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강은미 ‘하루 평균 6명이 죽는 현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꼭 필요해’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12/29 [15:24]

[대담] 강은미 ‘하루 평균 6명이 죽는 현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꼭 필요해’

김영란 기자 | 입력 : 2020/12/29 [15:24]

▲ 지난 11일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이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다.맨오른쪽 강은미 원내대표. (사진출처-강은미 페이스북]  

 

지난 11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 단식 농성장이 차려졌다. 

 

단식농성을 하는 사람들의 요구는 단 한 가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제정하라”이다.

 

단식농성장이 꾸려진 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목소리는 노동자뿐 아니라 청년학생, 직장인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전문가들, 학자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는 30일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1만 명의 동조 단식이 진행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법안을 발의했고, 현재 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하는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서면 대담을 나눴다.

 

강은미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다치거나 장애 입고 있어...”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왜 중요한가?

 

▲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김영란 기자

[강은미] 하루 평균 6명, 작년 한 해만도 2,020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해마다 10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다치거나 장애를 입고 있다. 우리는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이 높은 산재 공화국의 오명을 가지고 있고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같은 사회적 참사로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중대재해’ 발생 시 처벌할 수 있는 책임성을 높이자는 법을 제안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중대재해’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재해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부상자 또는 직업성 질병자가 동시에 10명 이상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정의당이 제출한 법안의 핵심은 산재가 발생하는 기업의 경영책임자에게 안전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에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천만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면 손해액의 3배 이상 10배 이하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면 노동자의 현실은 어떻게 바뀌는가?

 

[강은미] 일터 및 공중 시설 등의 포괄적인 안전 조치들이 적극 시행될 것이다. 안전보건 담당자나 부서 등에 한정된 수준이 아니라, 기업과 경영의 총 책임자가 안전, 산재 예방 등에 필요한 중요한 결정 및 인력, 예산, 결정 등을 통해 현재 하루 평균 6명이 죽고, 연간 10명이 다치거나 장해를 입게 되는 상황도 상당히 개선될 것이다. 

 

[기자] 법 제정이 안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강은미] 이 법은 20대 국회 고 노회찬 의원이 발의하기도 했지만, 당시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지난 6월 11일 정의당 1호 법안으로 제가 대표 발의한 이후에 공식적인 논의는 법사위 15명과 28일 소위 논의가 전부였다. 28일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해 제출한 정부의 수정안을 보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자는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기업과 재계의 우려와 지적을 상당 부분 수용하여 반영했다. 결국 돈보다 생명을 먼저 하자는 그간 우리 사회의 반성과 참회가 전부 공염불이었다는 것을 정부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 정부가 제출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는 5배 이하라는 상한선 규정이 새로 포함되었으며. 재해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조항은 삭제되었다. 또한 정부 안에는 법 적용을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시작하고, 50인 이상 100인 미만은 2년, 50인 미만은 4년 동안 유예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정의당은 이에 대해 ‘중대재해기업보호법’이라 비판했다. 

 

강은미 “저와 정의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

 

▲ 강은미 원내대표는 쿠키뉴스가 꼽은 2020년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에 선정되었다. [사진출처-강은미 페이스북]  

 

[기자] 21대 국회에 국가보안법 7조 폐지안이 상정되었다. 법안 전체가 아니라 7조 폐지안으로 제출된 이유가 무엇인가.

 

[강은미] 국가보안법 7조는 찬양·고무에 대한 처벌을 명시한 것으로 이 법에서 가장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항으로 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은 1948년 제정된 이래 표현의 자유 억압과 신체의 자유 침해가 과도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비판과 개선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UN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 의견을 표명하며 1992년 이후 2015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지속해서 국가보안법 7조 폐지를 권고했다. 

 

국가보안법 제7조는 찬양·고무의 판단 기준이 주관적일 뿐만 아니라 법 집행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가치관, 시대적 변화 등에 따라 해석과 적용이 달라지는 위험성이 있고, 실제로도 집권 정부의 성향에 따라 법의 적용 횟수가 크게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유동성은 헌법이 정한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 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키고,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찬양·고무를 통해 위협받을 수 있는 시대는 아니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치적, 시대적 인식 또한 법으로 찬양·고무를 금지해야 할 만큼 후진적이지 않다는 대중적 인식에 따라 현행법 제7조는 사문화되고 있다.

 

위헌적인 찬양·고무죄의 시대적 필요가 다했을 뿐만 아니라, 사법적 해결 또한 어려워 입법으로 찬양·고무죄를 폐지함으로써 헌법으로 보장된 국민의 표현과 신체의 자유를 회복하려는 이유에서 특히 핵심적인 7조 폐지안이 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 

 

다만 저와 정의당은 이 조항 부분 폐지가 아니라 국가보안법 자체의 폐지를 주장한다.

 

[기자]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정의당의 활동 계획은 

 

[강은미] 동아시아의 평화는 한반도 평화의 전제이며, 한반도 평화는 동아시아 평화 공존과 번영의 지렛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중 패권 경쟁과 일본의 재무장이라는 도전에 맞서, 정의당은 어떠한 패권도 반대하고 일방에 서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군사 주권과 안보 주권을 되찾고 평화 협정을 체결해 전쟁을 종식하며 동아시아 평화를 주도해 갈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군축을 위해 남북 상호 간 노력하고, 주변국과 협력해 지역 공동 안보 체제를 형성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개발 지원을 확대해, 인간안보가 실현되는 동아시아를 만들고 국제사회에 기여해 나가겠다. 

 

분단 체제 극복과 한반도의 통일은 정의당의 변함없는 목표이다. 통일된 한반도는 우리 민족의 자주와 평화를 확고히 보장하고 한반도에 사는 모두의 공동 번영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나 체제의 붕괴를 전제로 한 급격한 통일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평화를 정착시키며 정치・경제・군사・사회・문화적 통합을 점차 진전시키는 것이 통일로 가는 가장 현실적이며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경제협력을 발전시켜 남북 경제 공동체, 환황해-환동해경제권을 형성하고, 유라시아 대륙 시대를 열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 가겠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7.4 공동성명, 남북 기본 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정상 선언을 비롯해 남과 북의 선행 합의를 모두 존중하고 실천해 나아가겠다. 평화 체제 달성을 위한 능동적이며 자주적인 노력을 전개해 가겠다.

 

[기자] 21대 국회 의정활동 포부를 말해 달라 

 

[강은미]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국민의 자유로운 사상의 자유를 위해 21대 국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21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코로나 시대에 가속화되는 불평등과 많은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있는 문제를 전 국민 고용·소득 보험을 통해 더 너른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가겠다. 또 기후 위기가 재난이 되는 시기 탈 탄소, 그린뉴딜을 위한 적극적인 목표 설정 및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의당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처럼, 우리 사회 꼭 필요한 정치를 통해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겠다. 이른 새벽 6411 버스에 몸을 실은 우리 국민들이 다시 힘을 내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손에 닿는 살가운 정치를 위해 노력하겠다.

 

* 강은미 원내대표는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되었으며 현재 국회운영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쿠키뉴스가 꼽은 2020년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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