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린 윤석열 정권이 계엄을 선포할 수도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계엄 준비 정황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 가장 심각한 건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현 전 경호처장이 국방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8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김용현 국방부장관 지명을 두고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대통령의 뜬금없는 반국가세력 발언으로 이어지는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며 “집권 경험이 있는 수권정당 민주당의 정보력을 무시하지 마라”라고 경고했다.
원래 계엄에서 국방부장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첫째, 국방부장관과 행정안전부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둘째, 국방부장관이 추천한 사람들을 계엄사령관, 부사령관으로 임명한다.
셋째, 국방부장관이 계엄사령관을 지휘, 감독한다.
이처럼 계엄에서 국방부장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가장 믿을만한 김용현을 국방부장관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인 8월 초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을 한남동 대통령경호처장 공관으로 불러 식사를 했다.
마치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환(당시 지금의 방첩사령관)이 쿠데타 직전 수방사령관, 육군특수전사령관, 육군 헌병감을 한곳에 모은 장면과 유사하다.
물론 목적은 정반대였을 것이다.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은 실제 계엄이 선포되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방첩사령관은 합동수사본부장이 되어 야당 국회의원과 반정부 정당·단체 체포를 담당한다.
수방사와 특전사는 시위 진압을 맡는다.
이들 3명은 평소에도 한자리에 모일 일이 없으며 경호처장이 이들 사령관을 부를 권한이 없는 만큼 매우 의심되는 정황이다.
게다가 출입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의 안내로 불러들였다니 더욱 의심이 간다.
● 다음으로 윤 대통령이 나온 충암고 출신들이 계엄과 관련한 요직에 있다는 점이 수상하다.
김용현 국방부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박종선 777(국방정보본부 직할 정보기관)사령관이 모두 충암고 출신이다.
특히 김용현, 이상민 장관은 윤 대통령에 절대 충성하는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민 장관은 올해 3월 방첩사를 방문해 충암고 후배들인 방첩사령관, 영관 장교 2명과 식사를 했다.
이 모임은 신원식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충암고 출신들이 모종의 음모를 꾸미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만하다.
● 다음으로 군 장성들이 갑자기 나무위키에 자기 정보를 삭제하는 특이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수상하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부터 국군 장성 382명 중 130여 명, 특히 정보 관련 고위 장성들이 나무위키에서 자기 정보를 조직적으로 삭제하고 있다며 매우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이에 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하였다.
● 끝으로 국군의 날 열병식을 2년 연속 진행한 게 수상하다.
윤석열 정권은 올해 2년 연속 국군의 날 열병식을 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여러 사정이 겹쳐 열병식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벌써 두 번이나 열병식을 했다.
열병식을 의혹의 눈으로 보는 이유는 각종 중화기가 서울 도심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오늘날 계엄이나 쿠데타가 불가능한 이유로 흔히 서울 도심의 교통 체증을 꼽는다.
전차가 출동해도 교통 체증 때문에 이동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국군의 날 열병식은 대낮에 최적의 경로를 찾아 교통 체증을 뚫고 전차를 이동시키는 훈련을 하기에 적합한 명분이다.
윤석열 정부가 여러 비판이 있지만 열병식을 거듭 강행한 게 혹시 계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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