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105] 남북미 코로나 대응 비교 2

문경환 | 기사입력 2020/12/08 [08:14]

[아침햇살105] 남북미 코로나 대응 비교 2

문경환 | 입력 : 2020/12/08 [08:14]

※ 앞 글에 이어

 

2. 몇 가지 주요 지점 비교

 

(1) 국가 시책에서 차지한 비중

 

가. 한국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을 국가 시책의 앞 순위에 두었다. 주요 고비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철저한 방역과 국민 협조를 호소했다. 또한 중앙방역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했다. 9월 29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권고’가 아닌 ‘의무’로 전환하기도 했다. 또한 방역을 방해한 신천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여 교인 명부를 확보하고, 확진자가 급증할 때마다 긴급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정부는 방역을 다른 국정사안보다 앞 순위에 두고 우선 적용하였다. 

 

다만 정부는 일부 다른 나라들과 달리 국경봉쇄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 상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1~3단계로 나눠 적용하였으며 이마저도 나중에는 1.5, 2.5단계를 추가해 세분화하였다. 처음부터 가장 강력한 조치를 적용하지 않고 서서히 단계를 올렸다가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면 다시 단계를 낮추는 등 조심스레 적용한 것은 경제 피해를 최소로 하기 위해서였다. 지금도 수도권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하자 일부에서 차라리 3단계로 상향해 빨리 진정시키자고 주장하지만 경제 여파를 우려해 함부로 조정하지 못한다. 

 

이렇게 보면 한국 정부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일정한 피해를 감수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방역을 위해 경제적 피해를 일정하게 감수했으며, 또 경제를 위해 방역에서의 피해를 일정하게 감수했다. 

 

나. 북한

 

북한은 한국과 달리 방역에 모든 것을 복무시켰다. ‘방역과 경제 병행노선’이 아니라 ‘방역 총집중 노선’인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상 방역사업과 관련한 중앙지휘부의 지휘와 통제에 모든 부문, 단위들이 무조건 절대복종하고 철저히 집행하는 엄격한 규율을 확립하며 이에 대해 감시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방역을 절대화하고 최우선시해 국사 중의 제일 국사로 놓은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정치, 외교, 경제, 국방 등 전 영역에서 피해를 감수하며 방역 조치를 앞세웠다. 주요 정치·군사 행사인 2월 8일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취소하였고, 국경을 폐쇄하고 북한 주재 외교관들에게 철수를 권고하는 등 외교적 피해도 감수했으며, 4월 11일 채택한 공동결정서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경제 목표를 조정하였다. 모든 것이 방역의 하위 개념이 되었으며 방역에 저촉되는 것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금도 방역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에서만 경제, 외교 등을 허용하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방역에 모든 것을 복무시켰지만 그렇다고 다른 나라들만큼 경제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른 나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실업자가 나오고 자영업자들이 파산하며 GDP가 급락하는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나라들은 소요사태까지 발생하였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 피해가 있었다는 점을 숨기지는 않지만 치명적인 수준은 아닌 듯하다. 

 

또한 북한은 내년 1월에 8차 당대회를 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2016년 5월 7차 당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달성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북한은 노동당이 이전 당대회에서 제시한 목표를 일정한 수준으로 달성했을 때 차기 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차 당대회가 36년 만에 열렸던 이유도 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인해 국가 목표를 제때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 미국

 

미국은 경제를 앞세우고 방역을 하위개념으로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를 정상화하는 것을 방역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다. 트럼프는 4월 7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회의에서 “미국의 발병 ‘곡선’이 정점으로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라며 “우리는 경제를 빨리 열고 싶다”라고 조바심을 냈다. 그러나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트럼프는 5월 5일 대담에서 추가 사망자가 상당히 발생하더라도 경제활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5월 들어 방역조치를 완화했다가 6월 하순 코로나19가 폭증하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들이 대선을 신경 쓰며 경제 재개에 늑장을 부린다며 비난하기 바빴다. 

 

트럼프는 연방 예산으로 경제 재개를 압박했다. 트럼프의 오른팔 격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연방 자금을 대출해줄 수 있다면서 주정부가 경제 재개에 나서도록 유도했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7월 초에도 트럼프 정부는 보건당국에 방역지침 완화를 압박하면서 각 학교에 개학을 요구했다. 개학하지 않는 학교에는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위협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 생각에는 학교를 열어야 부모들이 직장에 돌아가 경제를 정상화할 수 있고, 그래야 자신의 경제 성과를 과시할 수 있었다. (「트럼프 경제회복 성과 과시욕에 전쟁터가 된 미국 학교」, 뉴스1, 2020.7.9.)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마저 정쟁의 소재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 심각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금방 사라진다’, ‘독감 같은 것이다’며 국민을 속였다. 말로는 사회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했지만 누가 봐도 대선을 신경 쓴 결과였다. 백신 개발을 두고서도 트럼프는 6월부터 줄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대선 패배가 뚜렷해진 뒤인 11월 9일 트위터에 “내가 오래 전부터 언급한 것처럼 화이자와 다른 제약사들은 선거 이후에야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발표했다”라며 “그들이 선거 전에 백신을 발표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짜증을 냈다. 

