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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91] 북한이 말한 한국전쟁보다 “더 위대한 승리”란 무엇인가

김민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8/31 [11:00]

[아침햇살191] 북한이 말한 한국전쟁보다 “더 위대한 승리”란 무엇인가

김민준 기자 | 입력 : 2022/08/31 [11:00]

지난 7월 27일 북한의 ‘전승 69돌 기념행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아래 7.27연설)을 통해 “우리 공화국이 전후 근 70년간에 걸치는 치열한 반미대결 속에서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고 자위를 위한 전략적 잠재력을 강력히 비축한 것은 조국해방전쟁에서 이룩한 승리에 못지않는, 그보다 더 위대한 승리로 됩니다”라고 하였다.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는 것이다. 이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본다. 

 

1.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

 

자위적 국방력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의 평화와 독립을 지키고,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전투 능력’이다. 어느 나라든 자기 체제와 국민, 영토를 지키려면 강력한 국방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국방력의 수준은 그 나라를 위협하는 적국의 무장력에 따라 결정된다. 

 

북한의 경우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최강’을 표방하는 미군에 맞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이 필요하다. 미군이 운용하는 핵폭탄,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각종 미사일, 항공모함 전단, 최첨단 전투기, 특수부대, 무인기 등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가 긴장하는 막강한 무력과 대치하고 있는 게 북한이다. 

 

이런 미국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북한은 1960년대 국방·경제 병진노선과 ‘전 인민의 무장화’, ‘전군의 간부화’, ‘전 지역의 요새화’, ‘전군의 현대화’라는 4대 군사노선을 제시했으며, 1990년대에는 선군정치노선을, 2002년에는 국방공업 우선 발전 노선을, 2013년에는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북한의 군사력은 미국 기준으로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2월 8일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용산 미군기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의 군사력은 세계 4위,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8위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미국이 실시하는 각종 모의전쟁에서도 북한과 미국이 전쟁하면 북한이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핵위협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정책을 세우고 핵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 첫 핵시험을 시작으로 핵무장에 박차를 가해 2017년에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였다. 

 

북한은 자기 국방력을 두고 ‘마음먹은 대로’ 작전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첫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직후인 2015년 5월 18일 노동신문은 논설에서 “적대 세력들을 임의의 수역에서 타격 소멸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전략무기를 가지게 됐으며 마음먹은 대로 수중작전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2016년 5월 7일 노동당 7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 무장 장비들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식’이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의 작전계획에 알맞은 첨단무기를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2016년 9월 9일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같은 해 10월 23일 노동신문 기사에서 전후방이 따로 없이 입체전이 벌어지는 현대전에서 전략 핵무기 사용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면서 “군사적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하자면 여러 가지 종류의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핵미사일을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식 전략무기의 탄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또 “화성포 계열의 중거리, 대륙간탄도로켓들과 북극성 계열의 수중 및 지상발사탄도로켓들이 특유한 작전적 사명에 맞게 우리 식으로 탄생”하였다고도 했다. 이를 통해서도 북한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전략·전술을 운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완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표현을 들여다보면 마치 원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투다. 

 

2. 한국전쟁의 ‘승리’

 

