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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같은 사람들] ‘윤석열 퇴진’ 초대형 펼침막 건 촛불 생활인 이상조 씨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9/08 [12:59]

[촛불 같은 사람들] ‘윤석열 퇴진’ 초대형 펼침막 건 촛불 생활인 이상조 씨

박명훈 기자 | 입력 : 2023/09/08 [12:5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고 온 국민의 비통함이 가시질 않던 2022년 11월 초, 김포의 한 건물에 걸린 ‘윤석열 퇴진’ 초대형 펼침막이 화제가 큰 화제가 됐다.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참석하는 촛불시민 이상조 씨는 펼침막을 통해 “2새끼야! 젊은 청춘 150여 명 날려 쪽팔리니 퇴진하라!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합니다”라고 밝혔다.

 

촛불행동 공식 유튜브 채널 ‘촛불행동tv’는 5월 12일 「건물에 ‘윤석열 퇴진’ 내건 이상조 선생님」 제목으로 이 씨와 한 대담을 공개했다. (영상 참조)

 

 

10.29 이태원 참사(아래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젊은이들이 안타까워 밤새 울다가 얼굴이 잔뜩 부었다는 이 씨는 “국민을 개돼지 취급”한 윤 대통령에게 분노해 펼침막을 달았다고 한다.

 

이 씨는 김포 사우동 7층 건물에 가로 1.2미터, 세로 14미터 남짓 되는 초대형 펼침막을 직접 달았다. 펼침막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큼직한 리본 밑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근조 리본과 함께 ‘윤석열 퇴진’ 구호가 부각됐다.

 

▲ 이상조 씨가 촛불행동tv에 출연해 현수막을 걸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 촛불행동tv

 

그 뒤 김포시에서 펼침막을 철거하라는 연락이 왔지만 이 씨는 “애도 기간인 5일 동안 달겠다”라면서 펼침막을 계속 달았다고 한다.

 

건물 옥상에서부터 내려오는 펼침막은 특정 층의 창문을 가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같은 건물에서 펼침막을 반대하거나 항의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 씨는 “우리 건물에는 젊은 20~30대 사람들도 많은데 (펼침막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라면서, 젊은이들이 자신에게 “어른이 나서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축제에는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전 축제 시기마다 질서 유지를 위해 배치됐던 경찰은 배치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됐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놀러간 개인의 잘못’이라면서 희생자들을 모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씨가 내건 펼침막이 같은 건물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위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친일매국 굴종외교 꺼져 2새끼야!”라는 내용으로 이 씨가 다른 펼침막을 달았을 때에도 김포시에서 ‘당장 철거하라’고 연락이 왔다. 그때도 이 씨는 굽히지 않고 펼침막을 걸었다.

 

 © 촛불행동tv

 

이 씨가 김포시의 압력에도 꿋꿋이 펼침막을 내걸 수 있던 건 같은 건물에 있는 젊은이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씨는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2022년 11월 19일 서울에서 열린 15차 촛불대행진 때부터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동안 가족들을 위한 경제활동에 바빠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았지만,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촛불집회에 직접 나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 씨가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된 건 윤석열 정권을 향한 분노와 함께 민주당을 향한 답답함도 있었다. 

 

이 씨는 촛불집회 참석을 통해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지고도 ‘윤석열 탄핵’에 나서지 않고 “엉금엉금, 주춤”대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려는” 민주당을 향해 ‘촛불집회에 나와서 국민과 함께 싸우라’는 경고도 담았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우는 게 두렵지 않다는 이 씨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정치”를 강조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윤석열 퇴진’을 앞당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는 게 이 씨의 주장이다.

 

매일 아침 6시 30분, 이 씨가 운영하는 사우나 문을 열 때마다 빠짐없이 하는 일이 있다. 윤석열 정권을 편드는 이른바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신문보다 다른 진보 성향 신문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신문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그러다가 때때로 손님들에게 항의를 받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정치에 목소리를 내는 자신의 성미를 두고 이 씨는 “재산상으로는 손해가 많다”라면서 웃었다. 이 씨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소유하던 건물의 층 일부만 남기고 다른 층은 팔았다고 전했다.

 

이 씨는 지난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 당시 김진태 국힘당 국회의원이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라고 한 망언을 언급하며 “촛불을 횃불로 만들어주마”라고 강조했다.

 

박근혜는 이미 탄핵됐고,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는 현재진행형이다. “촛불을 횃불로 만들어주마”라는 이 씨의 말은 윤석열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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