 

▲ 화이자를 비난한 트럼프의 트윗.  © 트럼프 트위터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를 패권 유지용, 중국 공격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정식 명칭을 결정하고 ‘우한바이러스’, ‘중국폐렴’ 같은 지역명을 쓰지 말 것을 권고했지만 트럼프는 ‘우한 폐렴’을 고집하며 중국 공격에 활용했다. 또한 효과도 없는 중국인 입국 금지에 매달리며 반중, 혐중 여론을 조장했다. 미국 내에서는 상식에도 맞지 않게 중국이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만약 최초 발병국이 팬데믹에 대한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면 미국도 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또 중국이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신종 바이러스를 만들었다, 중국이 미국의 백신 개발을 지연시키려 한다는 식의 음모론을 공공연히 내돌리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밀린 미국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미중 대결의 우위에 서려는 시도로 보인다. 

 

(2) 각국의 종합 대응 양태

 

가. 한국

 

문재인 정부와 다수 국민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노력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정쟁 수단으로 삼으며 정부 공격에 열을 올리고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적폐세력도 존재하였다. 

 

‘국민의힘’ 당(이하 국힘당)은 시종일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비판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 

 

사태 초기 국힘당(당시는 미래통합당)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는다며 공세를 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주장이었다. 일단 국내에서 중국 국적 감염자의 확산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며 중국인 입국을 금지한 다른 나라들도 감염자가 확산되기는 매한가지였다. 또한 정부는 이미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해 철저한 격리, 방역 조치를 했기 때문에 굳이 전면 입국 금지를 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중국인만 입국 금지할지, 중국에서 넘어오는 우리 국민까지 못 오게 막을지에 대해서도 국힘당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였다. 

 

사실 국힘당이 중국인 입국 금지에 매달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끈질기게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른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함부로 다룰 수 없는 정부의 난처한 처지를 이용해 국민 속에 ‘혐중정서’를 불러일으키고 문재인 정부를 ‘친중정권’으로 매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힘당은 코로나19 퇴치에 초당적 협조를 하기보다는 정부 공격에 더 관심이 있었다. 

 

이후에도 국힘당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 태극기집회를 막으려고 하자 ‘독재’라며 규탄했다. 이들에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는 태극기부대의 문재인 정권 규탄 목소리가 더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태극기부대가 집회를 강행해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되자 국힘당은 정부가 제대로 관리, 통제를 못해서 그렇게 됐다며 정부를 또 공격했다. 

 

국힘당과 한 배를 탄 적폐언론도 문재인 정부의 방역이 실패해 코로나19가 널리 확산되기를 바라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적폐언론들은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는데 온 힘을 쏟다가 자기 말을 자기가 뒤집는 낯 뜨거운 모습을 연달아 보였다. 대만의 공적 마스크 판매를 극찬하던 적폐언론은 문재인 정부가 공적 마스크 판매에 돌입하자 하루만에 ‘구입 불편’ 운운하며 날을 세웠다. (「“대만 부럽다”던 보수언론…마스크 5부제에 ‘돌변’」, 노컷뉴스, 2020.3.11.) 한국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비판하는 황당한 기사를 올렸고, 조선일보는 정부의 마스크 배포를 낭비라고 비판하면서 같은 날 “本紙 구독료 자동이체 하세요, 마스크세트를 드립니다”라는 공지를 해 비판을 받았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각국의 칭찬이 이어지자 더 이상 정부를 비난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적폐언론들은 ‘외국은 국내 사정을 잘 모른다’, ‘국민의 시민의식이 뛰어난 것이지 문재인 정부가 잘 한 게 아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잘했지 청와대는 못했다’는 식의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한국기자협회는 「선 넘은 조선일보의 코로나 보도」(2020.3.4.)를 통해 “조선일보가 바라는 것은 진정 이 정부의 방역실패인가”라고 질타했다. 

 

태극기부대를 위시한 극우적폐세력들도 코로나19를 무기로 정권 공격에 여념이 없다. 

 

전부터 ‘문재인 퇴진’을 주장하던 극우적폐세력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를 퍼뜨리려는 기이한 행동을 하였다. 8.15 태극기집회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질서유지를 위해 출동한 경찰, 길가는 행인,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의료진 등에게 침을 뱉으며 어떻게든 코로나19를 전파하기 위해 기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정부의 음모라는 온갖 가짜뉴스와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방역에 혼선을 주었다. 태극기부대의 일부인 극우개신교 역시 집단예배를 강행하며 정부 방침 어기기에 앞장섰다. 

 

이처럼 다수의 분위기와 달리 적폐세력들은 방역을 무력화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들에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으며 정권을 공격할 수만 있다면 악마에 영혼이라도 팔 기세였다. 

