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마주한 소성리의 이틀

양희원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6/22 [18:29]

대학생들이 마주한 소성리의 이틀

양희원 통신원 | 입력 : 2021/06/22 [18:29]

▲ 경찰이 학생을 끌고가려하자 어머니 한분이 막아나서고 있다.  ©양희원 통신원

 

 

 

▲ 22일 오전 6시, 소성리 주민들이 사드 장비반입을 막기 위해 집회를 열고 있다. 민중의례 모습.  ©양희원 통신원

 

“불법사드 철거하라!”

 

“기지공사 중단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국방부는 기(어)나와라!”

 

6월 21과 22일 이틀에 걸쳐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소속 회원들이 경상북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를 찾아 주한미군 사드기지 철거를 위한 투쟁을 진행했다.

 

매주 2차례 사드기지 장비반입을 위해 경찰병력이 소성리를 에워싸면서 소성리는 전쟁터가 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만 하더라도, 한 달에 한 번이 못 되는 꼴로 총 세 차례의 사드기지 장비반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난 5월 14일, 국방부가 사드기지 장비반입을 주 2회로 정례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1천여 명의 경찰병력이 소성리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경찰의 폭력적인 해산 과정에서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향한 인권유린이 계속되고 있다.

 

대진연 회원들은 6월 21일 해가 질 무렵 소성리에 도착했다. 대진연 회원들은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진밭교와 제2초소에서 사드반대대책위 활동가의 해설을 들으며 답사를 했다.

 

진밭교는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목이며, 본래 사드반입 저지 투쟁이 진행되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진밭교에는 원불교의 농성 천막이 설치되어있는데 6월 22일 기준 원불교 교무를 중심으로 1,565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진밭교를 건너서 사드기지를 향해 걸어 올라가면 김천시민대책위의 천막이 있는 제2초소가 나타난다. 소성리의 할머니들은 꾸준히 1인 시위를 진행하면서 시위 장소를 진밭교에서 제2초소, 그리고 사드기지 정문까지 전진시켜왔다.

 

제2초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답사를 마무리한 대진연 회원들은 소성리 마을회관으로 돌아와 지역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찬수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대표는 “환경영향평가나 정식 배치를 위한 주민들과의 대화도 일절 없었던 사드배치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주민들은 식수 및 식자재 반입은 허용하겠지만, 장기주둔과 사드철거투쟁 약화를 목적으로 하는 공사 장비반입은 어떻게든 저지할 것”이라고 소성리의 상황을 전했다.

 

이종희 소성리사드철회주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사드배치는 국가권력이 국민들을 속인 것이다. 박근혜는 사드배치를 멋대로 결정했고, 문재인 정부는 사드를 임시배치시켰다. 투쟁의 명분은 우리에게 있기에 분명히 승리할 것”이라며 사드배치의 부당함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학생들이 반듯한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길에 함께 끝까지 투쟁해 달라”라며 대학생들의 연대를 독려하기도 했다.

 

▲ 진밭교. 진밭교는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 양희원 통신원

 

▲ 진밭교 앞에서 답사를 진행하는 대진연 회원들.  © 양희원 통신원

 

▲ 김찬수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대표가 대진연 회원들에게 소성리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 양희원 통신원

 

다음 날인 22일 오전 6시부터는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사드기지 장비반입을 저지하기 위한 집회에 대진연 회원들도 함께했다. 

 

민중의례로 시작한 집회는 개신교 목사와 원불교 교무가 주관하는 종교행사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6시 50분부터는 사드기지 장비반입을 앞두고 경찰의 강제해산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폭력적으로 집회참가자들을 밀쳐내며 집회참가자의 신체를 밟거나 비틀기도 했다. 남성 경찰이 여성 참가자들의 몸을 붙잡는가 하면, 일부 참가자들의 경우 경찰에 의해 붙들려 나오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가 노출되기도 했다. 대진연 회원들을 비롯한 집회참가자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 “불법사드 철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투쟁했다. 

 

7시 50분경부터는 정리집회가 진행됐다.

 

제일 먼저 발언에 나선 진보당 윤희숙 공동대표는 “우리에게 필요 없는 무기를 철거할 자유, 우리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진정한 주권국가 아니겠는가. 촛불을 들어 불의한 정권을 끌어내렸던 국민들의 힘, 촛불과 평화의 힘을 믿고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에 올바른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라고 문재인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선명 원불교사드철회대책위 교무는 “개인의 안위보다 나라를 걱정하며 이 거리에 나온 대학생들, 노동자, 시민들을 존경한다. 소성리의 불법사드 철거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첫걸음이다”라며 오늘 투쟁에 함께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노동사회과학연구소 학생모임의 발언과 대진연 예술단의 노래와 율동 공연이 있었다.

 

김수형 대진연 상임대표는 “수천 명의 경찰병력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청년학생들은 소성리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소성리가 평화이고 소성리가 곧 통일이다. 4.19혁명, 5.18 민중항쟁, 6월 항쟁과 촛불혁명에서 보았듯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투쟁한다면 사드철거와 평화통일은 분명히 실현될 것이다. 그날까지 대학생들이 힘차게 투쟁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마지막으로는 소성리의 할머니들이 꾸린 민들레 합창단의 공연이 있었다. 공연 사이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은 “오늘의 투쟁을 보면서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경찰들 대여섯 명이 대학생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화가 많이 났다. 연대하는 속에서 함께 다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며 학생들을 걱정해주었다. 

 

할머니들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합창과 함께 이날의 투쟁은 마무리되었다.

 

▲ 사드 장비반입을 막기 위해 소성리로 간 대진연 회원들.  © 양희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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