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1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노동, 민생, 민주, 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23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 5만여 명이 참석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를 통해 “1년 6개월이다. 단 한 사람만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은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 버렸다. 반노동, 반민주, 반민생. 평화 파괴로 민중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대통령! 굴욕외교, 핵오염수 투기로 국민의 생명을 외면하는 대통령! 급기야 항일애국지사를 이념논쟁으로 매도하면서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대통령! 노동조합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대통령! 이런 대통령 필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노동자의 무기인 단결과 연대로 ‘윤석열 퇴진광장’을 노동자의 손으로 열어내자. 윤석열 대통령 퇴진 투쟁은 국민의 명령이며 정의를 살리는 애국적인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양경수 위원장이 차기 지도부 선거 출마로 위원장을 사임해 현재 민주노총은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요구하는 발언, 이동관 탄핵 요구 발언, 교사노동자들의 현실과 관련한 발언,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발언이 있었다.
윤장혁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틀 후면 전태일 열사가 산화하신 지 53년째 되는 날이다. 전태일 열사가 산화하신 지 반세기가 훌쩍 넘어가는데, 전태일의 다른 이름 양회동 열사가 분신으로 항거했다”라며 “1970년 전태일과 2023년 양회동은 무엇이 다른가. 50여 년 전 평화시장 여공들의 삶과 현재 노동자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보편적 고용 형태로 고착화되는 간접고용, 특수고용, 플랫폼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이 무엇이 다른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사회에 진출해서 노동자로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야만적인 사회를 물려 줄 수 없다. 악순환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노조법 2·3조를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라며 “노조법 2·3조 개정을 반대하는 국힘당 해체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윤석열을 퇴진시키는 투쟁에 다 같이 떨쳐 일어나자. 이것이 120만 전태일의 반격”이라고 강조했다.
윤창현 민주노총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자유는 민주주의 핵심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인권도, 노동도, 정의도, 공정도 다 무너진다. 이동관을 당장 탄핵해 우리 삶을 지켜내자”라고 호소했다.
전희영 민주노총 전교조 위원장은 “세상이 변하지 않으면, 정권이 바뀌지 않으면, 죽음의 경쟁교육도, 우리 교사 노동자들의 삶도 제자리걸음일 뿐”이라며 “역사는 퇴행하고, 정권은 탄압으로 일관하고, 민생·민주·교육은 파탄 나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가 선택할 것은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투쟁뿐”이라고 강조했다.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지금 윤석열의 민영화·영리화 정책 강행과 공공운수노조의 저지 투쟁이 맞붙고 있다. 이건 전쟁이다. 결과에 따라 수많은 국민의 삶과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전쟁이다. 공공운수노조의 투쟁에 힘을 실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차기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를 했다.
현재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는 2파전으로 기호 1번 ‘양경수, 이태환, 고미경’조, 기호 2번 ‘박희은, 김금철, 이영주’조가 출마했다. 각 후보를 지지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적극적으로 자기 후보를 선전하기도 했다.
뤽 트리앙글레 국제노총 사무총장은 “뜻깊은 오늘, 최고의 전국노동자대회가 되길 바란다”라는 연대사를 영상으로 보내왔다.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노동탄압에 항거하면서 분신한 두 열사의 유가족이 무대에 올랐다.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의 형인 양회선 씨는 “동생의 뜻, 정신마저도 폄훼하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는 이 나라 제대로 가고 있는 나라가 맞는 것인가. 우리한테 의무는 철저히 지키라고 요구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는 부정하고 이것이야말로 편향적인 민주주의 아닌가”라면서 “동생은 자기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라는 뜻을 분명히 남겼다고 생각한다. 시민들께 호소한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는 장애물들을 없애는 데 힘을 보태달라”라고 말했다.
택시 완전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며 택시 회사에 맞서 싸우던 택시노동자 방영환 씨는 지난 9월 26일 분신했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방영환 씨는 분신 열흘 만인 10월 6일 운명했다.
방영환 씨의 딸은 “우리 아버지는 없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외친 것도 아니고, 본인만의 편의를 위해 떼를 쓰신 것도 아니다. 그저 있는 법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라며 “아버지가 생전에 해오시던 투쟁을 이어받아 싸운 지 한 달이 넘었다. 아버지의 죽음이 의미 없는 일이 되어 버리게 할 수 없다. 함께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연이어 열린 ‘퇴진광장을 열자!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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