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 588] 축구와 미세먼지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9/01/28 [11: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19년 첫 국제경기로서 아세아 컵은 많은 이목을 끌었다. 중국 축구팀은 잠깐 팬들의 기대를 부풀렸다가 곧 절망을 안기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여러 가지 반향을 이끌어냈다. 

소조시합에서 한국 팀에게 0: 2로 지니, 중국 팀이 독일 팀과 같은 수준이라는 농담이 나왔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 팀도 한국 팀에게 그렇게 지지 않았느냐고. 

중국 팀의 8강전 탈락에 이어 한국 팀도 진출이 좌절하니, 한국 팀도 중국 팀처럼 귀국해야 되니 같은 신세라는 농담이 나왔다. 

 

“세계 제1운동”인 축구가 경쟁이 너무 심하니 아예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게 낫다는 소리도 나왔다. 

가장 특이한 건 자살하려는 여자를 말리던 경찰이 한 말이었다. 중국 국가축구 팀마저 계속 볼을 차는데 당신이 왜 죽으려는가. 

그 기사가 발표되자, 숱한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았다. 남자 축구선수들이야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데 왜 포기하겠는가? 돈을 너무 많이 벌지 못하게 해야 축구가 멈춰 설 가망이 있다. 

한국축구는 중국보다 훨씬 수준이 높고 또 지더라도 투지를 보여주기에 욕을 덜 먹는 편이나, 바로 수준이 더 높기에 기대치도 높아져 8강 진출 좌절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중국 축구에 어찌나 실망하고 절망했는지, 이제는 중국 팀이 참가하는 국제경기는 욕하러 본다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것과 달리, 한국 축구는 내일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희망이 많다. 

 

헌데 한국인들이 상당한 좌절감을 갖고 대하는 문제가 있다. 미세먼지다. 얼마 전 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를 잡는다고 서해 상공에서 인공강우실험을 한데 대해 비가 내리지 않았으니 좌절이다, 실패다, 돈 낭비다, 헛짓이다 등 별 소리가 다 나온다. 세상에 첫 실험이 대성공을 거두는 법은 없는데도 어떤 사람들이 부정적 판단을 하는 건 아무래도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도 보도되었지만, 중국에서는 인공강우 역사가 60년을 넘기고 상당히 보급되었다. 필자가 사는 고장에서도 수십 년 전 가물을 이기기 위해 고사포를 쏜 적 있다. 물론 포탄이 아니라 비가 내리게 하는 물질을 쏘았다. 고사포, 비행기, 미사일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공중의 수분알갱이를 크게 만들어 비가 내리도록 하는 게 간단한 원리다. 

한국에서는 희한한 일인 인공강우실험을 놓고 《삼국지》의 제갈량이 동풍을 비는 대목을 거드는 사람들이 있던데, 제갈량이 빌어온 건 바람이라 비와는 직결하기 어렵겠다. 워낙 중국 도술에서는 바람을 불러오고 비를 불러오는 걸 합쳐서 “호풍환우(呼風喚雨)”라고 불렀다. 수많은 고전소설들과 전설, 심지어 정사에 비바람을 불러오는 신기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단 구체적인 방법은 소개된 게 없다. 《수호지》에서는 양산박의 호걸 중 제4위인 공손룡이 호풍환우에 능하다고 하지만 그저 그가 술법을 부리니 비바람이 몰아쳤다는 정도로 그려진다. 《서유기》는 그나마 차지국에서 술법을 겨룰 때 도사가 어떻게 주문을 외우고 어떻게 제사를 지내니 바람을 맡은 신, 비를 맡은 신 그리고 용왕들이 차례로 와서 비를 내리게 되느냐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그렸다. 허나 손오공이 인맥과 위력을 이용해 호풍환우술을 파탄시킨다.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고전소설 《여선외사(女仙外史)》에는 가물을 이기겠다고 나선 도사가 요술로 비를 내리게 하는 대목이 있는데, 부근의 늪에서 물을 날라다가 공중에서 떨어지게 한다. 물건운반은 도술술어로 “섭(攝)”이라고 하니, 《서유기》에서 요귀들이 당승을 붙잡아 공중으로 날라가는 게 바로 “섭”의 일종이다. 산을 옮기고 바다를 옮긴다는 것도 모두 설에 속하니, 작은 늪의 물을 옮기는 것쯤은 별로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늪의 물을 옮겨서 가물을 대처한다는 설정으로 필자는 물질불멸의 법칙을 떠올렸다. 무턱대고 비바람을 불러온다는 것보다는 훨씬 사실적이 아닌가. 

 

인공강우의 장단점은 이미 연구한 사람들이 많다. 이 고장에 비를 내리게 하면 다른 고장에 내릴 비가 사라지니 전반적으로 보면 좋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허나 가물이 심한 농경지대에 비를 내리게 하는 결과로 사람이 살지 않는 고장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해서 나쁠 게 뭘까? 또 한국의 인공강우실험이 성공하여 정말 중국발 미세먼지들이 중도에서 서해에 떨어진다면 육지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좋은 일인가. 

미세먼지 중국기원설이 한국에서는 신봉자를 많이 만들었는데, 필자는 조금 의문을 갖는다. 여러 해 전 베이징을 중심으로 스모그가 심할 때에는 그게 반도로 넘어간다는 걸 믿었으나, 근년에는 베이징과 허베이성 일대 기상환경이 훨씬 나아졌다. 또 한국인들은 중국이 베이징 환경개선을 위해 오염원 공장들을 숱해 산둥반도로 옮겼다고 주장하는데, 산둥에 사는 사람들은(조선족들이 엄청 많다) 근년에 환경오염을 원망하는 소리를 내지 않고, 오히려 연해의 여러 도시들로 이주하는 외지인들이 늘어난다. 다음으로 산둥반도에서 오염물질이 양산되어 반도로 날아간다면, 군사분계선 구별능력이 없는 오염물질들이 반도 이남에만 가고 조선(북한)에는 가지 않겠느냐 의문이다. 예전에는 조선 언론들이 기상악화문제를 다루고 관련일기예보도 했는데, 근년에는 인상이 없다. 평양에 차들이 많아져서 공기가 오렴됐다는 방문담은 많아도. 

 

원인이야 어떠하든지 초기실험결과야 어떠하든지 미세먼지 문제가 철저히 해결되리라고 믿는다. 아무래도 중국 축구팀의 아세아 1등 따기보다야 훨씬 가망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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