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다의 소원"

박금란 | 기사입력 2021/04/22 [15:39]

시 "바다의 소원"

박금란 | 입력 : 2021/04/22 [15:39]

바다의 소원

               

-박금란 

 

어머니 같은 너의 품속에서

아침마다 태양을 떠올리는

붉게 물든 바다를 보며

마음이 깊어서 넓은가

 

옆집 아재 너의 품속에서

만선의 고기 실어 와서

올망졸망 우리 식구

고기반찬 해먹으라고 

한 대야 쿵 놓고 가시는

인정의 땀방울 젖은

아재의 등은 넓었다

 

도루묵조림 명태찌게 오징어볶음 

콧물 흘리며 맛있게 먹었던

바다야 그 아재는 어디로 갔나

아침마다 바다의 꿈 먹었던

어린 시절 그 친구들은 어디 갔나

 

살아오며 숱한 이별들

네 품속에 그려 넣으며

바닷가 해송 솔 이파리 

쓰다듬고 있구나

 

삼익악기 해고되고 분한 마음 삭이지 못하여

너를 찾아와

한없이 보며 눈물 흘렸던

너무나 힘들었던 나날

너에게 모든 걸 쏟아놓으면

힘이 생길 것 같은

너를 만나고 가서

힘 추슬러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

 

태양을 떠받들어 올리는 너는

힘도 장사지만

애기조개 키우고

파래 미역 물결로 다스려 키우는

어머니같이 섬세한 사랑으로

고달픈 생에 지친 머리카락

바닷바람으로 헹궈 주구나 

 

박근혜 작당으로 세월호 침몰되고

304명 생떼 같은 어린 목숨이

네 속에 잠겨가고 난 후

나는 너를 예전처럼 볼 수 없었다

 

허나 지금 네 앞에 다시 서고 보니

네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마음고생 떨치지 못하는

네 마음이 파르르 전해와

몹쓸 인간세상 미안하다

 

너의 손끝 떨려오는 

잔물결 파도 매만지며

너를 보고 항상 위로받던 내가

세월호로 자책에 빠져 괴로워하는

다친 너를 위로할 때

세월호 진실 밝히는 일이

바다 너의 소원이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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