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80] 세상은 변하고 있다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8/12/31 [14:25]  최종편집: ⓒ 자주시보

 

트럼프가 “백악관의 마지막 어른” 매티스를 쫓아내면서까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한 후, 시리아인들은 환호했고 러시아인들은 반겼지만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까봐 근심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중국에서는 중동에서 발을 뺀 미국이 남중국해로 군사력을 집중하여 압력을 가할까봐 우려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트럼프가 이라크 주둔 미군 부대를 깜짝 방문하고 미국이 더는 호구가 아니라면서 세계경찰 노릇을 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한데 대해 한국에서는 대뜸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꽤나 되었으나, 중국에서는 특별한 반향이 나오지 않았다. 미군 주둔비용이나 방위비 따위가 중국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같은 일을 놓고도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리고 반응하는 게 인간이다. 요즘 문제는 세상이 너무 급격히 바뀌어 전날의 상식들이 잇달아 깨지는 바람에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트럼프와 민주당의 갈등으로 하여 연방정부가 금년에 세 번째로 셧다운했는데, 그 전의 2차례 셧다운은 필자같이 국제정세에 민감한 사람마저 주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역전이 배경으로 되고 여러 날 이어지다나니 주목한 사람들이 엄청 많다. 게다가 중국주재 미국대사관마저 셧다운 인기에 한 몫 했다. 배정금 문제 미결을 이유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의 공식 계정을 잠정폐쇄한 것이다. 

 

▲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 웨이버 공식계정의 갱신중지 통고     © 자주시보

 

워낙 미국대사관은 미국식 가치 전파에 엄청 품을 들이면서 웨이보 공식계정도 일찍이 만들어서 걸핏하면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했다. 그런데 글쎄 재정문제를 이유로 내용을 갱신하지 못한다니 미국은 돈이 많다는 통념이 깨어지지 않을 수 없다. 화웨이 최고재무관 멍완저우의 체포를 놓고 미국 대사관 공식 계정에 찾아가 항의댓글을 달던 네티즌들은 과녁을 잃었으나 대신 미국대사관의 통보를 퍼나르면서 엄청 풍자한다. 

한국주재 미국 대사관도 트위터 계정이 없을 리 없는데 사용을 잠시 중지했다는 소식이 나오지 않으니 무슨 특수비용이라도 있어서일까? 

트럼프도 민주당도 물러설 여지가 거의 없기에 이번 셧다운이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은데, 최고기록인 21일을 넘기든 말든 중국에서 미국의 이미지가 입은 손실은 미봉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는 셧다운 때문에 대미 태도를 바꾼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2018년은 21세기 이래 보기 드물게 국제적 정치, 경제 판도가 상당히 심하게 바뀐 해이다. 미국과 조선(북한),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조선과 중국, 중국과 일본 등등의 관계가 모두 의미 깊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반도에서는 전쟁을 걱정하던 소리를 들어보기 어렵게 됐다. 한편 각국 내부의 정치역량들도 분열과 합병을 거듭하면서 새 판도를 짜왔다. 이제 2019년에는 변화의 폭이 더 크리라고 예견된다. 변화를 이끌 힘은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니더라도 변화를 따라갈 의식은 있어야 시대에 도태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자면 선입견 포기가 우선이겠다. 고집불통인 “아스팔트 우익”을 비웃기는 쉬우나, 오랫동안 알고 믿던 걸 버린다는 게 만만찮은 노릇이다. 물론 결심만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상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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