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의 치유하는 삶] 19. 피부는 입

황선 | 기사입력 2020/08/02 [21:30]

[황선의 치유하는 삶] 19. 피부는 입

황선 | 입력 : 2020/08/02 [21:30]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 가장 먼저 안색을 살핍니다. 

 

얼굴은 개성이 넘치는 신체 부분입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로 상당 부분을 감싸고 있긴 하지만, 대체로 부끄러움 없이 노출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며 개개인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말하자면 얼굴은 이름표입니다. 

 

얼굴을 살피며 우리가 얻는 정보는 꽤 많습니다. 

 

낯빛이 창백하다거나 어둡다거나 황달기가 있다거나 다크서클이 턱에까지 닿아있다거나, 복숭아빛 홍조가 예쁘다거나... 빛깔만으로도 우리는 상대의 건강상태를 읽어 내곤 합니다. 

 

그뿐 아닙니다. 

눈 주변 주름의 형태나 입술의 미묘한 형태 등을 통해 그가 낙천적인 사람인지, 고집스러운 사람인지, 늘 걱정 많은 사람인지, 등을 읽어내기도 하고 현재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야기 하다 보면 상대에게 전에 없이 주근깨나 기미, 물사마귀 등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것을 통해 몸이 보내는 신호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얼굴이나 피부는 단순히 미용의 대상이 아닙니다. 피부는 내장 벽의 연장이며, 위장기관의 표면은 피부의 연장입니다. 

무슨 깨달음이랄 것도 없는 이것을 해부학적으로 이해하고 머릿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리던 순간 참 기뻤습니다. 

입술도 피부이고 구강 내 피부 조직도, 내시경을 할 때마다 확인하게 되는 식도며 위벽도 모두 피부, 그러고 보면 소장 대장을 거쳐 직장과 항문까지 피부 아닌 곳이 없습니다. 

피부는 위치와 기능에 따라 때로는 팽팽하고 때로는 매우 주름지는 등 형태나 질감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 피부로서의 본분을 다해 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피부 알기를 잘 씻고 잘 가꿔주면 좋을 포장재 정도로 치부하곤 하지만, 피부는 포장재로서의 역할, 보호막으로서의 역할, 영양분을 흡수하는 역할, 오염물이나 찌꺼기를 분비하는 역할 등을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신체 기관입니다. 

 

2018년 겨울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발바닥에 티눈 같은 것이 잡혔습니다. 티눈이겠거니 생각했는데 티눈에서 보이는 특징들이 없는 것이 그냥 굳은살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발꿈치가 아니라 용천혈 부위 가장 부드러운 곳이라 굳은살로 부르기에도 무리스러웠습니다.

헌데 그놈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커졌습니다. 처음엔 점 같던 것이 어느새 손톱만큼 넓어졌습니다. 얼마 뒤에는 발의 옆쪽 날에도 같은 것이 생긴 것을 발견했습니다. 일종의 멍울입니다.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단식과 채식수련을 하다 만난 환우들 중 대부분이 피부색과 피부탄력의 변화를 비롯해 멍울이나 물사마귀와 같은 (양성)종양의 증식을 경험했던 터라 역시 몸 전반의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확신을 했습니다. 

지금도 항암치유 중인 후배의 경우 암을 발견한 것은 지난 해 말이지만, 몇 해 전부터 얼굴과 목, 가슴 부위의 피부 변화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물사마귀가 갑자기 늘었고, 나와 똑같이 발바닥에 멍울이 잡혔습니다. 그 멍울의 크기는 내 발바닥 멍울 두 개를 합친 것보다 컸습니다. 

나의 발바닥 멍울은 생채식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습니다. 후배에게 확인해보니 그 친구 발바닥의 멍울도 상당히 줄어들어 있길래 안 그래도 신기해 했다고 합니다. 

