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선언’(4.28)이 자체 핵개발과 핵무기 재배치에 재갈을 물리자 많은 여당 및 보수우익들이 크게 동요하고 그중 일부는 절망에 빠져 미친 듯이 좌충우돌하고 있다. 상전의 어명이라 누구도 감히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딱한 신세가 됐다.
이게 남의 일이라고 무시할 수 없어 나는 다각도로 구제할 길을 찾아 고민하고 씨름했다. 드디어 기막힌 구상이 떠올랐다. 무릎을 ‘탁’ 쳤다. 그러고는 나 자신이 놀라 뒤로 발랑 나자빠졌다. 이것은 극우뿐 아니라 우리 겨레 모두가 경천동지할 기상천외의 방도다. 바로 북핵을 ‘민족의 핵, 겨레의 핵, 통일의 핵’으로 얼싸안자는 것이다.
이건 마음만 먹으면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싫건 좋건 간에 민족 최대의 숙원, 통일은 반드시 그리고 조속히 성취돼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통일하면 북핵은 자동으로 우리의 핵, 민족의 핵이 된다.
북핵이 존재하는 한 통일 불가를 외치는 사람이 꽤 많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의 가짜 선전 선동에 현혹돼서지, 실제로는 정반대다. 절대 북핵은 남측을 향한 게 아니다. 김여정 부부장도 누차에 걸쳐 북핵은 미 대북 적대 정책을 향한 것이라는 걸 강조한 바 있다. 최소한 상식만 있어도 한반도에서 핵사용은 공멸이라는 걸 안다. 그렇다면 왜 공멸하는 미친 짓을 하겠는가 말이다.
트럼프의 ‘하노이 회담’(2019) 결렬을 계기로 북측은 더 이상 속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비핵 대화는 영원히 없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핵 없는 세계 평화를 위한 세계 군축 대화는 바라는 바고 지지한다고 했다.
지상 최대 제재 압박도 실패했다는 걸 미국 자신도 인정하고 있다. 실제 미 정치가나 군부는 물론이고 세계 여론조차도 북핵은 영원히 물 건너갔다는 데 일치한 견해를 보인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국제적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이젠 미국 내부에서도 지역의 안정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핵보유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번 ‘워싱턴 선언’을 “미국의 공허한 승리”라고 평가절하한 케이토 연구소의 밴도우 수석연구원은 “한미 대북 정책은 실패했다”라면서 “북한에 적대적으로 보이는 정책부터 끝장내는 게 먼저”라고 지적하면서 북미 간 평화적 대화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들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녹슬었다」는 제목으로 “한국은 미국이 자신들을 내버릴 수 있도록 결정하게 했다”라고 급소를 찔렀다.
미국은 78년이나 한국의 운명을 좌지우지 해오고 있다. 불과 4년 전에도 남·북·미 실무진이 완벽하게 준비한 최종 북미 선언문에 서명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북미회담을 깨버렸다. 한미 지도자들이 정상이라면 적어도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해 사과받는 등의 기본적 예의를 갖춰야 옳다. 그리고 ‘싱가포르 선언’을 능가하는 새 안을 내자고 합의했어야 옳다. 그러나 한미 정상은 오로지 북한을 타도하기 위한 수단 방도를 도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분단과 휴전의 가장 큰 책임자는 미국이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한반도가 평화로 들어서게 되는 첫 관문이다. ‘종전선언’을 여러 번 남·북·미의 세 정상이 합의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두 번 연속 ‘종전선언’을 호소했다.
트럼프는 남북 밀착이 두려워 스티븐 비건을 시켜 제2의 일제총독부라는 ‘한미실무그룹’을 급조하고 남북 교류 협력을 완전히 차단 봉쇄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한미 정상이 ‘핵협의 그룹’을 급조했다. ‘한미실무그룹’의 재판이다. 한국을 영구적 호구(봉)로 묶어놓고 무기를 팔아먹는 등 온갖 재미를 보고 있다. 나아가 윤석열은 아-태 안보 전략 전선에 돌격대로 뛰어들었다. 여기서 꼭 주목할 대목은 미국의 앞잡이가 되는 평생소원을 윤석열이 성취하게 됐다는 거다.
자고로 제국주의 세력은 적이 필요하다. 없으면 미운 놈을 골라 만드는 재주가 특기다. 북한은 78년째 미국의 제1적국이다. 부시에 의해 ‘3대 악의 축’ 중 하나로 지목된 바도 있다. 북핵은 미 대북 적대 정책의 산물이다.
한국도 대북 적대 정책 장단에 맞춰 춤추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북핵이 불거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코쟁이 눈치 보느라 ‘10.4 공동선언’을 단 하나도 이행하지 못한 주제에, 더구나 북핵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마당에 감히 북핵을 시비하다니. 남북 교류 협력 활성화로 통일의 문이 열리면 아예 북핵이 존재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통일된 핵보유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펄쩍 뛰고, 기절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북핵 사연을 알면 북핵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는 생산적 생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것은 다른 대안이 없는 시대의 조류이자 요구라서다. 북핵 비핵화는 영원히 물 건너갔다는 걸 세상이 인정하는데, 이제 북핵 타령에 매달리는 건 조소 거리밖에 안 된다.
우리 겨레가 당면한 절체절명의 최대 과제는 통일이다. 이건 절대 피해 갈 수 없고 반드시 성취해야 할 과제다. 그래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한다. 풍전등화를 겪고 나니 지금 시꺼먼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지 않나.
미국은 ‘분단’에 똬리를 틀고 앉아 모든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 긴장과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남북 화해 협력을 결사반대하는 윤석열이 권력을 거머쥐게 된 배경에 미국이 있다는 게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윤 정권의 존재 이유는 민족의 이익과 번영을 위해서가 아니다. 미국, 일본 이익을 위해서라면 제 것을 몽땅 다 퍼주고서도 모자란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권력도 미일에게 충성을 다 바치기 위해 행사한다는 입장이다. 미일을 위해서라면 불법을 정당화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검찰독재와 공안탄압 수위가 대폭 높아지는 게 불길한 징조가 분명한 것 같다.
지금 윤 정권은 권력 기반이 취약해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노골적으로 전쟁에 불을 붙여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반윤, 반검찰, 자주, 평화의 촛불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들불처럼 타 번지고 있다. 촛불의 함성 속에서 전쟁 결사 저지와 민족공조 소리가 활화산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오늘의 촛불은 과거와 다르다. 절대로 ‘죽 쒀서 개 주지 않겠다’는 결의가 넘쳐나고 있다. 결국 촛불의 종착역은 민족의 유일한 살길인 통일이다. 통일된 내 조국이 핵까지 보유하면 누가 감히 넘볼 생각이나 하겠나. 이런 ‘금상첨화’가 또 어디 있겠나. 이거야말로 진짜 ‘일석이조’다.
‘핵보유 통일 조국’ 건설이 어려운 게 아니다. 문제는 예속에서 탈출해 자주성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자주성 견지는 어느 개인이나 국가가 당연히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자주가 없으면 개인은 머저리가 되고 국가는 예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는 역사가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한미동맹 주술에 걸려들면 가장 먼저 ‘자주’라는 영혼이 사라지고 예속을 애국으로 착각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들은 걸핏하면 경제대국 8위요, 군사강국 6위라고 우쭐댄다. 진짜 웃기는 건 주한미군이 떠나면 그날로 죽는다고 사시나무 떨듯 하는 꼬락서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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