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은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군 사법경찰이 사망 사건에 관한 수사권이 있느냐도 쟁점이었다.
유상범 국힘당 의원은 박정훈 대령에게 “사망 사건에 대해서 군 사법경찰이 수사권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박 대령이 “있다”라고 하자 “변사 사건에 수사권이 있다는 얘기”라며 변사 사건과 사망 사건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박 대령이 채해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게 불법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또 유 의원은 박 대령을 향해 “지금까지 모든 법조인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군 사법경찰에게 수사권이 없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유일하게 박 대령은 수사권이 있다고 주장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대령은 “지난번 군사재판에서 옆에 있는 유재은 법무관리관도 수사권이 있다고 진술했다”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유 의원이 “그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겠는데…”라고 하는 바람에 청문회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바로 눈앞에 증인으로 나와 있고 자기도 질문을 던졌던 유 법무관리관을 두고 누군지 모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유 법무관리관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수사기록부라는 공식적인 문서가 있다. 거기에 연번을 적고 피의자, 죄명, 범죄 사실을 적었을 때 입건이라고 하고 입건 권한이 있을 때 수사 권한이 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최초에 변사체가 발견되고 변사자 처리 지침에 따라서 내부적으로 아직은 수사 명부에 이름을 올리기 전, 입건하기 전 절차이기 때문에 내부적인 수사, 내사라고 한다. 그래서 사망 원인이 무엇인가를 확인해서 그게 범죄의 원인과 관련이 없으면 종결 권한을 갖는다. 그때는 국방부장관이 결재권도 갖고 보류권도 갖고 여러 가지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사망 원인이 범죄 원인과 관련이 되면 개정된 군사법원법 2조와 대통령령 규정 7조에 따라 지체 없이 1천 페이지에 달한 진술서, 진술 조서 그리고 사진 카톡을 경북경찰청에 보내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국방부장관이 상위법과 대통령령에 위반되는 이첩 방식을 훈령으로 정했다. 7조에 보면 인지 통보서라고 정해놨는데 거기에 보면 ‘피의자’라고 적으라고 한다. 피의자는 수사기록부에 관련 기록이 등재된 사람인데 그 전에 마치 수사한 것처럼 보이게 적으라고 한 것이다. 수사기록부에 적는 권한은 바로 경북경찰청에 있다. 따라서 국방부장관의 훈령이 잘못됐기 때문에 박정훈 대령이 수사한 것처럼 보인 것이다. 국방부장관의 명령에 따라 8명을 적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이첩을 보류하라고 했다. 개정된 군사법원법 2조와 대통령령에는 ‘지체 없이’로 나온다. 이첩을 보류시키고, 회수하고, 재검토하고, 재이첩하고, 모두 ‘지체 없이’ 규정에 반한, 직무 수행에 있어서 반드시 따라야 할 기준을 위반한 직권남용이다.
“눈치를 봤든가 지시를 받았든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경북경찰청의 수사 자료 관련 서버 접속 기록을 공개했다.
정 위원장은 공개한 기록을 통해 박정훈 대령이 수사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보낸 지난해 8월 2일 경북경찰청이 세 번에 걸쳐 접속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따라서 경북경찰청은 채해병 수사 자료가 넘어온 걸 확인했을 것이며 곧바로 형사과에 이첩을 해야 했다.
정 위원장은 경북경찰청이 곧바로 접수하지 않았고 그 자체로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다른 사건들은 확인 즉시 다 이첩했는데 채해병 사건만 이첩을 안 했다며 “눈치를 봤든가 지시를 받았든가” 둘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고 할 셈인가”
임상규 경북경찰청 수사심의위원장은 임성근 전 사단장에 관해 무혐의 의견을 낸 것에 관해 “사실관계를 직접 조사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경찰 보고서만 보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임 전 사단장이 수중 수색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관해서는 “의문점이 굉장히 있었다”라면서도 “11달이나 수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박종철 열사 사건 때도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고 경찰이 보고한다면 수사심의위에서 똑같이 ‘탁 치니까 억 하고 죽었구나’라고 결론”을 내렸겠다며 수사심의위의 부실한 심의를 지적했다.
“48초 만에 한미정상회담도 하는데 무슨!”
법사위원인 주진우 국힘당 의원은 채해병 사건 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하고 있었고 논란의 ‘윤석열 격노’ 당일 ‘02-800-7070’ 번호로 전화를 건 누군가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 의원들이 당시 통화에서 누구와 어떤 대화를 했는지 묻자 주 의원은 “내가 증인인가?”라며 답변을 거부했지만 거듭 묻자 “1년 전에 44초 통화한 것, 일반전화로 통화한 것을 다 기억하느냐”라며 항변했다.
그러자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48초 만에 한미정상회담도 하는데 무슨!”이라고 외쳤다.
2022년 9월 유엔 총회 기간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했다가 불발되자 대통령실이 48초 동안 양국 대통령이 서서 몇 마디 나눈 걸 ‘한미정상회담’이라고 우긴 것을 비꼰 것이다.
국민 5만 명이 별것 아니다?
조배숙 국힘당 의원은 “5만 명 청원 서명받는 거 어려운 거 아니다”라면서 탄핵 청문회를 반대했다.
국힘당이 주권자 국민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드러내는 발언이다.
“골프 치러 군대 갔나?”
김용민 의원이 임성근 전 사단장의 골프 기록을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2022년 9월 24, 26, 27, 28, 29일 골프를 쳤는데 당시 9월 26일부터 한미연합훈련이 있었고 북한이 25일, 28일, 29일에 미사일을 발사했었다.
또 10월 1일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골프를 쳤고 2일, 3일에도 골프를 쳤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임 전 사단장의 2023년, 2024년 골프 기록 일부를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2023년 5월 4, 6, 8, 13, 15, 19, 20일, 6월 3, 10, 11, 17, 18, 24일, 2024년 7월 1, 8일에 골프를 쳤다.
박 의원이 “너무한 거 아닌가? 이렇게 해서 부대 관리가 되나? 평일에도 쳤다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임 전 사단장은 “평일에는 치지 않고 전투 휴무일 때가 있다”라고 변명했다.
[특별취재단=문경환, 박명훈, 이영석 기자]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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