 

기미나 주근깨 검버섯 등이 생기면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을 바를 것이 아니라 몸에 비타민C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알고 감잎차를 더 신경 써서 마셔주고 과채소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피부에 주근깨가 생겼다고 그 부위 피부에만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데, 화장품 회사나 뷰티샵, 그리고 피부과의원까지 처방을 내리는 것을 보면 매우 지엽적이고 단기적인 대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갑작스러운 피부노화도 미용의 문제라기보다 건강의 적신호입니다. 하루 한 개의 마스크시트 팩이 아니라 감잎차로 비타민C와 콜라겐을 보충해줘야 한다는 신호인 것입니다. 얼굴 피부의 탄력이 감소한 것처럼 내장 기관의 탄력도 감소하니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하수증, 장 누수 등도 더 빨리 진행될 것이고 이는 비단 피부의 증상에만 머물지 않고 관절의 연골 등에서도 반응이 오기 마련입니다. 

물사마귀나 멍울 등이 보이는 피부에서 발견된다면 내장기관에서도 폴립, 용종 등 양성종양이나 선종, 혹은 진행된 암종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것이 보일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물론 단식을 통해 몸을 비우고 불필요한 것들을 태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상증식세포가 좋아하는 당과 동물성지방을 제한하고 이상증식을 억제하는 효능과 면역력을 강화하는 음식을 먹어야합니다. 

 

어린 시절 여동생의 손과 얼굴에 물사마귀가 돋아서 부모님도 동생도 신경을 꽤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동네 병원에도 다녀보고 피부병 치료에 이름이 났던 종로의 약국에도 가서 특효라는 연고를 구해다 바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의 복합적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동생의 피부에서 그 많던 물사마귀들이 다 사라졌는데, 효과를 볼 시점에 가장 열심히 규칙성 있게 했던 것은 율무를 끓인 물을 마시고 바르는 일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어머니께서 어디서 그 치료법을 들으신 건지는 모르겠으나, 원리도 뭣도 모르는 상태로 퍽 오랫동안 제 기억에도 각인되었습니다. 

자연치유 선생님의 당부로 현미에 귀리와 율무를 꼭 섞어 먹게 되어 각각의 효능을 공부하다 보니 과연 율무의 효능에 물사마귀 등 양성종양뿐 아니라 악성종양인 암을 다스리는 효능이 꽤 알려졌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빠른 세포분열을 제어하니 물사마귀나 여드름 같은 종기, 암 모두에 좋습니다. 양질의 단백질이나  지방 함유도 높은 편입니다. 특이한 속도의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여타 항암 식품들이 그렇듯 율무도 임산부는 피하는 것이 좋지만 산후에는 근육과 골격을 튼튼히 하므로 섭취하면 좋다고 합니다. 

율무 우린 물이 피부에 좋다니 그걸로 세안하거나 율무가루로 팩을 하기도 하는데,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식사 때 섭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얼굴뿐 아니라 내장과 온몸의 피부를 모두 매끄럽고 튼튼히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연재료로 하는 얼굴 팩도 효과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피부도 섭취를 하기 때문입니다. 

 

피부는 무언가를 바르고 그리는 도화지가 아니라, 닿는 모든 것을 섭취하는 소화흡수기관이기도 하고 호흡기관이기도 합니다. 피부가 얼마나 흡수력이 좋은지는 금연치료제로 쓰는 니코틴패치, 붙이는 마약성 진통제, 붙이는 멀미방지제, 각종 파스 등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입뿐 아니라 피부로도 많은 것을 먹고 있으며, 코뿐 아니라 피부를 통해서도 상당한 호흡을 하고 있고 비뇨기 뿐 아니라 피부를 통해서도 상당한 양의 암모니아와 요산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입으로 먹는 것뿐 아니라 입는 것, 바르는 것에도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자연치유 중인 환자들에게 고수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먹을 수 없는 것은 피부에 바르지 말 것.’

 

우리는 너무 많은 화학물질을 피부를 통해 먹고 있는 한편 보이는 피부에만 집착하며 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피부는 ‘말을 하는 입’이기도 하고, ‘먹는 입’이기도 합니다. 

 

피부가 하는 말, 피부의 미각을 존중해야 여생이 좀 더 평화롭습니다.

 

▲ 튼튼한 피부를 위한 여름 밥상. 야채잡곡죽과 꽈리고추찜, 양배추물김치, 파프리카  ©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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