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아침햇살119] 적폐 없는 세상이 두려운 문재인 정권

이형구 | 기사입력 2021/03/23 [23:29]

[아침햇살119] 적폐 없는 세상이 두려운 문재인 정권

이형구 | 입력 : 2021/03/23 [23:29]

 

 

박근혜를 탄핵한 촛불은 적폐청산과 민주개혁을 실현하고자 했다. 촛불의 힘으로 탄생당한 문재인 정권은 이러한 촛불의 요구를 실현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 민주개혁의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 단지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검찰 같은 적폐세력이 저항했기 때문에 적폐청산을 실현하지 못한 게 아니다. 문재인 정권 자신이 적폐청산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1.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에 청산돼야 할 적폐는 많다. 국민의힘 당을 필두로 검찰, 사법적폐, 언론, 재벌 등이 있다. 하지만 적폐 중의 으뜸 적폐는 미국이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사사건건 자신의 승인을 받아 행동하라고 강요하는 침략적인 세력이다. 미국은 1945년 8.15 광복 후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부터 “조선영토를 점령”한다며 자신을 점령군이라 밝혔다. 더글라스 맥아더는 ‘조선인민에게 고함’이라는 포고문 제3조에서 남한 국민은 나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고 윽박질렀다.

 

미국은 한국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적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8.15광복 후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했다. 미국이 친일파를 등용해 대한민국을 통치한 탓이었다. 친일세력은 ‘점령군’ 미군정에 빌붙어 해방 후에도 주요 요직을 차지했다. 예컨대 경찰 간부 중 친일경찰 비율은 82%에 달했다. 군대에서는 1대 육군참모총장부터 21대 육군참모총장까지 모두 일본군 출신이었다. 친일파들은 일제가 패망했음에도 오히려 한 단계씩 승진해서 온갖 부귀영화와 권세를 누렸다. 

 

반면 김구 같은 상해임시정부 요인들은 8.15광복 후 대한민국에 입국하면서 ‘임시정부’ 이름을 쓰지 못한 채 개인 자격으로 입국해야 했다. 미군이 임시정부 명칭을 쓰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친미주의자 이승만을 대대적으로 내세웠고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이승만은 상해임시정부에서도 탄핵당한 가짜 독립운동가였지만, 미군정의 지원 속에 대통령이 되고 남한에 단독정부를 수립해 우리 민족을 분단시켰다.

 

미국은 침략자와 같았다. 미군정은 4.3 제주에서 자주통일독립을 요구하는 우리 국민을 학살했다. 5.16쿠데타로 4.19혁명을 무위로 돌렸고 전두환이 광주학살을 하도록 지원했다. 미국은 한국 사회를 분단과 친일보수적폐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뿌리 깊은 적폐다. 식민지배가 끝난 지 76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미국과 손잡고 친일파를 양성하며 우리나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일파로 꼽히는 박정희는 술만 먹으면 일본 군가를 부르곤 했다고 한다. 1962년 박정희 대통령 취임식 때 일본 특사로 온 오노 반보쿠 당시 자민당 부총재가 “아들의 경사를 보러 가는 것 같아 기쁘다”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이다. 박정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땐 전 만주군관학교 교장을 만나 큰절을 올렸다고 한다.

 

일본은 지금도 친일파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 존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가 위안부를 폄훼하는 논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 그룹의 연구기금으로 만든 자리인 ‘미쓰비시 일본 법학교수’다. 램지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일본은 각종 재단을 이용해 친일파를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재단, 토요타재단 등이 친일파를 육성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컨대 안병직이라는 교수는 토요타재단의 돈을 받은 교수인데, 이 안병직 교수의 제자가 오늘날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의 저자인 이영훈이다. 겉으로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얻고자 하는 건 다름 아닌 남북대결과 분단 고착 그리고 보수적폐 집권이다.

