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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23가지 이유 ⑱] 윤석열 정권하에서 청년의 미래는 없다

박영준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03/03 [17:27]

[윤석열 퇴진 23가지 이유 ⑱] 윤석열 정권하에서 청년의 미래는 없다

박영준 객원기자 | 입력 : 2023/03/03 [17:27]

윤석열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여러 요인 중 하나는 청년, 특히 20대 남성의 지지였다. 

 

2021년 6월 당시 윤 대통령은 출마를 선언하며 “정부 부채 급증으로 변변한 일자리도 찾지 못한 청년 세대들이 엄청난 미래 부채를 떠안았습니다. 청년들이 겨우 일자리를 구해도 폭등하는 집값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좌절은 대한민국을 인구 절벽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라며 청년층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기성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고 있던 청년들 일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호응했다.

 

청년을 앞세운 윤 대통령의 정치 행보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윤 대통령은 2월 27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올해 윤석열 정부가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개혁)이 우리 사회를 더욱 활기차게 하고 청년들의 꿈과 도전에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 등 돌린 청년 세대 

 

 

하지만 청년들은 이미 윤석열 정권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다.

 

청년층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권 초반 20대, 3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40%를 상회했다. 하지만 1개월 만에 곤두박질쳐 20%대로 하락했고, 지지율은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연령대라고 할 수 있는 40대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연한 결과다. 윤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청년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 당선 후 꾸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에 2030세대 청년들은 없었다. 일부 청년들이 당선인 비서실 내 정무팀 실무진으로 배치된 것이 전부다. 인수위의 주요 과제에도 청년층에 특화된 내용은 없었다. 

 

청년의 국정운영 참여와 관련된 윤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청년보좌역’ 도입 역시 후퇴했다. 각 부처에 청년보좌역을 두어 청년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들이 국정운영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이 ‘청년보좌역’ 직급을 애초 ‘5급’에서 ‘5급 이하(5, 7, 9급)’로 하향 조정했다. 사무관 이하 직급으로 채용될 청년보좌역이 정부 부처 내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청년은 국정 파트너이자 정책 기획자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윤석열 정부 내에서 청년은 ‘기획자’가 아니라 구색 맞추기용으로 전락한 것이다.   

 

청년을 위한 ‘공정’을 부르짖던 윤석열 정부 내에서 측근 채용 논란까지 발생했다. 윤 대통령 부부 지인의 아들인 황아무개 씨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며 청년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인선과 채용은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명했지만, 황 씨가 어떤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일하게 된 것인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후퇴하는 청년 공약 

 

급기야 윤석열 정부는 청년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청년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내일채움공제 예산(-6,724억 원), 청년 고용을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7,659억 원), 청년채용특별장려금(-4,559억 원),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805억 원) 등 직접적인 청년 예산 감축만 2조 원에 달한다. 청년의 미래와 직결된 예산을 과감히 삭감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층 공약 역시 대폭 후퇴하거나 실효성 논란이 크다. 

 

윤 대통령의 청년 금융정책인 ‘청년도약계좌’는 애초 공약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 당초 공약에서 청년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장려금을 지급해 10년 만기 시 1억 원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실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한 달에 최대 70만 원씩 납입할 경우 최대 5,0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반 토막 났다.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려면 최소한 매월 40만 원씩을 5년간 꾸준히 납입해야 하는데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청년들이 감당하기는 힘든 수준이다. 

 

나아가 연 소득 7,500만 원 이하인 청년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면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7,5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청년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형평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청년을 위한 주택 공급 역시 저소득 청년에겐 ‘그림의 떡’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부터 ‘뉴홈’이라는 브랜드의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한다. 사전청약에 만 19~39세 청년층을 위한 ‘청년 특별공급(특공)’이 도입되는 것이 특징이다. 5억 원(주택가격의 80% 한도)까지 40년 만기 장기 저리 대출도 지원한다. 

 

하지만 고양창릉 아파트 46제곱미터를 청약하려고 하면 일단 현금으로 6,000만 원이라는 큰돈이 있어야 한다. 설사 6,000만 원을 마련한다 해도 나머지 집값을 갚아야 하는데, 매월 70만 원가량을 40년간 내야 한다.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층에겐 큰 부담이다. 

 

이 같은 문제는 공공임대 주택 공급보다는 분양 확대를 선호하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 탓이다. 

 

청년을 볼모로 한 재벌 민원 해결 

 

윤석열 정부는 청년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을 넘어 청년을 볼모로 재벌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월 20일 노조 회계장부 공개와 관련해 “기득권, 강성 노조 폐해 종식 없이는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암담한 청년의 미래가 노조 탓이란 것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강성 귀족 노조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노동시장이 유연화되면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생겨서 신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줄곧 노동시장이 유연화되어 왔다. 그런 만큼 국민의 삶의 질이 나아졌는가, 일자리가 확대되고 일자리 질이 개선되었는가. 아니다.

 

재벌대기업이 노조의 힘을 무력화시키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바라는 이유는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 최대한의 이윤을 얻으려는 것이다. 노동시장 유연화의 이유가 비용절감과 이윤획득에 있는 이상 노동시장 유연화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일자리가 늘어난다 해도 기존보다 질이 낮은, 노동강도가 극도로 높은 일자리가 될 것이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노조와 청년의 삶을 연결시키는 것은 노조 탓을 하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기업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그나마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공무원 수는 대폭 감축했다. 올해 지방공무원 채용 규모는 1만 8,819명으로 전년 대비 약 34% 감소하며 6년 만에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집값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건설노조를 ‘건폭’이라고 규정했다. 윤석열 정부는 건설노조 때문에 집값(분양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집값을 올리는 근본 원인이 건설노조 때문인가. 각종 규제를 풀어주며 다주택자를 양산한 정부, 수많은 다단계 하도급과 건설사의 비자금이 집값 상승의 주범 아닌가.  

 

이런 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채 건설노조 때리기에만 열을 올리는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부조리를 가리려는 것에 불과하다. 이는 근본적인 청년 주택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청년들은 윤석열 정부하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STI가 <한겨레>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들은 ‘지난 정부와 견준 이번 정부에서의 사회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39.1%가 ‘불공정해졌다’고 답했다. ‘공정해졌다’는 13.9%에 불과했다. 그나마 ‘똑같다’는 답이 절반가량(47.0%)이었다. 

 

더 이상 청년들은 윤석열 정부의 ‘청년을 위한 공정’ 운운하는 입에 발린 말에 속지 않는다. 

 

청년을 지지율 반등을 위한 부속품처럼 여기는 정권에게, 미래사회의 주역인 청년들로부터 외면받는 정권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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