 

지금도 이들은 민주노총이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아래 합법적 집회를 하는 것을 두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비난하면서 ‘태극기부대와의 형평성’을 운운하며 정부 공격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나. 북한

 

북한은 모든 것에 앞서서 방역 조치를 절대화하는 파격적이며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였다. 여기에는 당, 정부, 단체, 국민 그 누구도 예외가 없었다. 평소처럼 안일한 대응을 하거나 방역과 관련해 실수라도 하면 단호한 책벌이 가해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북한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거나, 분열적인 모습이 나온 것은 없다. 북한에 야당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약 사회에 불만이 내재되어 있다면 국민이 정부 방침을 잘 따르지 않게 된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태풍 피해를 입은 함경도의 복구 작업에 평양의 노동당원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는 친필서한을 공개하자 하루만에 30만 명에 달하는 당원들이 파견을 자원하였다. 10월 10일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듣는 군인과 민간인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정부에 대한 굳은 신뢰 없이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다. 

 

마스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하나같이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 있다. 그런데 마스크는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기 위해 쓰는 것이다. 확진자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있느냐, 확진자가 나오면 그때부터 써도 되지 않느냐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마스크를 두고 싸움이 벌어졌다거나 처벌을 받았다거나 하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정작 확진자가 넘쳐나는 미국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며 총질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만큼 북한 국민들이 정부 방침을 신뢰하며 철저히 따르고 있는 것 아닌가 짐작해볼 수 있다. 

 

다. 미국

 

미국은 사회 전체가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폭발하는 양상이다. 큰 흐름이 있고 여기에 일부 반발하는 세력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백악관부터 정치권, 주정부, 국민까지 모두가 서로를 불신하며 싸우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사회가 얼마나 썩고 병들었는지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먼저 백악관과 연방정부 등 미국을 이끌어야 하는 ‘컨트롤타워’부터 분열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들어 백악관 코로나 대책본부(TF)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책본부가 방역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마비시킨다는 이유였다. 급기야 5월 5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한 달 안에 대책본부를 해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부담이 됐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 그렇다고 대책본부를 인정한 것도 아니다. 8월에는 데버라 버크스 대책본부 조정관을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대책본부에서 수석 팀원으로 일했던 올리비아 트루아는 9월 17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트럼프의 “인간 생명에 대한 완전한 경시”를 이유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정도로 백악관 대책본부는 아수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로 통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게도 수차례 비난을 들이댔다. 10월 19일에는 대선 캠프 참모들과 전화회의에서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의 얘기를 듣는데 진절머리를 낸다”, “파우치가 TV에 나올 때마다 항상 폭탄이 있다”, “내가 그를 해고하면 더 큰 폭탄이 있다. 그러나 파우치는 재앙이다”라고 비난했다. 또 파우치 소장의 말을 따랐다면 미국에 70만~80만 명의 사망자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이런 분열하는 모습은 미국 국민에게 불안과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도 심각했다. 

 

지난 5월 위스콘신주에서는 민주당 소속 에버스 주지사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에게 자택대기 명령을 내리자 공화당 소속 주의원들이 소송을 제기, 봉쇄 명령을 뒤집어버렸다. 에버스 주지사는 “바이러스는 정치인들이 이견을 해소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계속 집에서 대기하라”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대체로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는 자택대기 명령을 풀고 경제를 조기 재가동했고,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주는 최대한 재가동을 미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트럼프가 마스크 무용론을 제기하며 맨얼굴로 다니자 공화당 의원들도 마스크를 거부했다. 미 의회는 마스크를 쓴 민주당 의원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공화당 의원으로 나뉘었다.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 민주당이 아니라 마스크당, 노(No)마스크당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을 두고도 대립했다. 지난 11월 민주당은 2조2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하원에서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이 거부하였다. 연방 자금으로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지방정부를 도울 수 없다는 이유였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에도 대립이 이어졌다. 

 

지난 5월 3일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입해 비밀장소에 숨겨두었다고 밝혔다. 연방정부가 화물을 가로채거나 빼돌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진단키트를 실은 비행기를 호위하기 위해 공항에 주방위군과 경찰까지 배치했다.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불만을 가진 주들이 연합해 공동대응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동부의 뉴욕·뉴저지·코네티컷·펜실베이니아주와 서부의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는 코로나19 초기에 자택 대피령을 공동으로 시행하였다. 메릴랜드·매사추세츠·오하이오·루이지애나·미시간·버지니아주 등 6개 주는 공동으로 코로나19 검사 협약을 체결하였다. 전례 없이 주정부가 연방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대립, 충돌은 국민 내부에도 분열을 불러왔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에 대한 “통일된 대응”을 주장했지만 허공 속의 메아리였다. 대통령과 보건당국의 엇갈린 주장, 주정부마다 천차만별인 대응은 국민 불안과 불신, 혼란을 부추겼다. 

 

일부 미국인은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며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시민을 폭행하거나 총까지 쏘는 만행을 저질렀다. 봉쇄를 반대한다며 총을 든 시위대가 주 의회를 점거하기도 했다. 국민 분열은 대선을 계기로 폭발했다.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자들은 수시로 폭력사태를 일으키며 거리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이것이 현재 미국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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