 

보수적폐는 미국과 일본을 등에 업고 날뛰고 있다. 이들은 정계, 군부, 경제계, 언론계, 종교계, 문화계, 사회계 곳곳에서 기득권을 형성해 한국 사회를 좌지우지한다. 촛불국민이 탄핵한 박근혜 일당은 미국, 일본을 등에 업은 보수적폐를 대표하는 세력이었다. 촛불국민이 박근혜를 탄핵한 건 한국 사회의 모든 적폐를 청산하고 자주적이고 민주적이며 통일을 지향하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요구를 받들지 않고 있다. 받들 의지도 없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승인정책을 추종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참조: [아침햇살118] 승인 추종하며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문재인 정권 http://jajusibo.com/54803

 

미국은 승인정책으로 문재인 정부를 통제한다. 문재인 정부가 어떤 정책을 입안해 미국에 보고하면 미국이 허락할지 말지 결정하는 식이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내정간섭에 저항해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미국의 승인정책을 추종한다.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2019년 일본이 경제침략을 했을 때 문재인 정부는 한일 지소미아 파기를 선언함으로써 일본에 정정당당히 맞서 싸우려는 듯했다. 아시아투데이가 2019년 8월 1주에 한 여론조사를 보면 한일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61.5%에 달했다. 지소미아 파기를 반대하는 여론은 26.7%에 불과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를 파기하지 않고 미국의 압박에 눌려 결국 한일 지소미아를 연장했다. 국민은 지소미아 파기를 원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따랐다. 미국 앞에선 민주주의가 작용하지 않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촛불민심을 완전히 배신했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3.1절 102주년 기념식에서도 “우리는 그 역사를 잊지 못합니다.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인 우리가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인 일본에 과거를 묻어버리고 관계를 개선하자고 제안한 셈이다. 그것도 3.1 독립운동 기념일에. 지금도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을 거부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마땅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촛불민심은 문재인 정부에 민족자존을 세우는 대일강경외교를 요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대일 저자세 외교로 촛불민심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는 자신의 저자세 외교를 감춰보기 위해 친미친일파를 마치 ‘자주파’인 것처럼 포장하는 천인공노할 국민 우롱까지 자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반일 강경대응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을 내돌렸다. 당시 대표 적폐언론인 조선일보는 김현종 2차장이 핸드폰 통화대기음(컬러링)을 애국가로 설정해놓았다고 보도하며 김현종을 띄워주었다. 그때 조선일보는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공세(‘바람’과 ‘서리’)에 맞서 나라를 지키는 ‘철갑’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김현종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검은 머리 미국인’으로 유명한 자이다. 한미FTA는 김현종이 미국을 위해 한국을 팔아먹은 대표적인 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FTA에 소극적이었는데 김현종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설득해 한미FTA를 추진했다고 한다. 김현종이 한미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건 미국을 위해서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미대사는 김현종이 미국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한국이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미리 미국에 알려줘 한미FTA 협상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런 검은 머리 미국인 김현종을 대일강경대응을 주도한 자주파인 것처럼 선전해 국민을 속이려 한 듯하다. 친일파를 애국자로 둔갑시키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교활한 행보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교활한 행동까지 하는 걸 보면 촛불민심을 받들어 반일자주외교를 해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국내 적폐를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

 

문재인 정부는 보수적폐를 청산하지도 않고 있다. 

 

검찰개혁

 

몇 년째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검찰개혁을 살펴보자. 검찰개혁 과제로 크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공수처를 추진하면서 검찰개혁에서 성과를 이룬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하나도 이뤄진 게 없다.

 

국민은 공수처가 적폐를 잡는 촛불의 칼이 되어주길 바랐다. 문재인 정부가 공수처를 제대로 운영할 생각이었다면 무엇보다 공수처장에 개혁의지를 갖고 적폐와 맞서 싸울 사람을 임명했어야 한다. 적폐들도 개혁의지를 가진 사람이 공수처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적폐들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출신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하지 말라고 문재인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자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었다. 

 

지금 공수처장인 김진욱은 김앤장 변호사 출신이다. 김앤장은 유명한 적폐 사법집단이라 촛불국민은 김진욱 공수처장 임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부패 재벌과 결탁해 권력형 부정부패 범죄를 야기한 김앤장이 공수처의 핵심 수사대상”이라며 김앤장 출신 김진욱을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한 건 “국민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우려 속에 임명된 김진욱 공수처장은 여운국 변호사를 공수처 차장으로 지명했다. 이 또한 논란이 일었다. 여운국은 박근혜 정권의 민정수석인 우병우를 변호한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또, 여운국은 기무사가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사건을 맡아 기무사를 변론하기도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SNS에 “공수처를 참 어렵게 어렵게 출범시켰고,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구체적 실체를 보일 것을 기대하게 되었다. 그런데 공수처 차장에 ‘우병우 변호사’를 단수 추천한다니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뭐 하자는 건지 개탄스럽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여운국 변호사 공수처 차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러니 촛불국민은 공수처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 이런 기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번엔 검경수사권 조정을 보자.