한미의 인식과 달리 북한은 자신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말하는 ‘승리’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1) 북한은 미국의 침략으로부터 자신의 자주권과 영토를 지켜낸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의 성격을 미국이 소련,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북한을 점령하려고 한 ‘침략전쟁’으로 인식한다. 앞서 언급한 7.27연설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전쟁의 성격을 “우리 공화국에 있어서 영토와 인민을 사수하기 위한 생사존망의 조국방위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북한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5년, 정부를 수립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국가였다. 반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으며, 본토 공격을 받지 않아 군수 시설을 고스란히 간직하였고,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한 경험이 있는, 당시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이었다. 게다가 미국과 유일하게 대적할 만한 능력을 갖춘 소련은 한국전쟁에 공식 참전하지 않았으며 유일하게 직접 군사적으로 북한을 지원한 중국은 국공내전을 끝내고 정부를 수립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미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북한이 이길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전쟁은 애초의 경계선이었던 38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군사분계선에서 멈췄다. ‘미국의 침략’이라는 북한의 시각으로 볼 때 자신의 주권과 영토를 지켰기 때문에 ‘승리’인 것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승리’했으므로 결코 평범한 승리가 아니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전승기념일로 지정하고 크게 기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 북한은 냉전 시기 양대 진영의 첫 전쟁에서 미국 측을 꺾어 내리막길을 걷게 만든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양대 진영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냉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냉전 시기 처음으로 양대 진영이 충돌한 전쟁이 바로 한국전쟁이다. 미국은 영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자신을 추종하는 15개국 군대를 묶어 전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한국까지 포함하면 17개 나라의 연합군이 한 편에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북한이 있었고 중국은 정규군이 아닌 ‘인민지원군’이라는 형태로 참전했다. 한마디로 한국전쟁은 ‘내전’이 아닌 ‘국제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17개 연합군의 ‘침략’을 막아내고 ‘승리’하였다고 주장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7.27연설에서 “조선전쟁(한국전쟁)에서 미 제국주의와 그의 동맹국 군사력은 심대한 패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 제국주의자들의 세계제패전략 실행을 저지시키고 새로운 세계대전을 막아 인류 평화를 수호”한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3년의 한국전쟁 기간 14만 명 가까운 미군이 사상·실종·포로 등의 피해를 보았으며 막대한 전쟁물자를 소비했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빗발쳤고 공화당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후보는 한국전쟁 종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민주당 후보를 10% 이상 따돌리는 압승을 거두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한국전쟁이 미국 민주당의 20년 장기 집권을 끝낸 셈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은 전 세계 국민총생산(GNP)의 50%를 차지하며 자본주의 진영을 이끌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패권은 끊임없이 추락하였다. 1957년 스푸트니크 충격*, 1971년 금 태환 정지 선언**(닉슨 충격), 1973년 베트남전쟁 패전, 1980년대 쌍둥이 적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등은 미국의 추락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들이다. 

 

(*스푸트니크 충격: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이 충격을 받은 사건. 이후 소련은 생명체를 우주에 보내고, 유인우주선을 발사하는 데서도 모두 미국을 앞질렀다. 

**금 태환 정지 선언: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 우즈 체제의 주요 합의인 달러-금 교환 제도를 폐지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사건. 미국 경제가 추락하면서 달러를 마구 찍어내 더 이상 금으로 바꿔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원인이다. 

***쌍둥이 적자: 1980년대 들어 미국의 무역적자, 정부 재정적자가 엄청나게 쌓인 사태. 미국은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매년 정부 부채 한도를 높이고 있는데 올해 연방정부 부채 한도는 31조 4,000억 달러(3경 7,178조 원)에 이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7년 미국의 비우량주택 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은행이 회수하지 못해 연쇄 파산을 불러 대규모 금융위기를 불러온 사태.)

 

3) 북한은 한국전쟁을 거치며 ‘영웅세대’, ‘영웅인민’이 탄생한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7.27연설에서 “소박하고 평범했던 인간들이 자기의 것을 지켜 죽음도 불사하고 나설 때 어떤 놀라운 기적이 창조되는가”를 한국전쟁에서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참전자들이) 한생 발휘해온 충실성과 용감성, 애국심은 오늘 수천만 인민들 속에 그대로 높뛰고 있으며 1950년대 준엄한 포화 속에서 탄생한 위대하고 우수한 그 특질을 자기의 유전성으로 가졌기에 우리 혁명은 세대를 이어서도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도, 후퇴도 없이 자기 위업을 자기의 힘으로 굴함 없이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한국전쟁 참전자의 정신이 전체 국민에 전해져 북한의 성장,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북한은 국민이 사회의 주인이며 국가 발전에서 국민의 사상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즉, 그 나라의 자연환경이나 지정학적 상황, 자원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국민의 준비 정도라는 것이 북한의 이론이다. 이런 북한의 이론에 기초해서 볼 때 한국전쟁을 거치며 참전자와 전체 국민의 ‘충실성, 용감성, 애국심’이 성장한 것은 결정적 성과라고 하겠다. 

 

3. 더 위대한 ‘승리’

 

이제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는 말의 의미를 크게 6가지로 살펴보자. 

 

1) 전쟁을 막아낸다

 

북한의 시각으로 볼 때 한국전쟁은 미국의 침략전쟁이므로 만약 북한의 국방력이 매우 강했다면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신생 국가였고 미국은 북한을 손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겼다. 미국이 신경 쓴 것은 소련의 개입 여부였지 북한군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기에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10월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국권 수호를 위해 말 그대로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라고 강조하였다. 북한의 처지에서 전쟁하는 것보다는 전쟁을 방지하는 게 더 큰 성과인 것이다. 

