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백성공주와 정치못난이가 살고 있었어요.
정치못난이- 백성공주야, 박원순 전 서울시장 말이야. 말이 많던데 어떻게 봐야 할까? 박원순 시장이 그동안 여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는데 완전 배신감이 든단 말이야.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물론 성추행은 해선 안 되는 나쁜 일이지. 그런데 박원순 시장 관련 논란은 그렇게 단순하게만 보면 안 될 것 같아.
정치못난이- 무슨 소리야. 이건 단순한 사건이야.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을 했고 그 사실이 알려질 것 같으니까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거잖아.
백성공주- 민감한 주제긴 하지만 아직 명백하게 밝혀진 건 없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는 의혹도 있고 실제 성추행을 했냐 마냐도 아직 국민이 납득할만하게 밝혀진 건 아니잖아?
정치못난이- 그럼 피해자가 없는 사실을 가지고 지금 논란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야?
백성공주- 사건의 진상을 섣불리 단정하면 안 된다는 거야. 조국 사태 때도 언론들은 좌파가 비리를 저질렀다며 조국 전 장관과 가족들을 이중적이고 나쁜 사람인 것처럼 몰아갔어. 그런데 정작 재판에 들어가니까 이들에게 비리 혐의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잖아?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도 논란은 많았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니까 별일 아니었거나 가짜뉴스였지.
정치못난이- 아니, 그건 그거고 박원순은 또 다른 이야기지.
백성공주- 문제는 진보민주 인사에 대한 이런 패턴의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는 거야. 적폐 세력들은 진보민주인사에 대해서라면 없는 사실이라도 만들어서 공격하잖아. 그러니까 언론 보도를 무턱대고 믿기 보다는 차분히 진상규명을 해나가야 한다는 거야.
정치못난이- 아니, 그러니까 다 적폐들의 공작이니까 박원순의 잘못은 덮자는 소리야?
백성공주- 차분히 진상규명을 하자는 게 덮자는 소리야? 너 그렇게 왜곡하면 안 돼!
정치못난이- 아니, 그 피해자 생각을 해봐. 얼마나 큰 용기를 내고 고백했겠어. 그런데 그 목소리를 무시하려 하잖아.
백성공주- 언제 무시하니? 차분히 진상을 규명하자는 거지. 생각해봐. 장자연 사건 같은 각종 성범죄에는 눈 감던 조선일보나 적폐 세력들이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는 득달같이 보도하고 2차 가해 운운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 적폐 세력들은 ‘미투’까지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해. 게다가 고소인 측 변호사가 정치적 목적이 있지 않나 싶은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정치못난이- 김재련 변호사가 화해치유재단 이사였다는데, 그거 말하는 거야? 변호사가 보수 성향이라고 해서 진실을 말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니잖아?
백성공주- 물론, 김재련 변호사의 지난 이력도 의심을 갖게 하는 데 한몫했지. 그런데 그뿐만이 아냐. 이를테면 고소인 측에서 1차 기자회견에서 내민 증거는 텔레그램에서 비밀대화방이 만들어졌다는 캡처 화면이었잖아?
정치못난이- 그랬지. 대화 내용은 삭제했으니까 볼 수가 없었고. 그게 뭐가 이상해?
백성공주- 비밀텔레그램 대화방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성추행 사실을 입증할 수는 없잖아? 그런데도 김재련 변호사는 굳이 박원순 영결식 당일에 1차 기자회견을 열어놓고 딸랑 그것만 공개했어. 이 기자회견은 고소인 측 입장에서는 어떤 사실도 입증할 수 없는 의미 없는 기자회견이었어. 단지 박원순을 추모하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역할밖에 하지 않았지.
정치못난이- 2차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으니까 뭐 또 다른 증거를 내겠지.
백성공주- 김재련 변호사는 7월 17일에는 기자들에게 ‘원래 피해자가 원했던 건 수사를 통해 그러한 행위들이 죄가 되는지, 죄가 되면 처벌하길 원했다’고 밝혔어.
정치못난이- 그래? 박원순이 죄를 졌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백성공주- 그렇게 주장해야 정상일 텐데 김재련 변호사의 말은 죄가 되는지를 알고 싶었다는 거야.
정치못난이- 좀 이상하긴 하네..
