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차] 나이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9/12/30 [14: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한국 국회에는 300명 가까운 의원들이 있지만 활약하는 사람들은 제한되었다. 예컨대 조훈현 9단 같은 분은 4년 가까이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있으면서도 정치적인 발언은 거의 하지 않아 존재감이 알리지 않는다. 매스컴에 별로 오르내리지 않던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7일 급작스레 인기를 끈 건 선거법 표결을 위해 문희상 국회의장을 막다가 팔꿈치로 가격하고 “이거 성추행이야! 만지지 마!”라고 소리쳐서이다. 74살 난 문 의장은 맞고도 맞았다고 말하지 못하고 67살 난 가격한 이 의원은 성추행을 운운하니 이건 역으로 성차별이 아닌가 싶다. 남자로서 갑자기 억울해졌다. 

 

♨ 옛날 동방에서는 “소년등과(少年登科)”라고 하여 어린 나이에 과거급제해서 유명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근현대에 어린이가 이름 날리는 경로는 주로 영화와 체육에서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21세기 10년대의 막바지에는 수업을 때려치우고 떠돌아다니면서 어른들을 나무라서 유명해진 10대 소녀가 생겨났다. 스웨덴의 툰베리는 언론에 보도돼서부터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세계적인 인물로 되었고 무수한 찬사를 받는다. 그가 제일 인기 없는 나라는 중국이 아닐까 싶다. 언론들이 시큰둥하게 대하는 건 물론 민의가 반영되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도 풍자와 조소가 많다. 중국에서 16살 난 애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외에 적어도 나무를 몇 그루 심었는데(학교들은 꼭 녹화사업을 조직함) 툰베리는 해놓은 게 뭐냐는 식이다. 

 

♨ 툰베리 지지는 서방언론 및 서방의 영향을 받는 사회에서 거의 “정치적 정확성”으로 간주되어, 그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서방 정치인은 가물에 콩 나듯 한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내놓고는 무게감 있는 정객 가운데서 일본 환경상 고이즈미 신지로가 12월 20일 TBS 기자 인터뷰를 받으면서 “솔직히 일본에선 비행기 탑승을 피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일본 젊은이들이 툰베리와 다른 방식으로 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그런데 27일 한 주간지가 고이즈미와 유부녀의 불륜설 및 정치자금 유용설을 보도하여 아베의 후계자로 간주되던 38세의 한창나이 정객이 곤경에 빠졌다. 폭로 시기가 너무 묘해 음모론을 떠올릴 정도다. 

 

♨ 올해 막바지에 유명해진 정치인으로는 핀란드의 34살 여성 총리도 있다. 언론들은 세계에서 제일 젊은 지도자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는데, 중국 네티즌들은 관련보도 밑에 김원수(金元帅, 김정은 위원장)를 무시하느냐는 등 댓글을 달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출생연도를 조선(북한)이 확인해주지 않아 1985년 설 등이 난무하는 판인데 80년대 생임은 분명해 보이므로 중국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세계 최강 80후(八零后, 80년대 생을 가리키는 말)라는 수식어가 붙여진지 몇 해 된다. 조선과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싫어하는 사람들마저 최강 80후라는 표현에는 거의 공감한다. 

 

♨ 중국에서 30대가 정치를 한다면 대체로 현(县, 반도 남북의 군 격)급 기관에서 경험을 쌓는다. 40대면 반도에 없는 지구(地区, 옌볜조선족자치주가 지구에 맞먹음)급 지도자로 승진할 가망이 많고, 50대로서 잘하면 성(省, 반도 남북의 도급)급 지도자로 될 수 있다, 60대면 중앙에 올라갈 수 있다. 승진속도가 차이 나고 탈락이 많아 이례들도 있지만 대체로 이렇게 이해하면 편하다. 30대에 큰일을 해보고 싶으면 창업하거나 발전 속도가 빠른 기업에 들어가는 외에 과학기술기관에 들어가는 것도 선택사항의 하나이다. 중국은 실패를 겪었던 최대로켓 창정 5호를 27일 밤에 발사 성공시켰는데, 많은 사람이 발사장면 외에 통제실에 앉은 사람들의 나이에 주목했다. 

 

▲ 중국 인민일보 사이트에서 게재된 사진     

 

3, 40대로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중국 우주탐사의 미래가 창창하다는 등 반향이 다수였다. 그 장면을 보면서 필자는 조선이 위성(한국에서는 장거리로켓이라고 단정) 발사를 성공시킨 후 평양에 불러들인 공로자들 가운데 앳된 얼굴들도 많았던 걸 상기했다. 몇 해 지난 지금에 와서도 20대를 넘기지 않았을 그런 젊은이들이 몇 해 동안 놀지 않았으리라는 건 분명하다. 이번 달에 화제들을 만든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실험들에도 젊은이들이 참여했으리라는 게 합리한 추측이요, 젊은 과학자, 기술자들은 조선의 군력과 국력 강화 전망을 밝게 해준다. 한국에서 60대 정객들을 주축으로 말다툼과 몸싸움이 벌어질 때, 조선과 중국에서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듣노라면 벌어질 격차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2020년 총선에서 젊은 사람들이 당선되면, 한국 사회가 보다 활기를 띠지나 않을까? 실낱같은 기대라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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