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가"
황선
기사입력: 2019/04/26 [14:1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5일, 자유한국당 강원도당 사무실에 항의방문한 3명의 대학생과 1명의 시민이 아직까지 경찰서에 연행되어 있다.     © 자주시보

 

 

아가

 

황선(평화이음 이사)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건 말이다, 아가.

오늘 나를 있게 한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이란다.

얼굴도 모르는 그를, 그의 삶을, 고마워 할 줄 아는 마음.

 

나는,

새끼 하나 남기지 못하고

자주독립 그리다가 먼 먼 만주벌에서 산화한

그이들 유전자의 형상이라는 것을...

사람은 생각할 줄 아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라 족보에 없는 민족과 인류를

더듬을 줄 안다.

제 배 부른 것, 자기 출세에 연연하면

 

그것이 짐승이다.

오직 자기 먹이를 지키기 위해서만 으르렁 거리지.

 

오늘 온통 아수라장이 된 여의도를 보렴.

저들이 언제 한 번 저렇게 결기있게

부정의에 맞선 적이 있었던가,

저들이 언제 한 번 남의 아픔에 저토록 처절하게

몸부림 쳤던가, 말이다.

저들은 과거에도 시방도 그저 짐승이다.

아니 짐승만도 못 한 것들이다.

야수도 제 먹을 것 이상을 착복하지 않는데

저들의 욕심은 끝이 없어

그 욕심이 저를 욕되게 하고 민족을 욕되게 한다.

 

엄마는 오늘 너를 위해 싸우지만,

너만을 위해 싸우지 않았다.

먼 옛날

일본군과 청나라군대 앞에 죽창을 들고 서서

백년 뒤의 나를 보던 그 눈.

우리 아가들을 더듬던 그 마음.

고통받는 갑남을녀들. 그 삶이 남 일 같지 않아서 같이 울었던 사람들.

해방된 민족, 하나된 나라, 주인된 민중을

제 일로 알아 깊이 사랑한 이들.

 

그들에게 빙의된 날이다. 오늘은.

여의도 무궁화 꽃밭은 을사오적의 굿판이었지만

오늘 춘천은 동학농민군이 살아왔지,

항일투사들이 부활했지.

 

아가, 오늘 엄마는 너를 낳고 처음으로

품에 안아 재우지 못 하지만

너는 오늘

별들의 자장가 소리로 부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잠을 자거라.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다가 연행된 세 명의 대학생과 한 명의 아이 엄마, 그 후배들을 생각하며 헌사를 바칩니다. 오늘도 위대한 역사를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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