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72] 타이완과 한국의 말 뒤집기 정객들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12/04 [11:36]  최종편집: ⓒ 자주시보

 

G20회의에서 중미 양국 정상의 회담으로 무역전의 보복성관세 조치가 일단 유예되었다. 누가 더 양보하고 누가 더 이득을 보았느냐 계산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별로 의미 있는 노릇 같지는 않다. 트럼프가 취임 후 2년 미만 기간에 보여준 변덕은 언제 약속과 합의를 뒤집을지 모른다는 인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주지 않았는가. 

 

말 뒤집기는 정객의 기본기라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와는 차원이 다르다만, 요즘 깊은 인상을 남겨준 타이완(台湾대만)정객이 있다. 지난 달 타이완의 종합선거에서 여당 민진당이 참패한 건 한국에서 이미 보도됐고 그중에서도 민진당이 20년 차지했던 남부 도시 가오슝(高雄고웅, 한국의 부산을 떠올리면 비슷하겠다)에서 국민당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게 최대의 이변임도 한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기반이 없고 정치경험도 부족한 사람이 선거과정에서 차차 신드롬을 일으키다가 드디어 이기는 게 엔간한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어 필자는 뉴스들을 죽 추적했다. 그런데 뉴스에 그 이름이 나올 때마다 일단 한국으로 오해하여 한국 관련 뉴스라고 여겼다. 그 이름이 한궈위(韩国瑜한국유)였기 때문이다. 한자로 “韩国”를 하도 많이 보았기에 뒤의 “위(瑜)”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선거가 끝난 뒤에야 “韩国瑜”가 고유명사 비슷해지면서 합쳐서 눈에 들어왔다. 선거에 이겼으나 당선연설에서 전혀 웃지도 않은 한궈위는 기쁘지 않고 할 일이 많다면서 시민들에게 참여를 호소했으니 당선되면 좋아 날뛰는 천박한 정객은 아니다. 단 이제 실제정치를 어떻게 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에서는 한자를 발음대로 표기하다나니 “한궈위”가 별로 알려지지도 화제로도 되지 않았는데, 타이완에서는 한국과 직결시켜 한궈위 신드롬을 “한류(韩流)”라고 불렀다. 이후에 사전에 들어갈지는 모르지만, 한류가 2018년 가을과 초겨울에는 타이완과 대륙에서 특별한 뜻을 가졌다. 한편 한자를 쓰는 일본에서 타이완 선거전과 결과를 보도하면서 한궈위가 자주 언론에 등장했는데, 일부 네티즌은 “간고쿠(韓国)”. “간류(韓流)”가 나오지 괜히 기분이 나쁘다는 반향을 보였다. 이른바 “혐한”파들이겠다. 

 

가오슝의 거리이름들마저 다 모른다는 조롱을 받았던 한궈위의 선거전망을 어둡게 본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그중에서도 민진당의 왕스졘(王世坚왕세견)이란 정객은 한궈위가 당선되면 바다에 뛰어들겠노라고 장담했다. 선거결과가 나와 그에게 약속을 지키라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왕스젠은 바다에 뛰어들겠다는 건 타이완 식 유머라고 변명했다. 한궈위는 너그러운 자세를 취하면서, 바다에 뛰어들지 말고 함께 가오슝을 잘 건설하자고 말해 적수들을 포함한 숱한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왕스젠이 한결 웃기는 건 예전에 바다에 뛰어든 적 있는 사실이다. 그것도 인증 동영상까지 찍었는데, 필자는 그만 뿜어버렸다. 크지 않은 배에서 바다에 뛰어들었으니까. 

왕스젠은 그나마 타이완 식 유머를 운운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구실을 내걸었다. 혹시 그가 그처럼 구실에 매달렸기에 더 큰 정객으로 되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눈 깜빡하지 않고 말을 뒤집거나 약속을 잊어버리는 정객들이야말로 큰 정객이 아니겠는가.

 

지난 해 한국 대선에서 지면 바다에 뛰어들자고 호소했던 분이 언제 그랬냐 싶게 해석조차 하지 않다가 올해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정계에서 물러났다가 최근에 정식 복귀했다. 그런 면에서는 “홍 트럼프”라는 별명이 근사하다. 유튜브에 “홍카콜라”라는 걸 정말 만들어서 운영한다면, VPN을 이용해서라도 유튜브에 접속하여 시청하고 싶다. 하긴 주요 내용들이야 한국 언론들이 전해주겠다만, 동영상 시청은 남다른 재미가 있지 않은가. 동영상들이 많아지면 오늘의 홍준표가 어제의 홍준표를 반박하는 내용들이 나오기 십상이라 그런 모순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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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우습다 18/12/04 [22:10]
1. 말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소위 "군자" 정도 밖에 없다. 정치인이 군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유는 간명하다. 정치세계 자체가 시간과 함께 변하게 마련이기때문이다, 요즘은 그 변화의 속도도 더욱 빨라졌다. 누가 2016년에 미중 무역전쟁을 예상했나, 누가 수차에 걸친 남북정상 회담을 예상했으며, 누가 북미정상회담을 예상했는가 ? 누가 싸드배치를 예상했는가. 2. 굵직한 것들만 해도 이렇다. 새로운 일이 일어나니 그 전에 했던 말은 새로운 정황에 안 맞게 마련이다. 정황을 바꾸겠는가, 말을 바꾸겠는가. 3. 중국은 왜 갑자기 신형 대국관계, 라는 용어가 수욱 들어가 버렸는가. 미국과 만날때마다 항상 강조하던 말이 이거였고 주석 입에서 나오던 말이 이거였는데, 이 말이 도대체 왜 실종되었는가. 왜 말이 바뀌었는가. 노골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으로 개망신 당하니 정신차려서 그런가. 행동은 어떤가 ? 왜 그렇게 작은 나라들 열심히 찾아다니며 외교하는가 ? 예전처럼 중국에 주욱 불러들여 한꺼번에 알현을 받으시지. 상황이 바뀌니 말만 아니라 행동도 바뀐다. 3. 자기나라 사랑하는 것은 좋은데, 남의 나라 말을 할 때는 자기나라는 어떤지 상황도 보면서 하라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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