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조선노동당 창건 75돌 경축 열병식에서 공개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반향이 뜨겁다.
미국의 소리(VOA) 1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의 새로운 ICBM에 대해 대체로 “세계 최대의 이동식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 더욱 강력해진 엔진을 장착하고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매우 큰 미사일”로 평가하면서 “화성-15형 엔진 몇 개를 묶은 ‘클러스터’ 방식 엔진을 장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러스터 방식은 조그만 로켓엔진 노즐 여러 개를 다발로 묶어서 큰 엔진 하나만큼의 효과를 내는 기법이다.
루이스 소장은 10일(현지 시각)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화성-15형 미사일에 장착된 1개의 연료 공급 펌프와 2개의 연소실(combustion chamber)을 1개의 엔진으로 간주하면 화성-12형과 화성-14형은 ‘반 개’의 엔진을 장착한 셈인데, 이번에 선보인 ICBM은 화성-15형 엔진 2~3개를 결합한 엔진을 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단 로켓이 화성-15형과 비교해 2~3배 더 강력해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열병식에서 새로운 ICBM은 11축 22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ICBM이 길이 1~2m, 지름은 30~40cm 각각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의 추정에 따르면 새로운 ICBM의 길이는 22~24m, 지름은 2.3~2.8m가량이다.
기존 화성-15형 미사일 TEL은 9축 18륜이다.
지난 2017년 북의 화성-15형 시험 발사 이후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화성-15형이 지름 2~2.4m, 길이 21~22.5m의 2단 액체연료 ICBM이라고 분석했다. 사거리는 8,500~1만 3,000km로 추정했다.
미국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ICBM 미니트맨-3은 사거리 1만 3,000km로 길이가 18.2m, 지름은 1.85m이다.
현재로서는 북의 새로운 ICBM이 미국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가 보유한 ICBM보다 지름, 길이가 늘어남에 따라 세계 최대 미사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도 새로운 ICBM의 크기에 주목하면서 “세계 최대의 이동식 액체연료 미사일”로 평가했다. 다만 “북이 고체연료 ICBM을 선보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라고 덧붙였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새로운 ICBM은 화성-12, 14, 15형 미사일을 확장한 모델로 더욱 크고 무거운 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크고 무거운 북 핵무기를 운반할 로켓을 확보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라고 추정했다.
“북이 공개한 4기의 ICBM에 각각 3개의 탄두가 탑재되면 모두 12개의 탄두로 공격을 하게 된다는 의미로, 알래스카에 배치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제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미사일 직경이 2.5m라면 화성-15형 미사일 재진입체를 3개 탑재할 수 있고, 직경을 최대 3m로 잡는다면 재진입체를 5개까지 실을 수 있다”라고 추정했다.
그는 특히 “이런 방식으로 탄두 수를 늘리는 것은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확충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라며 새로운 ICBM이 향후 미국 미사일 방어망을 심각하게 위협할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또한 멜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미사일은 괴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액체 연료이며 매우 거대한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 MIRV)를 탑재할 수 있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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