 

2020년 1월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국민은 이제 검찰은 수사를 하지 않는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검찰은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범죄 등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수사권을 갖는다. 권력층을 대상으로 하는 알짜배기 수사권한은 여전히 검찰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경찰 중엔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을 오히려 개악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검찰이 권력에 도움이 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에게 주고 자신은 알짜배기 사건에만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경찰은 심지어 “정부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재고해주길 부탁한다”라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문재인 정부는 허울뿐인 검경수사권 조정을 해놓고도 검찰개혁을 했다고 홍보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공수처 설치 과정을 보면 큰 기대를 하진 않게 된다. 공수처든 중수청이든 중요한 건 그걸 끌고 가는 사람이다. 적폐와 타협하지 않고 인권과 헌법 가치를 수호해 온 법률가들이 공수처장, 중수청장을 맡아 적폐를 청산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개혁기관 수장 자리에 적폐청산의 의지가 없는 기득권 인사를 임명하고 있다. 조금만 진보적인 사람을 임명하려 해도 보수적폐가 편파적이라며 비난하면 문재인 정부는 뒷걸음질치는 것이다. 객관성, 중립성 운운하다 도로 적폐가 권력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것은 해방 직후 친일청산을 하라고 반민특위를 만들었는데 반민특위 위원장에 친일파를 앉히는 꼴이다. 

 

언론개혁

 

모든 촛불세력이 하나 같이 요구하는 게 바로 조중동 적폐언론 퇴출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폐언론은 건재하다. 적폐언론을 청산할 방법이 없어서 이들이 건재한 걸까? 그렇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언론을 합법적으로 하나하나씩 퇴출할 기회가 있었다. 

 

작년 4월 TV조선은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점수가 미달해 사업 재승인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채널A는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기긴 했지만 검언유착 의혹으로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이 문제가 돼 재승인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기준대로라면 TV조선과 채널A는 종편 허가를 받지 못해 사라져야 했다. 그러나 TV조선과 채널A는 요건이 안 되는 데도 재승인을 받았다. 이 정도면 문재인 정부가 탈법, 불법을 저질러 종편을 지켜준 것과 다름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종편 특혜를 없앨 수도 있지만 지금도 없애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종편을 만들면서 엄청난 특혜를 몰아주었다. 종편은 지상파와 달리 방송 중 중간광고를 넣을 수 있다. 그 탓에 오늘날 지상파는 드라마 한 편을 두 편으로 쪼개 나눠 방영하는 편법을 쓰게 되었다. 종편에 주어진 불공평한 특혜 때문에 생긴 기현상이다. 종편은 채널 번호도 15번에서 20번 등 상위권 번호를 받았다. 또한 종편은 공영방송보다 광고유치에도 유리하다. 공영방송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를 통해 광고를 유치하지만, 종편은 직접 광고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종편 특혜는 180석을 가진 민주당이 없애면 된다. 문재인 정부는 종편 재승인을 합법적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가짜뉴스 처벌법을 만든다는 둥 새로운 법을 만들겠다며 분주하다.

 

왜 문재인 정부는 적폐언론을 퇴출하지 않는 것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일보, 동아일보가 없는 세상이 두려운 것이다. 마치 삼성이 문제라는 걸 알지만, 이재용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망할 거라며 두려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없앤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도 의심스럽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없는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나 하는 두려움에 젖어 있다. 그래서 기껏 대안을 낸다면서 진보 종편을 만들어 보자는 한심한 넋두리만 하고 있다.

 

부동산

 

부동산 문제가 시끄럽다. 부동산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큰 문제였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발전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 대한민국은 건전한 노동과 실력이 아니라 오로지 투기로만 돈을 벌 수 있는 투기공화국이 되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2019년 부동산 불로소득 규모는 352조 9천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8.4%에 달한다고 한다. 2014년 삼성, 현대차, SK, LG 4대 그룹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GDP의 10%에 그쳤다고 하니 부동산 불로소득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짐작할 수 있다. 

 

재벌을 비롯해 적폐란 적폐는 모두 부동산으로 재산을 증식한다. 삼성, 현대, 롯데, SK, LG 5대 재벌그룹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은 2018년 73조 2천억 원이나 된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형준과 그의 가족은 엘시티로 40억 원이나 시세 차익을 본 상태라고 한다.

