이러 쫓아왔던 마름은 마을로 돌아와 차돌이가 범에게 물려죽는 걸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고 떠든다. 복동이 일가는 좋아 난리고, 차돌의 어머니는 통곡한다. 그러나 범이 덮쳤을 때 차돌은 몸을 피했다. 격전 끝에 차돌은 범을 굴복시키고 그 등에 올라타서 마을로 돌아온다. 지주집 복동이는 범에 놀라 죽어버린다. 금집도 금갑 옷도 쓸모없었다. 복동이 부모는 울고, 차돌이 어머니는 튼튼한 장수로 되어 돌아온 아들을 반긴다. 

 

“이렇게 신령한테 빌어 목숨을 구하려던 복동이는 죽고 제 힘을 키워 범과 싸워 이긴 차돌이는 어머니를 모시고 오래오래 살았다고 합니다.” 

 

▲ 북의 만화영화 '범을 타고 온 소년'     © 자주시보

 

이런 나레이션으로 끝나는 영화의 주요 창작성원들로는 영화문학 박태술, 연출 손종권, 책임미술 김택권 촬영 리원택이다. 그리고 조선 그림영화에서는 노래가 빠지지 않는데, 가사는 시나리오를 쓴 박태술이 직접 쓰고 곡은 백인선이란 분이 달았다. 

 

제 힘을 키우자 

 

세찬  파도는 앞길 막고 

높은 령은 아득한데 

나를 구원할 장수힘 

어데 있을가 그 어데 있을가 

 

억센 힘으로 바위 들고 

높은 산도 옮기는데 

나를 구원할 장수힘 

어데서 솟나 내 몸에 솟아나네 

 

크고 사나운 원쑤도 

내 힘 키워서 이겼네 

나를 구원할 장수힘 

어데도 없네 제 힘을 키우자 

 

가사를 보면 짐작할 수 있을 텐데, 1절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애태울 때, 2절은 힘을 키우는 과정에서, 3절은 범을 이기고 운명을 개변한 뒤에 불린다. 노래는 조선 그림영화의 관례대로 평양률곡고등학교 소녀들이 불렀고 지휘자는 장조일과 리현웅이다.  

《범을 타고 온 소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년시절에 나왔으니 김 위원장이 보지 않았을 리 없다. 또한 1990년대를 겪은 조선사람들은 물론 21세기에 태어나서 자라난 조선사람들도 보았을 확률이 아주 높다. 《범을 타고 온 소년》에서 인간이 범을 타고 다니고 범이 나중에는 차돌의 발밑에 곱다라니 엎드린 모습을 보면서 즐겁게 웄었던 사람들에게는 정세현 전 장관의 발언이 조금 우습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말풍선을 만들어본다. 

 

“호랑이 등에 올라타거나 내리는 건 우리 마음 대로고, 호랑이는 우리 의지를 따라 고분고분 움직이기 마련이다.” 

 

호랑이- 범의 이미지와 호랑이 등에 타기에 대한 이해도 남과 북이 많이 다르니, 통일문화 가꾸어가기가 얼마나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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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까마귀소리 18/11/04 [12:34]
많은 뜻과 오늘의 세계관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것을 한편의 만화 영화로 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언제면 남한의 모든 사람들이 외세에 굴복하여 외세의 힘의 의해 외세의 지배속에서 살아가는것이 아니라 벗어나 통일된 자주 민족국가를 이륵하여 자주독립국가 국민으로 살아야 한다는 국민의식이 생겨 날가요, 수정 삭제
111은 구더기 밥 18/11/05 [05:37]
까마귀소리 /

한국 국민 누구도 외세에 굴복하지도 외세의 힘에 의해서도 외세의 지배 속에서도 살고 있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일제 강점 시기와 지금은 다르고 2차 대전에서 승리한 미국이 한국에서 보디가드 일이라도 하면서 오랫동안 죽치고 있고 쫓겨나지 않으려고 백방으로 수작을 부리고 있다.

게으른 배짱이 같은 미국은 이제 거지 소굴이 되어가고 수많은 국민이 마피아가 되어 매일 아비규환이 일어난다. 주한 미군이 철수하면 주일 미군도 철수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줄줄이 그렇게 되면 미국은 자동으로 내전과 유사한 전쟁터가 되어 200개 국가가 빨대를 꽂아 빨아먹기도 어렵게 된다. 물론 전쟁 특수로 빨대로 더 빨아 먹는 일도 생기겠지만 아직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

따라서 주한 미군은 전쟁 난민과 유사한 상황이고 한국이 보살펴주고 있는데 그넘들의 행실이 못 됐고 더럽다고 빨리 쫓아 보내려고 떠드는 것뿐이니 달리 생각할 건 없다. 미국 대사관, 미군 부대와 미국 정부가 끽소리 못하고 있는 걸 보면 모르나? 이런 상황을 외세라 보는 건 한참 잘못된 생각이다.

불과 1세기도 되지 않아 상황은 역전되어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인도 등은 기라성 같이 일어서는데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저물어간다. 제국주의 몰락의 과도기에서 그들이 발버둥 치는 건 당연지사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 동아시아에서 너무 재미있는 일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면 제국주의자들이 배가 아파 뒈진다. 그 폭발 제어장치가 대북 제재다.

그들이 만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때문에 스스로 몰락하는 면도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그렇다고 다른 체제를 선호하는 건 아니다. 정당 수만큼 국민은 분열한다. 큰 정당을 지지해 본들 아무런 이득이 없는 구더기 같은 인간은 작은 정당을 지지하면서 반대자를 격파한답시고 집구석에 처박혀 똥물로 연명하면서 더러운 글로 매일 댓글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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