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회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북한 헌법이다. 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셋째, ‘사회주의조국의 부강번영과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완성을 위한 확고한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내용을 살펴보자.
여기에는 ‘부강번영’과 ‘혁명계승’ 2가지 내용이 들어있다.
먼저 ‘부강번영의 토대’에 대하여 살펴보자.
리철웅은 논문 「공화국의 융성번영을 위한 만년토대를 마련하여주신 불멸의 업적」(2021.5.13.)에서 김일성 주석이 마련한 ‘부강번영의 토대’를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 번째는 일제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진정한 인민의 나라를 세우”고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국가로 전변”시켰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이 ‘자주의 강국’이 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김일성 주석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던 사대주의, 교조주의를 청산하고 민족자주정신을 확립하는 사업에 힘을 기울인 점을 강조한다.
제국주의는 물론 소련, 중국의 “강권과 전횡” 속에서도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부강조국건설”을 강행하였기에 “융성번영의 한길로만 전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이를 실현할 “주체적 역량”으로 당, 정권, 국방공업,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한 것도 중요한 토대로 꼽았다.
두 번째는 “진정한 인민의 나라,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국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이민위천’을 국가건설의 근본이념, 국가 활동의 출발점으로 삼고 구현했으며 실제로 한국전쟁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전반적 무상치료제와 전반적 무료의무교육제도를 발표하는 등 각종 사회주의 시책을 마련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 북한에서는 “정치와 군사, 경제도 오직 인민을 위한 것으로 되고 문화와 도덕도 인민적인 것만이 장려되고 있으며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북한 국민들이 “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르고 있으며 사회주의 건설에 피와 땀을 아낌없이 바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세 번째는 “과감한 공격전으로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앞당겨나갈 수 있게” 하였다는 것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건설 과정에 시련과 난관이 따르는데 여기서 주저앉거나 한걸음이라도 물러서면 결국 실패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김일성 주석이 신념과 의지, 배짱에서 ‘강자’였다고 주장한다.
김일성 주석의 “공격적인 혁명사상과 전략전술”에 의해 한국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온갖 내외의 방해 속에서도 14년 만에 사회주의 공업화를 실현하고 70·80년대 “사회주의 건설의 대전성기”가 펼쳐졌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그리고 북한 국민은 김일성 주석의 활동을 ‘교과서’, ‘백과사전’으로 삼아 “전화위복의 슬기와 담력, 필승의 신심과 용기”를 배우고 얻는다고 한다.
다음으로 ‘혁명계승의 토대’에 대해 살펴보자.
김옥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부교수는 논문 「주체의 사회주의위업수행의 만년토대를 마련하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불멸의 업적」(2021.4.1.)에서 김일성 주석의 ‘업적’ 가운데 가장 큰 ‘업적’이 ‘혁명위업 계승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꼽는 김일성 주석의 주요 ‘업적’에는 주체사상 창시, 건국·건군·건당과 사회주의 체제 수립, 일제·미국과의 연이은 전쟁 승리와 전후복구 등이 있다.
이런 여러 ‘업적’보다 더 크고 중요한 게 계승문제 해결이라는 것이다.
김옥은 계승문제가 “혁명의 운명과 관련되는 근본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혁명계승’을 제대로 못하면 기존의 성과가 모두 무너지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북한은 소련의 해체나 동구권 사회주의 몰락이 모두 ‘혁명계승’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여긴다.
김옥은 김일성 주석이 계승문제에 관한 독창적인 이론을 정립하였으며 이에 따르면 계승문제의 기본은 “수령의 후계자문제를 바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당과 혁명에 끝없이 충실하며 온 사회에 대한 정치적 영도를 원만히 실현할 수 있는 품격과 자질을 갖춘” 지도자를 후계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김옥은 “후계자를 바로 내세우는 것과 함께 그의 영도를 실현할 수 있는 조직사상적 기초를 튼튼히 쌓고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김일성 주석은 후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이 “정치사상적 통일과 단결을 강화”하도록 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의 통일과 단결을 좀먹는 온갖 현상을 반대하여 견결히 투쟁해나가도록” 지도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북한은 헌법에서 김일성 주석이 ‘부강번영’과 ‘혁명계승’의 토대를 마련하였다고 규정함으로써 이후 북한의 모든 발전과 성과가 김일성 주석과 연결됨을 분명히 하였다.
북한 헌법 전문에 나오는 김일성 주석의 국가건설 ‘업적’은 여기서 끝나며 다음 문장부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가건설 ‘업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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