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노동절(MAY DAY)에 뿌려진 전단"
권말선
기사입력: 2019/05/08 [11: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유통 수수료 낮추고 모두 함께 살자     © 권말선

 

 

노동절(MAY DAY)에 뿌려진 전단

 

권말선 

 

내가 산 구두 한 켤레

걸을 때마다 또각또각

기분 좋게 울려 퍼지는

경쾌한 그 소리는

맨 처음 어디서 왔을까

 

내가 산 구두 한 켤레 속

장시간 노동과 최저도 못 되는 임금에 지친

제화노동자의 한숨 섞인 탄식은

공장을 나서는 순간 삭제당하고

파닥파닥 돈다발 세는 소리

기름진 손가락들의 술잔 찧는 소리

골프공 튕기는 소리로 바뀌고 말아

또각또각 명랑한 소리로 바뀌고 말아

 

노동자들의 축제여야 할 노동절에

"유통수수료 낮추고 모두 함께 살자!"

광장에 뿌려진 제화노동자들의 외침은

살려 달라 손 내미는 절박함은

힘 있고 돈 있는 자들 귀에까지 닿을 수 있을까

 

내가 신은 구두 

발걸음 맞춰 일정하게 뱉어내는

또각또각 그 소리는

제화노동자들이 망치로 바늘로

심고 꿰매놓은 응급구조신호

 “MAYDAY MAYDAY MAY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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