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것에 대해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전국 33개 농축산단체로 구성된 ‘WTO 개도국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이하 농민공동행동)’은 정부 서울 청사 앞에서 “개도국 지위 포기는 통상주권, 식량주권 포기”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농민공동행동은 “한국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통상주권과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WTO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여 미국의 강압에 굴복하지 않는 자주국가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공동행동은 “개도국 지위 포기로 감축대상보조금(AMS)을 현행보다 50%나 삭감해야 하는 것은 발등에 떨어지는 불일뿐”이라며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미국은 미국산 농산물 추가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마른 들판에 떨어진 불씨처럼 미친 듯 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민공동행동은 “계속되는 수입개방정책으로 국내 농산물 값은 연쇄폭락을 맞았고, 농지투기정책은 과반 수 이상의 부재지주를 낳았다. 농가소득 대비 농업소득 비율, 국가예산 대비 농업예산도 역대 정권 중 최저치를 찍었다”며 “이 상황에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는 것은 한국농업을 미국의 손아귀에 갖다 바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단체 대표 10여명은 상복을 입고 ‘WTO 개도국 포기 방침 철회’하라며 정부청사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혔다.
농업부분에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게 되면 당장 쌀 관세부터 513%에서 393%이하로 낮아지고, 농업보조금총액이 현행 1조4900억원 규모에서 7000억원대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고율의 관세역시 축소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편 정부는 개도국 지위 포기로 당장의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WTO 내 다자협의체인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이 2008년 이후 가동되지 않고 있어서다. 협상이 열리지 않으니 당장은 피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은 WTO내에서 뿐만 아니라 개별 국가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미국 등의 통상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통상주권, 식량주권 포기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진국이 WTO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며 90일 이후까지 WTO논의 진전이 없을 경우 부적절한 국가를 골라 개도국 처우를 없애라고 지시했다. 이후 WTO 개도국 지위 포기가 우려된 농민단체들은 농민공동행동을 구축해 몇 차례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통령께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또한 농민의길은 릴레이 농성에 돌입해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유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방침을 보이며 농민의 간절함을 짓밟았다. 2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한국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통상주권과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선 WTO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여 미국의 강압에 굴복하지 않는 자주국가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통상주권, 식량주권, 통일대비 농정 실현으로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확대하고 농정대개혁을 실현하라는 농민의 요구를 묵살하려 한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1차적으로 농업에 영향이 가는 것은 감축대상보조금(AMS)를 현행보다 50%나 삭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발 등에 떨어지는 불일뿐이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할 경우 미국은 미국산 농산물 추가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마른 들판에 떨어진 불씨처럼 미친 듯 퍼질 것이다.
계속되는 수입개방정책으로 국내 농산물 값은 연쇄폭락을 맞았고, 농지투기정책은 과반 수 이상의 부재지주를 낳았다. 농가소득 대비 농업소득 비율, 국가예산 대비 농업예산도 역대 정권 중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농업은 적폐농업정책으로 무너져 버린 지 오래다.
이 상황에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는 것은 한국농업을 미국의 손아귀에 갖다 바치겠다는 것이다. 국익은 통상주권을 지켜내는 것부터 시작된다. 농업을 살리는 것은 식량주권을 실현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문재인 정부가 기어코 농민의 애원을 무시하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언한다면 우리 농민들은 강위력한 투쟁으로 응답할 것이다.
2019년 10월 25일 WTO개도국지위 유지 관철을 위한 농민공동행동 (가톨릭농민회 / 고려인삼연합회 / 농가주부모임연합회 / 대한양계협회 / 대한한돈협회 / 전국농민회총연맹 / 전국농업기술자협회 / 전국쌀생산자협회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 전국한우협회 / 한국4-H본부 / 한국관광농원협회 / 한국낙농육우협회 /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 한국농식품여성CEO연합회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 한국민속식물생산자협회 / 한국버섯생산자협회 / 한국새농민회 / 한국생활개선중앙회 /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 한국양봉협회 /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 한국오리협회 / 한국육계협회 / 한국인삼6년근경작협회 / 한국인삼협회 / 한국종축개량협회 / 한국화훼협회 /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 / 한국토종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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