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미군기지 온전히 반환하라”
‘온전한생태평화공원조성을위한용산시민회의’(이하 용산기지시민회의)가 28일 용산 녹사평역 이태원광장에서 ‘용산공원 온전한 조성을 위한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는 용산미군기지 4번 출입구부터 행진해 온 미르마루의 풍물소리와 대학생들의 흥겨운 율동으로 시작의 문을 열었다. 문화제에는 50여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문화제에 참가한 용문동 주민은 용산공원이 온전히 조성되기 위해서 절실한 문제는 “용산기지 내의 환경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지하수 오염 등 환경오염이 매우 심각한데 정부와 미군은 환경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고 있다. 오염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미군이 환경오염 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효창동 주민도 “우리나라에 있는 땅인데도 주권이 없다는 것에 놀랐다. 미군기지 이전을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땅인 것처럼 마음대로 하려고 하고 있다. 오염시킨 것도 나몰라 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애써주시길 바란다”라고 힘을 보탰다.
이어 최명희님이 권말선 시인의 ‘학살자를 보았다’ 시를 낭송했다. 용산주민들은 지난 11월 13~14일 충북 영동군 노근리와 대전 산내면 골령골 민간인 학살지를 답사했는데,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이 학살지 답사를 다녀왔던 터라 시낭송에 대한 감동은 한층 컸다.
이재영 씨의 단소공연과 ‘금강산 타령’, 김강수 씨의 ‘홀로아리랑’, 반전팝송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아름다운 강산’ 노래 공연으로 이날 행사의 열기는 뜨거웠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래단의 ‘망치와 칼날’, ‘너와 내가’ 노래 공연은 참가자들이 피켓을 높이 들고 흔들거나 일어나서 함께 몸짓을 하며 열렬히 환호하는 등 문화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노식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이 행사를 지켜보고서 “자신을 반성하고 더 열심히 온전한 용산공원을 위해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문화제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풍물패를 앞세워 용산미군기지 3번 출입구까지 행진했다.
진보당, 정의당, 녹생당 대표들이 결의 발언을 하고,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친 후 이날 모든 행사는 마무리됐다.
한편 용산기지시민회의는 용산미군기지의 온전한 반환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매주 일요일 거리 서명 캠페인을 벌여왔다. 온라인 서명을 포함해 3천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학살자를 보았다> - 산내 골령골, 노근리 쌍굴다리를 다녀와서 권말선 시인
우리는 보았다
1950년 여름의 골령골 전쟁보다 한 발 먼저 달려와 미친 듯 날뛰던 학살의 만행을 끝도 없이 트럭에 실려 온 사람들이 한 순간 주검이 되어 구덩이에 묻히는 걸 그 날, 선량한 사람들에게는 총을 든 군인도 경찰도 학살의 지휘관 미군도 모두 적이었다
우리는 또 보았다
전쟁을 모르던 산골사람들 전쟁을 핑계로 허허벌판으로 내몰고는 비행기에서 포탄 마구 쏟아 붓는 걸 노근리 쌍굴다리 아래 살자고 들어간 사람들에게 다 죽이겠노라 작정하고 쉴 새 없이 총알 퍼붓는 걸 울음을 뺏긴 아이들, 피를 토한 어른들 미군이 저지른 72시간의 학살을
우리는 아직도 보고 있다 우리 가까이 있는 학살자를 그 때 미국이 퍼붓던 총포는 이제 전쟁연습으로 세균무기실험으로 동맹강요로 이어졌고 평화와 통일을 모조리 학살하려 지금도 미친 듯 날뛰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보고만 있으랴 더 이상 그럴 수는 없으리 이제는 모두 갚아줘야 할 때다 간섭도 학살도 점령도 끝장내야 할 때다 골령골에서 노근리에서 가슴에 모셔 온 혼불 앞세우고 학살자의 명줄 끊어 놓아야 할 때, 그리하여 진정한 해방을 가져야 할 더 늦춰서는 안 될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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