 

북한이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으로 전쟁을 막아낼 수 있다고 이야기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이다. 이것은 1986년 창작된 노래 제목인데 2005년 4월 어느 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내가 가요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그토록 사랑하는 것은 이 노래에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영원히 선군의 총대로 지켜가려는 나의 신념과 조국 수호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어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북한은 2006년 3월 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예술공연 「내 나라의 푸른 하늘」에 김일성상을 수여하였다. 

 

2) 전선이 한반도가 아닌 미국에 그어진다

 

전쟁은 한쪽이 아무리 강력한 전쟁 억지력을 갖춘다고 해도 여러 변수에 의해 발발할 수 있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만 봐도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듯 ‘선제타격’을 주장한다. 이에 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7.27연설에서 “(윤석열 정권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부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선이 어디에 형성될지도 중요하다. 한국전쟁 때는 전선이 한반도 안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승패를 떠나 남북 모두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군인과 민간인 백만 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국토 전체가 초토화되었다. 

 

그런데 만약 오늘날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선이 한반도 안에 그어진다고 볼 수 없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한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 안에 있다고 강조하였다. 2017년에는 ‘괌 포위사격’을 경고하기도 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해외 미군기지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다. 50년 전 한국전쟁 때와 달리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에 큰 발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3) 통일전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2017년 4월 22일 노동신문 논평 「도발에는 정의의 조국통일 대전으로 대답해 나설 것이다」에서 “만일 미국이 우리 공화국의 무진 막강한 위력을 망각하고 도발적인 망동을 부리며 우리를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 천만군민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전쟁을 걸어온다면 방어로 끝내지 않고 ‘조국통일대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에 관해서도 ‘이승만 정권이 쳐들어왔지만 반격하여 통일을 시도’한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미국의 참전으로 ‘통일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전쟁 당시와 다르다는 게 북한의 생각이다. 

 

위의 논평에서 북한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위력한 선제타격 수단들은 공화국 남반부의 작전지대 안의 군사 대상물들과 미국의 반공화국 침략 책동에 동조하는 추종국가의 관련 시설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제 침략군 기지들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도 조준경 안에 잡아넣고 순간에 초토화해 버릴 수 있게 항시적인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라고 하였다. 즉, 한국 내 군사시설, 일본 내 군사시설, 괌과 하와이의 미군기지, 미 본토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연설(아래 4.25연설)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 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걸 종합해보면 북한은 전쟁이 발발하는 순간 위에 열거한 공격 대상들에 핵미사일을 쏟아부을 구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보통 다른 핵보유국들은 핵무기를 쉽게 사용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실전에서 사용된 핵무기는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미국이 일본에 떨어뜨린 2기의 핵폭탄이다. 이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부터 최근의 우크라이나전쟁까지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미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핵무기의 폭발력이 너무 강해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보유한 가장 작은 위력의 핵무기 폭발력은 0.3킬로톤으로 축구장 270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이런 폭발력의 무기를 사용하면 민간인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반면 미국이 자랑하는 단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는 1발이 축구장 3~4개 정도를 초토화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초정밀 전술핵무기를 개발해 자유롭게 운용하려 할 것이다. 재래식 미사일보다는 강하지만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정도의 폭발력을 가진 핵탄두를 초대형 방사포에 장착해 수백 발을 발사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평택 미군기지, 한미연합군 지휘소(CP) 탱고 등에 면적에 따라 1~10발씩 떨어뜨리면 한미연합군은 순식간에 무력화될 것이다. 이후 10만 명이 넘는 특수부대가 신속히 전국에 산개하고 지상군이 내려오는 식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조국통일대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4) 피해를 최소화한다

 

북한이 ‘조국통일대전’에 성공하더라도 미국의 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다면 전쟁을 수행하기 쉽지 않다. 한국전쟁 때는 북한도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수많은 목숨을 잃었고 도시에는 멀쩡한 건물이 거의 안 남았으며 산업시설은 파괴되었다. 북한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았다고 미국이 장담할 정도였다. 당시 북한은 ‘너 죽고 나 죽자’는 비장함을 가지고 싸웠다. 

 

따라서 지금 북한이 ‘조국통일대전’에 자신감이 있다면 상대방을 전멸시키면서도 자신은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다고 봐야 하겠다. 

 

미국이 이라크전을 치를 때 미 본토의 국민은 텔레비전으로 영화나 게임을 즐기듯 전쟁을 지켜봤다고 한다. 자기들은 공격받을 위험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다. 전쟁 당사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호하고 추구하는 모습이다. 