 

부동산 문제는 부익부 빈익빈을 고착화하는 망국병이다. 노동자 임금은 부동산 불로소득보다 적다. 집이 있는 사람과 집이 없는 노동자의 경제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진다. 집 있는 사람들도 서울과 지방, 강남과 비강남으로 계급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계층이동은 불가능해진다. 

 

부동산은 그 어떤 가치도 창출하지 않는다. 완전히 비생산적인 부동산이 돈을 버는 주된 수단이 되면 한국 경제는 완전히 병들어 나라를 망국으로 이끌게 된다. 따라서 부동산은 대표적인 적폐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을 안정화하는 것은 부동산투기 공화국을 청산하겠다는 것과 같다. 부동산 안정화에 뛰어들려거든 부동산 적폐와 전면전을 불사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주먹구구로 부동산 정책을 폈다. 문재인 정부가 아파트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대책만 봐도 얼마나 한심한지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이른바 8.2대책을 통해 임기 초 부동산 대책으로 임대주택등록제를 내놓았다. 다주택자는 실거주할 집이 아니라면 팔거나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각종 세제 혜택을 주었다. 이렇게 하면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을까?

 

임대주택등록제는 다주택자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었다. MBC PD수첩은 서울 목동에 12억 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과 서울 가양동에 아파트 100채를 보유하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사람의 세금을 비교했다. ▲재산세는 1주택자 연 370만 원, 임대사업자는 면제, ▲양도소득세는 1주택자 2,900만 원, 임대사업자는 면제, ▲종합부동산세는 1주택자 연 75만 원, 임대사업자는 비과세였다.

 

투기꾼들이 이 정책을 보고 과연 집을 팔까?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이 정책이 오히려 투기를 부추기게 되리란 걸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다주택자들은 집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기 시작했고 부동산은 끝없이 폭등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정책을 대체 왜 편 것일까? 아마도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정책을 따라 한 듯하다. 미국은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이 주도하는 임대주택 건설에 나섰다. 그러면서 저소득층용 임대주택 세액공제 프로그램(LIHTC, Low-Income Housing Tax Credit)을 도입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이 하는 정책이니 좋은 정책이라고 믿고 따르는 듯하다. 그런데 미국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2008년, 미국 자신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경제위기를 불러온 나라다. 그런 나라를 따라서 임대사업자 활성화 정책을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내놓는 얼빠진 사람이 어디 있는가. 

 

문재인 정부는 임대주택등록제에 대한 비판이 워낙 거세자 결국 이 정책을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부동산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공공주택 공급을 기본 방향으로 잡는 게 맞다. 국가나 공공기관이 주택을 소유하되 개인이 싼값에 사용할 수 있는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면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다. 

 

이명박·박근혜도 보금자리주택이라는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폈다. 그런데 이명박·박근혜는 공공주택을 민간에 분양해주었다. 분양받은 사람은 보금자리주택을 팔 수 있었다. 이건 일반 주택과 별다른 점이 없다. 보금자리주택은 집값 안정은커녕 오히려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부동산을 잡기 위해선 공공주택을 분양해주는 게 아니라 임대해야 한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땅과 주택을 갖고 입주자는 싼값에 원하는 기간만큼 사용해야 투기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면 부동산 가격은 잡힐 수밖에 없다. 간단하고 당연한 정책이지만 부동산을 안정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이런 간단한 정책도 펴지 않다가 임기 말에 와서야 정책전환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LH사태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정치권에선 벌써 10년 전부터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이 화두에 올랐다. 이해충돌방지법은 2019년과 2020년에 국회에 재차 발의되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부동산백지신탁제를 제안하기도 한다. 백지신탁이란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제3자가 자산을 관리하는 걸 말한다. 고위공직자에 임명되면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혹은 백지신탁하는 제도를 두자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제도도 이미 존재한다. 주식에 대해서는 2005년부터 백지신탁제가 운영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렇게 다양한 정책이 나왔음에도 여태껏 추진하지 않고 묵혀두었다. 문재인 정부가 미리 해결할 수 있는 일도 해결하지 않고 썩어 문드러지도록 방치한 셈이다. 이래서야 LH사태를 무조건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릴 자격이 있을까? 

