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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 639] 코로나 방역 전략과 전술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20/05/16 [21:45]

[정문일침 639] 코로나 방역 전략과 전술

중국시민 | 입력 : 2020/05/16 [21:45]

어제 5월 15일 밤에 일기책에 “신종코로나 전 세계 확진자 450만 명 돌파, 사망자 30만 명 돌파”라고 적은 다음 앞의 페이지들을 번져보았다. 5월 9일 400만 돌파, 4월 27일 300만 돌파, 4월 15일 200만 돌파, 4월 3일 100만 돌파를 기록했다. 열두 날마다 100만을 넘긴 셈이었다. 이제 와 보면 3월 23일 WHO 사무총장이 30만 돌파를 이야기하면서 비통한 일이라고 하던 게 호들갑처럼 보인다. 지난해 12월 31일 처음 20여 명 감염자가 공개 보도되어서부터 1월에는 10단위로 증가하다가 100단위로 올라가고 1월 23일 우한봉쇄 이후 1,000단위로 증가할 때 중국인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17년 전의 사스 감염자가 수천 명에 그쳤으니 이번에는 기껏해야 1만 명에 그치기를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2월에는 10,000단위로 증가했고 중국에서의 증가가 그친 3월에는 다른 나라들에서 폭증하면서 10만 단위로 증가했다. 4월 초부터 100만 단위를 이야기한 이래 집계수자가 아직 천만을 넘기지는 않았으나 인도를 비롯한 적잖은 나라들이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못하므로 실제 감염자 수가 훨씬 많으리라는 건 상식이고, 따라서 벌써 1,000만을 넘겼을 가능성도 있으며 집계수자를 따지는 행위는 갈수록 의미가 줄어든다. 

 

여러 나라와 지역들의 방역상황을 거의 실시로 접하면서 전략과 전술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우한 봉쇄 이후 전파력, 치사율 등이 모두 파악되지 않아 민심이 흉흉하던 1월 하순, 중국 질병통제센터의 수석과학자 쩡광은 《환구시보》 주필 후시진과의 인터넷 생방송 대담에서 방역전략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난해 호주의 산불을 보았는가? 산불이 한 곳에서 일어나 다른 곳으로 불씨가 날아가면 어떻게 불을 끄는가? 다른 곳의 약한 불을 먼저 끈 다음 최초의 발화지점에 가서 끈다. 방역도 마찬가지다. 우한이 제일 엄중하고 타지방의 감염사례들은 우한에서 퍼져 나왔으니 우선 우한을 봉쇄하고 다음 후베이성을 봉쇄한 다음, 다른 성, 직할시, 자치구들이 현지에 전파된 감염사례들을 발견하여 치료함으로써 확산을 차단한다. 타지방들이 막아내면 여력을 모아 후베이성의 우한 이외 지역들에서의 철저한 방역과 차단, 치료를 기한다. 마지막에 우한에 전력을 집중하여 완전히 해결한다. 전국범위 전략과 전술을 분명히 해석했는데 당시에는 희망 사항에 그치는 것 같았으나 결국 2월 중순에 이르러 전략의 실효성이 확인됐고 3월에는 우한에서도 확진자가 사라지면서 전략 전술이 성공을 거두었다. 

 

해외 역유입 사태가 한동안 중점으로 되다가 항공과 육로 차단 및 철저밀폐식 방역으로 증가세가 잦아들었고, 요즘 우한과 지린성에서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들이 수십 명 발견되면서 약간 긴장한 상황이 조성되었지만, 이런 소규모 사례 발생은 중국 방역전문가들이 예견했던 바로서 현재는 “두더지게임” 전술을 취하여 발견하는 족족 차단, 치료함으로써 확산을 막아간다. 한편 우한시에서 1,000만 명 넘는 전체 시민들에 대한 검사를 하여 우려를 뿌리 뽑는 거대한 행동도 진행 중이다. 

 

초기에 불명 질병에 맞서서 혼란했던 중국은 이치럼 명확한 전략, 전술로 대응하면서 차차 정상을 회복하니 경제지표 회복 따위를 거론할 것도 없이 세계 각지의 디즈니랜드 중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유일하게 경영을 재개한 것만 봐도 충분하다. 

 

정상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중국인들은 정부의 방역 조치를 인정하고 그 성과를 찬양하는데, 외국 가운데서 제일 인정하는 게 한국이다. 때문에 중국과 한국이 기업인 출입국 패스트트랙을 협의하고 실시한다는 소식에는 찬성하는 댓글이 절대다수였다. 뒤이어 독일이 중국과 비슷한 성격의 협의를 했다는 소식에 반대 댓글이 많이 달린 건 그만큼 독일의 방역은 믿지 못할 점이 많다는 의미다. 

