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석 추모의 글] 백두산 아침노을을 그리워하던 검은 눈동자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8/11/19 [11:52]  최종편집: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님이 본지 이창기 기자를 추모하는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백두산 아침노을 그리워하던 검은 눈동자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2003년 어느 날, 뉴욕 플러싱에 있는 통일학연구소의 문을 열고 웬 낯선 청년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이 펴낸 자그마한 시집 한 권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때로부터 세월이 퍽 흐른 지금 첫 만남의 기억은 희미한 자취로 남아있건만, 내가 “태양이 떠오르면 촛불을 꺼야 합니다”고 말하였을 때 별빛처럼 반짝이던 그의 검은 눈동자를 잊지 못합니다. 

 

그는 시인이었습니다. 백두산 아침노을을 그리워하는 시인이었습니다. 이 나라 산천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백두산 아침노을을 가슴 한 가득 안고 그는 통일시를 썼습니다. 거리에 고요함이 깃든 신새벽에도 문득 깨어나 통일시를 썼고, 쇠창살 서릿발 아래서도 저 푸른 하늘 우러러 통일시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통일시를 쓰고 또 쓰던 그의 손길이 갑자기 멎었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나겠다고 합니다. 통일시를 아직 다 쓰지 못했는데, 어찌 떠날 수 있습니까. 그를 떠나보내지 않으렵니다. 그가 쓰는 통일시에는 석별의 언어가 없습니다. 통일시인의 심장에는 희망의 언어만 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나겠다고 하지만, 그를 떠나보내지 않으렵니다. 백두산 아침노을 그리워하던 검은 눈동자의 시인을 잊지 않으렵니다. 영원히 잊지 않으렵니다. 

 

2018년 11월 18일

 

통일시인 고 이창기 동지의 영전에 삼가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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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18/11/21 [01:37]
한호석 이창기 그리고 남한에서 소위 통일 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의 의식의 밑바닥은 기실 감상적 민족주 의 가면 아래 숨겨진 독재의 숭배 그 자체다.이승만에서 박근혜에 이르는 너무나 장기간에 걸친 폭력과 부페는 한국인에게 의식과 무의식에 깊은 상처를 남겼는데 정치적 의식에는 독재의 숭배 사회적으로는 부정 부페 원칙의 상실등 거의 회복이 불능인 상태에 이르고 있다.의식 무의식 상태에서 이러한 병인이 작동하기 때문에 행위자를 통하여 자동적으로 표출되는 겄이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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