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기장사"

박금란 | 기사입력 2021/05/30 [10:21]

시 "아기장사"

박금란 | 입력 : 2021/05/30 [10:21]

아기장사

                     

-박금란

 

집에 잠시 들린 산사람 에비

대나무 숲을 서걱서걱 헤치며

산으로 가자마자

젖 물리던 에미 무명저고리

핏물 번져 뚝뚝 흐르고

서북청년단이 젖 먹던 아기장사

내던진 마당가에

삽살개가 우는 아기장사 발을

할머니 혀끝처럼 핥아 내리니

별들이 애끓어 눈물로 반짝이고

천벌을 받을 놈 천벌을 받을 놈

따오기 노래가 마을을 휘감고

에미 죽음은 그렇게 저며 갔다

 

죽어서도 원수를 갚는다는 귀신얘기가

사랑방마다 지펴져

굴뚝연기처럼 마을을 휘감았다

 

그렇게 아기장사 9살이 되어서

오빠들 떼거리로 뛰어가는 뒤를

헉헉 달음질쳐 가니

오빠들 돌멩이로 읍사무소 유리창을 박살내고

떠나간 후

아기장사 미련이 있어

돌멩이와 유리조각 널브러진

읍사무소 마당을 서성거리고

한쪽 고무신은 어디로 달아나고

유리에 찔려 피 흘리는 발

4월의 나뭇잎들이 걱정스레 마음 졸이며

내 몸으로 너 피를 닦아 주렴

아기장사 여린 나뭇잎 몇 닢 뜯어

피를 닦으며

절둑절둑 집으로 가면서도 

왠지 어른이 된 것 같아 뿌듯해서

아픈지도 모르고 가슴 쫙 펴고 간다

뺨에 와 닿는 4.19의 햇살이

어머니 젖무덤처럼 따스했다

 

오라 남으로 가자 북으로

학생들이 외쳤던 통일 메아리

길섶에 스며들어

오늘까지 핏물석이 이슬로 맺혀

 

그때도 미국놈 지금도 미국놈

천벌을 받을 서북청년단 후예 국힘당

일제에 빌붙어 민족을 배반한 놈들

미제가 되살린 국힘당 무리들

만 가지 거짓으로 통일을 방해하지만

미제가 퍼 날라 준 썩은 물을 

강제로 민중에게 먹이려하지만 

 

헌신과 사랑의 결정으로 뭉친

정의의 샘물 솟구쳐

민족의 젖줄 유유히 흐르는 통일의 대하를 

결코 막을 수 없다

 

아기장사 뗏목을 타고 

통일아리랑 부르며 민중과 함께

노 저어 간다

남해에서 서해 동해 지나

두만강 압록강 넘어

민족의 성산 백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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