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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예술인들, 농활의 첫 발을 떼다

신혜원 베란다항해 작가 | 기사입력 2019/12/29 [15:21]

민들레 예술인들, 농활의 첫 발을 떼다

신혜원 베란다항해 작가 | 입력 : 2019/12/29 [15:21]

 

민들레 예술인들은 농촌활동을 하러 전라남도 강진군을 다녀왔다

 

서울을 빠져나가는 길이 막히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였다.

 

인사만 겨우 나눈 뒤 현장에서 내어준 일복과 장화로 바로 갈아입었다.

 

처음 일하러 간 곳이 서정대 아버님 댁이었다. 강진군농민회 전 회장님이셨고 오랫동안 농민운동을 해 오신 분이셨다. 

 

우리가 할 일은 보리밭에서 김매기였다. 해가 지기 전까지 2시간여 짧은 시간이었지만 땀의 가치와 농민들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반도 남단 강진군의 따스한 기운과 부드러운 능선 풍경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서 직접 기르던 흑돼지 삼겹살을 비롯한 건강밥상으로 저녁을 먹으며 어머님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었다. 등에 아기를 업고 최루탄을 맞으며 싸우셨던 이야기, 남자들은 흩어져도 여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싸우셨다는 이야기, 시동생들과 남편까지 대학을 다 보낸 이야기, 사랑하는 세 아들과 며느리 이야기 등등 어머님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밤새도록 들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농민회 분들과 자리가 약속되어 있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 서정대 아버님 댁 보리밭 김매기     © 신혜원

 

농민회에서 마련해주신 편안한 숙소에서 강진군농민회 사무국장을 비롯한 몇몇 분들과 인사 자리가 있었다. 

 

당일 강진군풍물한마당을 마치고 뒤풀이도 못하고 우리와 시간을 기꺼이 함께하였다.역시나 우리 농민들을 따라 배우는 시간이었다. 마음 씀에서부터 나누는 눈빛 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가 배워야 할 모습이었다.

 

이야기를 시작으로 민요를 비롯한 노래도 몇 자락 오가는 흥겨운 자리였다.

 

서정대 아버님도 예술인들이 온다고 하니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나 벽화작업 등 예술적 활동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셨는데, 농민회에서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온종일 땀 흘리며 농촌 현실을 먼저 알고 느끼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강진을 가족처럼 고향처럼 여기며 오래오래 함께하면 좋겠다는 따뜻한 말씀도 함께였다.

이심전심, 민들레 예술인들 마음도 같아서 농촌 현실을 잘 알고 배워가며 재능도 잘 쓰이기 바란다고 말씀드리며 뜨거웠던 자리를 정리하였다.

 

둘째 날에는 강진군 농민회 사무국장님 댁에 가서 아침 식사를 먹고 고추밭에 가서 고추 따기를 하였다. 볕이 잘 드는 곳이라 늦게까지 고추가 남아있다고 하였다. 풍물 신동 둘째와 흥이 넘치는 막내 그리고 평화란 이름의 강아지까지 함께 한 즐거운 고추 따기를 마치고 민들레 농활대는 서울로 올라왔다. 

 

▲ 늦게까지 달려있던 붉은 고추들     © 신혜원

 

서정대 아버님이 주신 배와 장귀영 사무국장이 챙겨주신 계란들을 싣고 서울로 오는 길은 마음이 든든했다. 

 

부드러운 강진의 풍경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 새겨져 이미 강진이 두 번째 고향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모든 농활대원들의 마음일 것이다. 다음에는 주신 마음보다 더 큰 결심으로 열심히 일하고 배울 것을 다짐해본다.

 

민들레 농활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농민해방세상, 통일세상이 올 때까지 쭈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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