백성공주- 박원순이 자살을 택할 만큼 어마어마한 사건이 있는 것처럼 해놓고 죄가 되는지 알고 싶었다니까 황당하기도 하고 김이 빠지기도 하고 그렇더라. 그러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죽기까지 했는데 고작 그런 거였어? 이렇게 분노하기도 하더라고.
정치못난이- 그런데 봐봐.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의원도 사과까지 했어.
백성공주- 안 그래도 그 얘길 하고 싶었어. 박원순 시장이 잘못했는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왜 사과부터 하는 거니?
정치못난이- 여론이 안 좋아지니까 일단 사과를 한 거지.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생기게 해야 할 거 아냐?
백성공주- 그럴 거면 ‘진상조사 결과를 본 후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면 다시 일어나지 않게 철저히 대응하겠다’ 이 정도로 발표하면 되지 않았을까? 민주당이 사과를 한 건 진보진영엔 티끌만한 죄도 없어야 한다는 ‘결벽증’ 같은 게 있어서야.
정치못난이- 결벽증?
백성공주- 그래, 결벽증. 사실 성 추문으로 하면 미래통합당이 최고 아냐? 김학의는 여성을 성폭행하는 영상까지 버젓이 있어도 처벌도 받지 않았고 황교안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줬지. 곽상도는 박근혜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압력을 넣어 김학의 사건 수사를 방해했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에서는 곽상도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을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권고하기까지 했지. 그런데 이런 곽상도는 사과 한 번 하지 않고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박원순 시장 사건에 대해서는 되게 뭐라고 그러더라? 그런데 민주당은 사과부터 하고 말이야.
정치못난이- 민주당은 진보라며? 진보는 더 깨끗해야 하는 거 아냐? 그만큼 문제도 더 심각한 거고. 그래서 여론도 진보정당에 더 싸늘한 거지.
백성공주- 이제는 진보진영이 도덕적 결벽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야. 노무현 전 대통령도 봐봐. 자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주의 말할 자격 없다”면서 “여러분은 저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어. 그러면 안 돼. 버리긴 왜 버려? 지금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봐봐. 1994년에 동화은행에서 비자금을 받아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받고 의원직을 상실하기까지 했었어.
정치못난이- 적폐 세력이 더러우니까 진보 세력도 더러워도 된다는 거야?
백성공주- 진보 인사도 완전무결하지 않을 수 있어. 그런데 누군가 어떤 논란에 휩싸였고 어떤 잘못을 했다고 모든 짐을 던져버리고 속세를 떠나는 게 진보의 자세일까? 아니면 어떤 사람이 열심히 살다가도 잘못을 하면 다시는 진보진영에 발도 딛지 말라고 돌팔매질하고 내쫓아버려야 하는 걸까?
정치못난이- 나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 진보는 도덕성이 훼손되면 끝이라고 말이야. 그러니까 진보 내에서도 문제제기를 하며 싸우기도 하잖아.
백성공주- 적폐 세력들이 박원순 사건을 통해 가장 노리는 점이 바로 진보진영의 분열 아닐까? 서로 문제가 있는 집단이라고 여기게 만들고 싸우게 만드는 거지. 진보가 갈라져 싸우면 적폐들이 되살아날 공간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거든. 그러니까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적폐 청산을 위해서 단결하는 거라고.
정치못난이- 물론, 적폐들의 공작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런데 정말로 잘못이 있으면 어떻게 해? 그냥 묻고 지나갈 수는 없잖아?
백성공주- 그러나 진짜 진보라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으면서도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혁신해 다시금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살아가야 하는 거야. 아무리 깨끗하게 살아도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미통당처럼 되면 그걸로 끝이지. 진보는 때로는 구정물이 튀고 개똥밭을 구르게 되더라도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 사명이야. 미래통합당만 백성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게 아냐. 진보진영도 끝까지 단결해서 적폐를 청산하라는 백성의 목소리를 들어야 해.
* 90억 사기 사건 의혹이 있는 윤석열이 조국을 수사하고 1조 원 사기 사건 의혹을 받는 곽상도가 윤미향을 비난하는 요지경 세상인데요. 이런 요지경을 바꾸려면 적폐부터 청산해야겠죠? 우리 흔들리지 말고 힘 모아 싸워가자고요. 백성공주와 정치못난이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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