 

3. 문재인 정부는 왜 적폐를 청산하지 않는가

 

살펴본 것처럼 문재인 정부는 한국 사회 근본 적폐인 미국과 일본 그리고 그들을 등에 업은 보수적폐를 청산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 촛불항쟁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왜 적폐를 청산할 의지가 없을까? 그 이유는 문재인 정부와 그 세력이 자신들도 보수적폐세력처럼 기득권이 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첫째로, 문재인 정부는 친미친일보수적폐에 순응하고 적폐와 어울리길 바란다. 예컨대,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삼성과 가깝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참여정부라는 명칭도 삼성에서 나왔다고 하며 홍석현 등 삼성 관계자가 정권에 포진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홍석현에게 내각에 참여해달라고 제안하는 등 친 삼성 행보를 보였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농단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을 2019년 한 해에만 10차례나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농단 피의자와 만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도, 이재용을 빈번하게 만났다.

 

국회의원들도 자기 지역구에서 구청장이나 검찰 같은 유지들과 어울리며 서로 청탁하는 공생관계를 쌓아 권력을 누리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국회의원 정도 되면 가만히 있어도 여러 적폐들이 찾아와 아부하고 금품 공세를 편다. 이런 권력을 향유하고자 하는 게 문재인 정부와 그 세력들의 오늘날 모습이다.

 

둘째로, 문재인 정부와 그 세력들은 촛불의 요구보다 자신의 입지 마련이 더 우선이다. 정부는 5년이면 임기를 마친다. 임기를 마치면 실업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권 관계자들 머릿속엔 임기가 끝난 후 어느 공공기관이나 사기업 임원으로 취직하는 등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들어차 있다. 그렇게 자기 입지를 챙기는 데 골몰한다.

 

셋째로, 그들은 게으르다. 일을 하지 않는다. 청와대나 민주당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아도 별로 티도 나지 않는다. 정부 관료 조직이 알아서 정부를 운영해주기 때문이다. 웬만한 일들은 알아서 진행된다. 관료들에게 주문하면 정책이나 사건이 터졌을 때 해야 할 대책도 알아서 만들어준다. 문제가 불거지고 공격을 받으면 그때그때 땜질처방 하는 정도로만 일하며 원성만 가라앉히면 그만이라고 여긴다.

 

부동산 대책도 문재인 정부가 조금만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하면 문제가 있는 정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게으르다 보니 관료에 휘둘려 실책을 범하게 되었다. 

 

이게 문재인 정부와 그 세력의 한계이다. 이러한 태도와 자세로는 적폐청산을 할 수도 없고 적폐청산을 할 의지도 가질 수 없다. 이들에게 적폐가 사라진 대한민국은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 세력은 그런 미지의 세계가 오길 원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와 그 세력이 기득권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숭배하는 미국의 눈에 들어 적폐세력과 공존하며 권력을 누리길 바라는 것뿐이다.

 

우리 촛불세력은 이런 현실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 촛불혁명의 주인은 우리 촛불국민이다. 문재인 정부가 대신 촛불혁명을 완수해주지 않는다. 우리 촛불세력이 직접 나서 미국의 승인정책을 짓부숴야 한다. 또 일본의 강도 같은 요구를 짓뭉개 민족자주의식을 드높이 떨쳐야 한다. 그리고 평화 번영 통일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 이런 과제를 완수할 의지를 가진 사람은 바로 우리 촛불세력이며 촛불혁명을 완수할 힘도 바로 우리에게 있다.

 

또한, 촛불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촛불국민의 심부름꾼이 되고자 하는 참된 진보세력은 문재인 정부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참된 진보세력은 국민에 절대봉사하는 자세, 일하고 또 일해 국민의 염원을 하루빨리 실현하겠다는 자세로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한다. 

 

촛불국민의 요구보다 자파의 요구를 앞세우는 분파주의를 척결해야 하고 진보세력 내부에 있는 부정부패 현상을 송두리째 혁파해야 한다. 허구한 날 술을 먹고 늘어진 채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허송세월하는 나태한 현상도 철저히 극복해야 한다. 

 

진보세력이 촛불국민을 하늘처럼 여기고 촛불국민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싸우겠다는 자세로 무장하는 것. 바로 이것이 친미친일보수적폐를 청산하고 문재인 민주당을 극복해 촛불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고 전진시키는 시작이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아침햇살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