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왜 나경원 의원을 만나려고 했는가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9/03/22 [17:5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3월 20일, 동작구 나경원 지역 사무실에서 나경원 의원의 망언에 대한 사과와 면담을 요청하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6명이 전원 연행되었다. 동작경찰서로 이송되었다.     ©자주시보

 

 

지난 20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동작구 사무실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의 대학생 6명이 항의방문을 했다.

 

4시간에 걸쳐 나경원 의원과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방문을 했지만, 대학생들은 면담은 커녕 경찰들에 의해 전원 연행되었다.

 

동작경찰서에서 4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은 대학생들은 밤 10시경 경찰서에서 석방되었다.

 

나경원 의원 사무실 항의방문을 했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최유리 학생이 "대학생들은 왜 나경원 의원을 만나려고 했는지"에 대한 글을 보내와 이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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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하물며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내뱉은 발언이 파문을 일고 왔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고 주장하고,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종전선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이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회담을 지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다시 과거로의 퇴행을 일삼는 주장이었습니다.

 

대학생들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역사의식도 민족의식도 없는 이 발언을 한 나경원 대표를 직접만나 진정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 지 항의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모아 6명의 대학생들은 분노의 마음을 가지고 나경원 의원 사무실로 찾아가 나경원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사무실에 있던 나경원 대표 보좌관은 저희의 얘기를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국회 본회의 일정을 소화중이라 일정을 조정하기 어렵다’며 ‘만나고 싶다면 국회로 직접 찾아가라’며 저희를 내보내려고 했습니다. 저희는 사무실에서 기다릴 테니 일정을 마치고 만나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사무실 사무처장은 “면담절차를 이야기하며 한시간 단위로 일정이 계속 바뀌니 자세한 일정은 우리도 모른다. 왜 여기와서 업무를 방해하냐”며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저희의 계속된 요구에 보좌관은 고압적인 태도로 나경원 대표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일정조정이 가능한지 형식적으로 물어본 채 ‘안된다고 하지 않느냐’는 태도로 저희를 기만했습니다. 계속해서 보좌관은 ‘한사람씩 얘기하라. 말 끊지말라. 모른다고 얘기했지 않는냐. 여긴 안오니까 국회로 직접 찾아가라’며 저희의 발언을 제지하고 삿대질을 하고, 팔짱을 끼고, 웃음을 터트리며 비웃는 등 권위적인 모습으로 일관했습니다. 사무실을 찾아오는 민원인들을 대하는 태도와 저희를 대하는 태도는 너무 상반된 모습이었습니다. 민원인들을 안쪽 방으로 안내해 저희를 차단시키고, 투명인간 취급하며 무시로 일관했습니다. 나경원 대표뿐만 아니라 보좌관마저도 국민을 무시하고 힐난하는 모습에 더욱 분노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곧 경찰들이 사진을 찍으며 들이닥쳤습니다. 경찰은 나경원 대표 면담 진행에 대해 중재하며 저희를 회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들과 사무실 직원들은 면담요청서를 작성시키더니 ‘답변을 줄테니 이제 그만 돌아가라’, ‘퇴거요청에 불응하면 법적처벌을 받게 된다’며 지금 돌아갈 수 있을 때 돌아가라고 겁을 줬습니다. 무시로 일관하는 당직자들과 경찰의 회유를 겪으며 더욱 분노하며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우리가 이대로 간다면 승자의 미소를 지을 그들을 생각하니 도저히 집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또한 저희를 더 분노하게 만든 것은 국회본회의에서 정의당 윤소하 대표의 연설에 나경원 대표가 도망치듯 퇴장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민주당을 향해 자기 이야기를 먼저 들으라고 소리친 나경원 대표가 자기를 비판한다고 퇴장하는 모습은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찬 이중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국회에서 일하는 중이라고 소리친 보좌관의 말이 무색하게 무책임한 태도로 쫓기듯 도망친 나경원 대표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습니다. 저희는 국회에서 도망친 나경원 대표와의 면담을 더 강력하게 요구하며 나경원 사퇴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4시간 동안 항의방문을 진행하고 있는 데 사무실 불이 꺼졌습니다. 당직자들이 퇴근하겠다며 불은 끈 것입니다. 당황스러운 것도 잠시 사무실 밖에서 저희와 함께 하기 위해 달려온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당직자들과 경찰들마저 밖으로 나가 사무실에 갇혀있었지만 밖에 우리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더 크게 구호를 외쳤습니다. 목이 쉬어라 외쳤습니다. 우리가 나경원 의원과 자유한국당에게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게 아니라 국민들이 사람 취급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울분이 터져 나왔습니다.

 

계속해서 구호를 외치는 와중에 이내 다시 불이 켜지고 경찰들에 의해 퇴거불응 현행범으로 연행됐습니다. 연행되는 순간까지도 함께 한 대학생들은 끝까지 외쳤습니다. 나경원 사퇴, 자유한국당 해체! 절박했고 처절했습니다. 버스에 탑승하게 될 때 밖에서 저희와 함께 항의하고 구호를 외쳐주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버스 안에서도 구호가 이어졌습니다. 손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빠졌습니다. 경찰서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밖에서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너무 긴장되고, 잠깐의 침묵도 허용되지 않다보니 투쟁시간이 4시간이 지났다는게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대학생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응원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힘이 빠질 새도 없이 계속 힘이 솟아났습니다. 저희는 단 6명이었지만 백만의 촛불시민들이 함께 하고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많은 언론들과 국민들이 우리의 투쟁을 세상에 전해줬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왜 경찰들이 우리를 연행하지 않고 회유해 돌려보내고자 했는지, 왜 나경원 사무실 당직자들이 당장 연행하라고 소리치지 못했는지 알게 됐습니다. 민심이 우리의 편이고, 나경원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이 바로 토착왜구, 적폐 중에 적폐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투쟁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분단 후 청산하지 못했던 친일잔재들, 거기에 기생하는 보수적폐세력들을 완전히 박멸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자주통일의 시대를 여는 몫이 청년학생들에게 달려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 뜨겁게 투쟁하겠습니다.

 

함께해주신 대학생들, 국민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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