 

2021년 10월 11일 개막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간부들과 마주 앉아 생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일부 간부는 담배도 피우고 있었다. 상당히 여유 있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흔히 축구나 야구 구경을 하거나 일과를 끝내고 저녁에 쉬면서 생맥주를 마신다. 위의 장면은 휴식을 취한다기보다는 자기의 막강한 무기들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즐기는 분위기에 가깝다. 마치 전쟁을 하더라도 자신은 피해를 받지 않고 공격만 할 수 있으니 여유를 즐기면서 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25연설에서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하였다. 아마 미국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또 7.27연설에서는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도 하였다. 결국 북한은 ‘나는 안전’, ‘미국은 소멸’, ‘윤석열은 전멸’, 이렇게 3가지를 하자는 구상이며 또 실현할 능력도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그들 시각에서는 ‘더 위대한 승리’라고 볼 수 있겠다. 

 

5) 미국은 완전히 파멸한다

 

북한은 한국전쟁에서 자신이 ‘승리’하면서 미국이 내리막길을 걷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제 다시 전쟁하게 된다면 북한은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쏟아부어 완전히 파멸시킬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지금껏 제대로 된 본토 공격을 받아본 적 없는 미국은 핵미사일 공격을 받는 순간 엄청난 정치·경제·사회적 혼란을 겪을 것이며 국제 사회에서의 패권도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래서 ‘소멸’이라는 표현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북한이 ‘더 위대한 승리’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6) 전략국가 지위를 굳힌다

 

한국전쟁으로 북한은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쟁 전까지는 존재 자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국가였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17개국 연합군을 상대로 싸워 영토를 지켜냈으니 세계가 놀랄 만도 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북한의 위상은 올라갔지만 그렇다고 국제 사회에 북한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만큼은 아니었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12월 21일 5차 세포위원장대회 개막사에서 ‘전략국가’라는 표현을 처음 언급하였다. 전략국가란 국제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 세계정세를 주도하는 나라를 의미한다. 한국전쟁 당시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라고 하겠다. 

 

핵무기가 있다고 전략국가가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인도와 파키스탄도 핵보유국이지만 전략국가로 보지는 않는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를 수단으로 미국을 상대하고 중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도 움직이는 등 국제 질서 변화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북한이 2017년 국가 핵무력 완성 선포 후 2018년 미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자 그간 북한을 국가로 존중하지 않고 대화도 회피하던 미국이 기다렸다는 듯 화답하였다. 전 세계 이목은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에 쏠렸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하자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보겠다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던 중국도 전제조건 없이 재빨리 화답하였다. 그 뒤로도 전 세계는 북한의 행보를 주목하였다. 심지어 2020년에는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도 언론에 대서특필될 정도였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만약 전쟁이 발발해 북한이 자기는 피해를 보지 않고 미국을 무너뜨리며 순식간에 통일을 이룬다면 그야말로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으로 북한은 여길 것이다. 이후 세계는 미국을 무너뜨린 북한과 어떻게든 손을 잡고 북한에서 하나라도 더 배우고 도움을 받으려고 애를 쓸 것으로 북한은 예상하는 듯하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은 첫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5년 12월 15일 자 최종명령서 서명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온 세계가 주체의 핵강국, 사회주의 조선, 위대한 조선노동당을 우러러보게 하라!”라는 문구가 있었다. 온 세계가 북한을 ‘우러러보게’ 하라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문구가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에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12월 17일 보내준 ‘친필명제’인데 내용 말미에 “김일성조선을 세계가 우러러보게 하라!”라는 표현이 나온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한 1960년 9월 1일 지은 시 「조선아 너를 빛내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주체의 붉은 노을 지구를 덮을 / 공산주의 그날을 앞당겨오리”라는 시구를 보면 전 세계에 주체사상을 전파하여 ‘온 세계의 주체사상화’를 이루겠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상을 알 수 있다. 북한이 미국을 무너뜨리고 전 세계가 북한을 ‘우러러보게’ 된다면 ‘온 세계의 주체사상화’도 실현 가능하다고 북한은 여길 것이다. 

 

지난 8월 4일 대만 외교부가 느닷없이 북한을 규탄했다. 중국의 대만 포위사격이 “북한을 본보기로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북한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 대만이 유독 북한을 콕 짚어서 규탄한 것은 북한이 2017년 ‘괌 포위사격’을 경고한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벌써 이런 반응이 나오는데 만약 북한이 미국을 무너뜨려 제국주의에 최종 마침표를 찍는다면 ‘북한식’이 널리 퍼져 ‘국제 표준’이 되고 친미 국가들은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6가지 이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비축한 것이 한국전쟁에서 승리한 것보다 “더 위대한 승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추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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