 

한국의 방역은 전략과 전술이 명확했다. 중간에 신천지발 폭증 사태가 일어나고 5월에는 이태원발 확산으로 새 변수가 늘기는 한다만 체제상 중국처럼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지 못하는 형편에서 정치, 종교, 경제 등 요소들에 발목을 잡히면서도 나름 최선책들을 채택함으로써 확산을 막고 사망률을 낮췄으며 총선을 무사히 치렀다. 정부 비판이 체질화된 인간들이야 공격을 이어가나 200개 가까운 나라와 지역들에서 감염자수가 40위 밖으로 밀려 나가고 완치율이 높으며 사망률이 낮은 것만 보더라도 한국의 방역은 지금까지 상당히 성공했고 지금 태세를 유지하는 한 “모범생” 싱가포르의 추락 같은 대역전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현재까지 확진자 0을 선포해온 조선(북한)은 단순해 보이나 효과적인 전략 전술을 취했다. 나라 중에서 제일 먼저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여 유입위험을 철저히 차단하고, 대외접촉자들을 철저히 격리하는 한편 내부에서 강력한 예방 조치들을 취한 것이다. 이런저런 소문들이야 많다만, 조선의 학교들이 개학하여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공사장과 농촌에서 작업이 제대로 진척되는 등 객관적 사실들은 방역의 성공을 보여준다. 

 

정확한 전략 전술로 성과를 거두는 듯하다가 추락한 소국의 사례가 위에서 거든 싱가포르라면 대국의 사례는 러시아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 초기에 중국인 유입을 금지하고 중국인들과 중국에서 귀국한 본국인들을 격리 관찰하는 등 엄격한 조치들로 상당 기간 적은 수량의 확진자를 기록했던 러시아였으나 유럽에서 귀국한 러시아인 관리를 소홀히 했던 탓에 4월에 감염사례들이 폭증하여 이제는 26만 명을 웃돌아 세계 3위를 차지한다. 그나마 검사를 진지하게 하고 600만을 넘긴 검사 수에 비해 20 몇 분의 1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게 다행이다. 또한 확진자 중 젊은이들이 다수여서 현재 사망률이 낮고 최종 사망률도 낮으리라는 것도 다행이다. 

 

먼저 황당한 전략을 내세웠다가 큰코다치고 급급히 뒷수습하는 나라들로는 집단면역이 실패한 스웨덴과 영국 등이다. 

 

전략 전술이 애매한 나라들도 있다. 일본은 올림픽 개최를 목표로 감염상황을 숨기다가 올림픽 연기가 결정되니 검사를 늘리기 시작했는데, 인제 와서 다수 지방의 제한조치를 해제하는 등 성과를 거둔 것처럼 나서지만, 실은 혼란하기 그지없다. 이렇다 할 전략과 전술이 보이지 않고 해결 가망도 보이지 않는다. “메이드 인 재팬”의 명성은 “아베노 마스크”로 바닥에 떨어졌고 일본 의료의 신화, 일본인들의 꼼꼼함 신화도 금이 실렸다. 

 

일본보다 더 한심한 게 미국이다. 한동안 중국의 위험한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고 한동안은 이란과 조선에 방역 지원을 하겠노라고 큰소리쳤는데 어느덧 세계 확진자와 사망자의 1/4 이상이라는 놀라운 비례로 1위를 차지하고 남들의 방역물자를 거듭 가로채다나니 돕겠다는 소리가 쑥 들어 가버렸다. 트럼프와 그 막료들은 방역에 대해서는 아무런 전략도 전술도 제시하지 못한 채 신종 코로나가 갑자기 사라질 것이라니, 어느 약이 특효라니, 살균제를 주사하라느니, 어린이들이 잘 감염되지 않으니 대면 수업을 재개하라느니 등 헛소리들이나 내뱉는다. 대선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초조감이 늘어난 모양으로 요즘에는 전임 대통령 오바마를 나무라고 중국에 책임을 돌리는 수법에나 매달린다. 공화당이 트럼프의 재선을 위한 전략 전술은 유치하나마 분명한데, 신종코로나는 어떻게 해결하겠다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미국의 신종코로나 사망자 수가 4월에 베트남 전쟁 전사자 수를 넘기고 5월에 6·25전쟁 사망자 수를 넘긴 다음 어느덧 8만 5천 명을 넘기니 이제 다음에는 1차 세계대전의 10여만 사망자 수를 넘기겠다는 추측이 나온다. 2차 세계 대전이나 남북전쟁의 수십만 명 전사자 수 돌파를 예견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미국의 개판 상황으로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한국에서 말하는 “선진국”을 중국어로는 “파다궈쟈(发达国家, 발달한 국가)”라고 하는데, 그 기준은 경제 수준이다. 높은 경제 수준은 좋은 정치제도가 받쳐준 덕이라는 논리가 뒤따른다. 그런데 이번에 G7을 위수로 하는 선진국들이 잇달아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선진국” 신화가 깨져가는 판이다. 

 

바이러스 앞에서는 명확한 전략과 전술로 백성들의 생명권을 지켜주는 나라가 선진국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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