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투표’가 아닌 ‘주권투표’ 지향이 뚜렷했던 4.7 보궐선거

박준의 | 기사입력 2021/04/20 [10:55]

‘진영투표’가 아닌 ‘주권투표’ 지향이 뚜렷했던 4.7 보궐선거

박준의 | 입력 : 2021/04/20 [10:55]

* ‘민주개혁 완성, 평화번영통일을 향하여 촛불전진’을 준비하는 박준의 씨가 본지에 4.7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에 대해 글을 기고했다. 아래에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1. 우리나라 투표의 특징

 

우리나라 국민들의 투표는 매우 역동적이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보면 확연하다. 

 

일본은 1993년부터 9개월가량 비자민당 집권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당 집권기를 빼놓고 자민당의 장기집권이 이어지고 있다. 총리선출 권한을 가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중심이 된 연립정당이 계속 과반이상을 차지하는 결과가 고정화되어 있다.

 

미국은 대통령과 의회선거 결과가 거의 5:5에서 약간의 격차로 승부가 갈린다. 대통령 선거가 공화당이나 민주당 텃밭으로 고정된 주가 대부분이고 몇 개의 경합 주에서 승패가 갈리는 식이다. 경합 주는 지지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고, 선거 때마다 지지 후보가 바뀌는 지역(Swing State)을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등을 포함한 6개 주)

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되었다는 바이든이 50.5%인 7,535만 표를 얻었는데 트럼프가 47.7%인 7,108만 표를 얻어 득표수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데 승자독식으로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선거제도 때문에 몇 개의 경합 주에서 승부가 갈린 것이다. 상원 구성도 작년 선거결과 민주-공화 양당 의석이 50:50이 되어 미국의 선거 결과가 고정화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결과가 거의 정해져 있는 선거이다 보니 투표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투표는 매우 역동적이며 단순하게 진영으로 나뉘지 않는다.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가 그것을 말해준다. 

 

우리 국민들은 압도적 표차로 당락을 결정지었다. 

만약 우리 국민들이 진영투표의 틀에 규정되어 움직인다면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의 결과에서 이렇게 크게 벗어날 수는 없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라는 관점으로 분석하게 되면 결국 2020년 총선에서 여권에 180석을 몰아준 국민들이 1년 사이에 대거 보수화되었다는 주장으로 귀결되는데 이치에 맞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은 ‘진영투표’가 아니라 그 어떤 정치 세력이든 국민의 요구를 거스른다면 철저히 심판하는 ‘주권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높은 주권 의식을 발휘하여 선거를 민의 표출의 적극적인 계기로 만들어왔다. 그래서 투표 결과에 민심이 또렷하게 반영되는 것이다. 투표가 말해주는 민심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2. 4.7 보궐선거에서 민심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 국민들의 투표 성격을 주권자의 주된 의지가 무엇인가에 따라 ‘응징투표’와 ‘희망투표’로 분석해볼 수 있다. 응징에 투표하건, 희망에 투표하건 국민 스스로 바람을 일으켜서 그 결과를 압도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민심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누구라도 그 결과 앞에 다른 소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냉혹하고 철저한 투표를 한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은 주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세력은 확실하게 밀어주고, 주인의 요구를 거역하는 세력은 무자비하게 심판하는 투표를 해왔다. (이것을 주권자인 국민이 자기의 요구와 기준을 가지고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한 전략적 행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주권투표’라고 부를 수 있겠다.)

 

2017년 대선은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응징투표’였다. 

당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박근혜탄핵이라는 국민의 요구를 ‘명예로운 퇴진’이라는 타협책으로 무마하려고 했기 때문에 국민은 스스로의 힘으로 직접 탄핵요구를 관철했다. 그리고 대선에서 국정농단 세력을 응징하는 투표로 확실한 마무리를 했다. 응징투표의 성격이 기본이고 희망투표가 결합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치러진 지방선거는 ‘희망투표’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이 전체 당선자 합산에서 1,202석을 얻었지만 집권 민주당은 2,466석을 얻었다. 그야말로 민주당에 몰표를 주고 압승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 선거 결과는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선언에 대한 지지 그리고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큰 희망이 담긴 민심의 표출이었다.

 

2020년 치러진 총선은 적폐청산과 사회개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미래통합당(당시)에 대한 민심의 폭발, 무자비한 심판인 ‘응징투표’였다. 그리고 개혁에 대한 희망을 다시 한번 걸어보는 측면도 있었다. 

 

4.7 보궐선거에는 희망투표는 거의 없었고 오로지 응징투표의 성격이었다. 그런데 응징의 대상이 집권여당으로 바뀌었다. 2020년 서울지역 국회의원 49석 중 41석을 차지했고 2018년 서울지역 25개 지역구 중 24개 지역구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전 지역구에서 큰 표 차로 패배했다. 

180석의 거대한 힘과 기회를 만들어 준 촛불국민의 희망과 기대를 배신한 집권당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었다. 이번 보궐선거를 진영투표가 아니라 주권투표의 결과라고 이해해야 옳을 것이다. 

 

3. 국민주권을 ‘완성’하는 투표가 되기 위한 조건

 

투표를 통해 확인된 민심은 뚜렷하다. 주권자인 국민의 요구를 거역하고 배반하는 세력은 누구나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은 지난 여러 차례의 선거 경험을 통해 기성 정치 세력에 대해서 단순히 진영의 기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희생, 헌신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정치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이다. 민주개혁 세력은 이러한 민심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심각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민은 응징할 대상을 심판하거나 막연하게 희망을 거는 방식만으로는 자신의 주권을 온전히 실현할 수 없다. 국민 자신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선거 과정이 되고 투표가 곧 주권을 실현, 완성하는 행위로 되려면 국민과 일체화된 정치 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국민이 ‘응징투표’, ‘희망투표’가 아니라 스스로 정치의 주체가 되어서 자기의 권리를 적극 실현해가는 ‘완성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

 

촛불전진은 국민들과 하나가 되어 국민들의 요구와 명령을 그대로 집행하는 충실한 집행자, ‘촛불국민 자신의 조직된 힘’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할 것이다. 촛불전진은 또한 기성 정치 세력이건 그 누구라도 국민의 충복이 되고자 하는 세력이라면 허심하게 손잡고 협력해 국민과 일체화된 역량을 마련해나갈 것이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