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민주평화통일 민족위원회가 매주 발행하는 소식지에 실리는 정론을 소개합니다.
미국, 대선 앞두고 주한 대사 지명
2021년 1월 해리 해리스가 임기를 마친 뒤 한동안 공석이던 주한 미 대사 자리에 필립 골드버그가 지명되어 미 상원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필립 골드버그는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2009년에서 2010년 미 국무부의 UN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 있으면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총괄하고 관련 국제 협력을 조율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미국이 대북 강경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는 또 직업 외교관 중 최고위직인 경력대사이며, 쿠바, 필리핀, 볼리비아, 코소보 등에서 까다로운 정부들을 상대로 신중하고 치밀한 외교를 펼쳐온 노련한 외교관이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대한반도 정책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읽힌다.
동아시아 전문 언론인인 도널드 커크는 지난 2월 5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기고한 ‘주한 미 대사에게 닥칠 힘겨운 도전’이란 글에서, “주한 미 대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는 북한에 맞서 강력한 한미 군사동맹을 유지하는 일이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재개가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신임 주한 미 대사 지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략과 구체적 실현 기도
미국의 한반도 전략의 기본은 한반도를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보는 데 있다. 대북 적대 정책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미국이 세계 패권 전략을 내려놓고 대륙 진출을 포기하지 않는 한, 대북 적대 정책은 지속할 것이다.
북한은 작년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선 대 선, 강 대 강이라는 대미 관계 원칙을 밝혔다. 미국이 대북 적대 강경 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어서, 최근 북미는 선 대 선이 아니라 강 대 강의 관계에 놓여 있다. 미국은 자신의 한반도 전략을 어떻게 관철할 수 있을지를 두고 매우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을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G2로 급부상한 중국과 전략경쟁을 펼치고 있기까지 하다. 모르긴 몰라도 중국이 전에 없이 강경한 자세로 나와 상당히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배경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장악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보인 미국 인사들의 움직임은 이를 드러낸다. 작년 11월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방한 당시 대선 후보들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대북 정책에 대해 질문을 던진 사실, 역시 작년 11월 존 오소프 의원을 포함한 미 상원 대표단이 방한해 이재명, 윤석열 후보를 면담하며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 11월 말 뉴욕 타임즈 사장단이 극비 방한해 이재명 후보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북핵 문제, 한미 동맹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질문한 사실 등에서 이런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힘을 가진 쪽에서 던지는 질문을 무감각하게 순수 질문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번 대선에서 뼛속까지 친미·친일인 국힘당이 집권하는 것이 미국이 가장 선호하는 답안일 것이다. 한미 양국이 겉으로는 모두 문재인 정부 시기 한미 동맹이 강화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미국 안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기고에도 ‘미국이 주한 미 대사를 늑장 지명하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조용히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대선 직전에 주한 미 대사를 지명한 것은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찌 됐건 미국의 대북 적대 강경 정책에 가장 잘 부응해 나설 것은 국힘당이다. 그것을 증명이나 하려는 듯 윤석열 국힘당 대선 후보(이하 윤석열)는 선제타격, 주적은 북한, 사드 추가 배치 등 우리 국민의 요구와는 정반대이면서 미국의 입맛에 딱 맞는 대북 적대시 강경 발언을 잘도 내뱉는다.
그런데 윤석열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어떻게든 윤석열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을 것이다. 지난 3일 결정적으로 파탄 난 것으로 보이던 윤석열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이하 안철수)의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됐는데, 여기에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라는 진보진영 일각의 분석이 있다. 필자도 그렇지 않고서야 윤석열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것으로 보이던 안철수가 단일화에 나선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민주당 쪽에도 손을 뻗쳐 미국의 입맛에 움직이도록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위성락과 같은 검은 머리 미국인들이 민주당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에 들어가 미국의 입맛에 맞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김현종은 ‘한국이 비대칭 재래식 무기로 더 강하게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위성락은 ‘문재인 정부가 평화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재명 정부는 평화와 비핵화 모두 중시할 것’, ‘북한 인권 문제를 조금 더 새로운 입장과 관점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등 온통 남북 관계를 파탄지경으로 몰아갈 말들만 입에 담는다.
미국은 대북 적대 강경 정책 실행에 한국만으로는 모자라 일본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동북아에서 북한, 중국과 동시에 대결을 펼쳐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한·미·일 3각 동맹의 완성이 절실하다. 그래서 미국은 미·일 동맹, 한·미 동맹을 기본으로 대북 적대 행동을 펼치면서, 한국에는 한일 관계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3월 3일 VOA 기사 “[한국 20대 대선 특집] 4. 한국 차기 정부에 전하는 미 의원들 기대…“중국·북한에 맞서고 일본과 관계 개선””의 제목만 보아도 미국의 이런 바람을 엿볼 수 있다.
윤석열 찍으면 전쟁 난다
지금 안 그래도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긴장이 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전쟁광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기라도 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가능성은 더 짙어지게 된다. 미 일리노이대 최승환 교수가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 기고에서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네 가지 원인 중 하나로 윤석열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이런 분석이 타당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강행할 경우 전쟁이 날 거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걸 무시한 채 미국 말만 듣고 나토 가입을 강행 추진하다 러시아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는데 미국은 나 몰라라 하는 것, 이것이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이다. 대통령이 무모하게 외세를 추종한 결과 전쟁이 일어났고 피해는 오롯이 무고한 국민이 입고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실리를 추구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외세를 추종하며 과격한 행보를 이어가다가는 전쟁의 참화를 겪을 수도 있다는 것, 그런 상황에서 누구의 도움도 바랄 수 없다는 것 등 냉혹한 국제 질서의 현실을 간접 체험하게 됐다.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너무도 안타깝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그것을 철저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 한반도는 우크라이나보다 더 위험하다. 지금 한반도는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정전 상태이다. 불꽃이 한번 잘못 튀면 전면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란 말이다. 그런데 선제타격, 주적 같은 위험한 말을 입에 담는 조포한 기질의 소유자인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전쟁은 그야말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게 된다.
윤석열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이 들어올 수 있다고까지 이야기했다. 전쟁이 났는데 일본군까지 들어오는 꼴은 진짜 절대로 볼 수 없다.
윤석열을 떨어뜨리고 평화의 문을 열자
전쟁이 나고 일본군이 들어오는 상황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윤석열은 친일파·전쟁광 후보다. ‘윤석열 찍으면 전쟁 난다’, ‘윤석열 찍으면 일본군 들어 온다’, ‘이번 대선도 한일전이다’, ‘윤석열은 반드시 떨어뜨리자’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다.
지금 윤석열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대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여 동요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전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안철수 지지자가 그대로 윤석열로 옮아가지 않는다. 지금 국민의당 홈페이지가 난리 난 것만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반윤석열 표가 결집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 치의 흔들림도 있어서는 안 된다. 친일파·전쟁광 후보 윤석열을 떨어뜨리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하자. 전쟁을 막는 평화의 한 표를 조직하고 또 조직하자. 그리고 누구도 빠짐없이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자.
이렇게 할 때 한국 대선에 제 입김을 불어 넣으려는 미국의 기도를 짓부수고, 우리의 자주적 힘으로 통일·번영의 앞날을 열어갈 수 있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어가자.
마지막으로, 미국에 경고한다. 미국은 이제라도 한국 대선에서 손을 떼라. 그것이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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