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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온 편지] 문 대통령이 자주적 입장 없으니 남북관계 진전 될 리 없어

유선민 | 기사입력 2020/06/21 [15:53]

[감옥에서 온 편지] 문 대통령이 자주적 입장 없으니 남북관계 진전 될 리 없어

유선민 | 입력 : 2020/06/21 [15:53]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 낙선운동을 했던 강부희, 유선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2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현재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에서는 구속된 학생들이 보내오는 글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의 국면에서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진행하는 것을 TV를 통해 생방송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기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으로 기념사를 보냈습니다. 기념사가 끝나고 느낀 것은 한마디로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6.15 공동선언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풀자는 것이 핵심 가치입니다. 외세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평화와 번영을 통해 통일로 나아가자는 확고한 지향성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 그 어디에도 ‘통일’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평화’, ‘대화’였습니다. 지금 남북관계가 대결국면으로 가고 있는데 평화를 위해 대화를 계속하자는 뜻으로 읽힙니다. 4.27 판문점 선언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선언으로 통일이라는 지향성을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한 종전, 평화협정, 경제 등의 내용을 담았는데 이번 기념사를 통해 다시금 확인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문제에 대한 철학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남북관계를 대결과 대립이 없는 선을 유지하며 평화를 유지하는 딱 그 정도 인식에 머물러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지금의 남북관계 위기 상황에 대한 뚜렷한 입장과 대책도 없고, 남북관계 발전도 6.15의 기본정신인 ‘우리 민족끼리’의 자주적 입장이 아닌 국제사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사대적이고 의존적인 모습도 실망스럽습니다. 자주적인 입장이 없으니 남북관계 진전이 될 리 만무합니다. 미국이 사사건건 ‘승인’ 운운하며 남북관계 발언을 방해하는 것도 문제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제사회 공조’, ‘동의’ 운운하는 사대적인 태도도 문제입니다. 

 

자주적인 입장이 있어야 대화를 해도 진전이 있는 법입니다. 대화해서 약속을 하고 합의를 했는데 합의 이행을 촉구할 때마다 ‘국제사회 동의’(핵심은 미국의 동의) 운운하면 누가 대화를 하고 싶겠습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공동선언 합의 후 국민들에 화해, 협력, 통일의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이후 부시 정부의 방해도 있었지만 남북관계는 발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용기와 결단을 배워야 합니다. 통일이 빠진 평화는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남북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한반도 패권 정책을 제거하지 않으면 언제든 평화는 위협을 받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평화는 통일에 있음을 문재인 정부는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 2년 전 남북 간의 통일바람을 어제 날의 추억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날의 감동이 계속 더해져 남북관계가 더 빠르게 발전하고 통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한 탈북단체들의 범죄 행위를 지금 당장 엄벌에 처하고,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 삐라 살포를 강행하고 있는 탈북 단체의 배후까지 파헤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하는 실천적 행보를 보여줄 것을 문재인 정부에 촉구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남북관계 주인으로 나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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