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시보> 이창기 기자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동지들의 글이 장례기간 내내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자주시보>는 이창기 기자를 기억하시는 분들의 글을 매일 독자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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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하고 선배들 따라 데모를 다니던 시절, 선배들은 학년대표였던 나와 데모를 따라다니던 동기들에게 학생회 일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때 알게 된 시, 홍치산의 ‘바보 과대표’ 뭣도 몰랐던 시절, 그 바보 과대표를 동경했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바보 과대표’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게 되었다.
학교 간부수련회에 창기형이 강연을 하러왔다. 북에 대한 얄팍한 지식밖에 없었던 나는 형의 이야기를 들으며 신세계를 경험했다. 나중에 선배들이 알려줬다. 바보 과대표를 쓴 시인이 바로 저 분이라고..
형은 그때 즈음 자주민보를 만든다고 했다. 그리고 대학을 돌아다니며 청년학생들의 투쟁소식을 취재했다. 반미구국 30일 단식을 하던 대학들을 다 돌아다니시며 취재했던 기억도 난다.
형은 누구보다 청년학생들을 사랑했다. 나 역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학생운동사를 정리한 책을 낼 때도 자주민보에서 도움을 주셨던 기억도 난다. 자주민보에는 청년학생들의 편은 항상 따로 있었다. 취재를 못 오면 전화를 해서라도 꼭 물어보시고 기사를 실어주셨다. 모든 언론사가 외면할 때도 말이다. 청년학생들의 소식을 찍어달라고 카메라까지 주셨으니.. 형은 청년학생들을 너무도 사랑하셨다.
아프시기 전까지도 형은 청년학생들이 뭘 했다하면 취재를 못가서 미안하다 하시며 전화로 현장소식을 물어보시고 기사화하셨다.
형의 빈소에서 형을 뵀는데 당장이라도 오셔서 청년학생들의 투쟁소식을 물어보실 것 같았다. 뒤에 대학생들이 줄을 지어왔다. 눈시울이 불거진 채로.. 광화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환영 연설대회와 문화제를 마치고 온 대학생들이다. 얼마나 좋으셨을까.
형이 그토록 사랑하던 청년학생들이 형과 같은 마음으로 조국통일을 위한 하루를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궁금하신게 많고 얼마나 그 소식을 전하고 싶었을까. 항상 조국과 민족의 미래를 신심 넘치게 얘기하시던 형의 얼굴이 떠오른다.
형한테 죄송스럽다.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어제 한 동지가 형 찾아뵙자 그래서 찾아뵈려고 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님 답방 오시는 거 보고 일어나신다’고 하셨는데.. 이리 가시다니..
조국과 민족을 열렬히 사랑하셨던 뜨거운 불꽃같은 형님. 청년학생들과 노 선배들, 동지들을 한없이 사랑하셨던 형님.
형님, 그토록 사랑하던 김승교 의장님, 그토록 존경하던 박선애 박순애 윤희보 선생님과 하늘에서 지켜봐주세요. 청년학생들이 개척하는 빛나는 조국의 미래를.. 뵙고 싶었던 모든 통일애국열사분들과 손 꼭 잡고 민족의 휘황찬란한 미래를 보시며 덩실덩실 춤추시며 말입니다.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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