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러 압박 고립 정책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 정책 최우선 순위라는 게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비틀거리던 미국식 민주주의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빠르게 거덜 냈다. 그의 뒤를 이은 바이든은 쑥대밭이 된 산적한 대내적 문제 해결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아프간 전선에서 도망치듯 빠져나가 먼저 유럽에서 러시아와 전쟁을 벌였다. 곧이어 아시아에서 중국과 전쟁을 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를 수 없는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여 아시아 전선으로의 이동에 차질이 생겼다.
러시아를 물리치고 승리를 쟁취할 것으로 예상했던 우크라이나가 되레 패배의 쓴잔을 마시는 형국에 다다랐다.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곧 미국의 패배인 동시에 나토의 패배다. 이것은 미국의 명예와 신뢰를 여지없이 추락시킬 뿐 아니라 자국민의 혹독한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는 점을 바이든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년 차기 대선까지 망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바이든은 이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중러가 코피를 쏟을 정도로 경제, 군사, 외교, 안보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치명타를 안기려고 한다.
그동안 대만을 빙자해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오던 미국이 최근 돌연 남중국해에서 전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바이든은 의회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권한으로 지난 29일 중국의 대만 침공 구실로 3억 4,500만 달러 규모의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의 강한 반발에 대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대만이 방어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도록 도울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힉스 미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 전 대만에 무기를 비축하는 건 우크라이나전의 교훈”이라 말했는데 이게 전쟁을 기정사실로 만드는 것으로 들려 큰 논란이 불거졌다. 지구촌에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철을 밟고 있어 제2의 우크라이나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한다. 최근 미국이 앞에서는 중국에 유화적 태도를 취하면서 뒤로는 대만에 첨단 무기 판매를 비롯해 각종 군사 지원을 하고 대만 독립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만에 대한 언행이 돌연 증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절대로 좋은 징조가 아니라 뭔가 불길한 사태를 우려케 한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한편, 미국의 대중 발언에서 평화가 아니라 조급함, 초조함, 절박함이 엿보인다. 도대체 무슨 말 못 할 사연이 있을까? 우크라이나전 패배에 대한 따가운 여론을 대만으로 돌리려는 공작 외에 더 큰 이유는 오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중 국민당의 승리가 예상돼서’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이미 작년에 치른 지방선거에서 현 친미 독립 추구 차이잉원의 민진당이 대참패하고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친중 국민당이 압도적 승리를 했다.
최근 대만 TVBS 여론조사에 의하면 2024년 1월에 치를 대만 대선은 박빙의 3파전이 예상된다고 한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미국은 ‘죽 쒀서 개 바라지 한 꼴’이 돼서 땅을 치고 가슴을 치면서 통탄할 게 뻔하다. 한편, 중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적극 환영할 게 뻔하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며 양안 관계 정상화로 즉각 전화하겠다는 한궈위 국민당 후보는 빠르게 일국 두 체제의 홍콩형 통일에 적극 나설 걸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을 우려하고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서방의 선전·선동 때문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이미 경제적 통일을 달성한 조건에서 정치적 통일은 시간문제라 무력을 사용할 이유가 없고 필요도 없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하지만 대만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중국의 도발을 유도(유인)하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내정간섭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내년 대선 전에 대만을 끼고 미중 무력 충돌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미 미국은 이에 대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한반도의 분단을 77년이나 유지하면서 온갖 이권을 따먹고 재미를 보고 있다. 대만-중국 분열을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간교한 입장인 것 같다. 대만을 무대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의 돌격대 윤석열 정권이 가장 먼저 자동 무력 개입을 하고 이어서 일본이 뒤를 이을 것이다. 이미 작년에 마크 애스퍼 전 미 국방부 장관이 이 사실을 강조한 바 있다. 그렇지 않아도 윤석열은 대만해협 자유 왕래와 대만에 대한 현상 변경 반대라는 미국 주장을 국제회의에 나가기만 하면 해대고 있다.
한국은 이미 중국에 미운털이 박힌 지 오래다. 중국이 ‘끼어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불장난하면 타죽는다’는 말도 해댄다. 윤석열은 나토 사무총장을 초청하고 나토와 유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제는 한국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중국이 대만전쟁을 기해 보복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처지에서는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전쟁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예의 주목해야 한다. 분명 대안이 있다. 평화가 해답이다.
우리는 다행히 평화 번영으로 가는 나침판이 마련돼 있다. 전임자들이 합의, 선언한 약속을 실천에 옮기면 된다. 이것을 반대하면 반평화 전쟁광이기 쉽고 나아가 반북 반통일 세력에 가깝다고 보인다. 세상이 변해 이제 일극 체계 시대는 가고 다극 체계의 시대다. 시대의 조류에 역행해선 안 된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전이 던진 교훈이다. 젤렌스키는 나토와 신나치 주술에 도취해 나라를 쑥대밭을 만들었고 수십만을 희생시켰다. 지혜롭고 현명한 자주적 외교를 폈다면 멋지고 행복한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어느 일방에 줄을 서서 앞잡이 노릇을 하는 굴욕적 외교 자세는 민족의 자주, 존엄, 긍지에 먹칠을 할 뿐 아니라 경제에도 치명타를 안기고 심지어 나라도 거덜 낸다. 아까운 젊은 청년들이 쏟은 피의 대가는 ‘죽음의 상인들’의 기름진 배때기로 들어간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따 먹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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